국내 체류 외국인, 어떤 은행 애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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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외국인, 어떤 은행 애용할까?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10.20 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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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외국인 215만명 달해...시중은행, 외국인 고객 잡기 치열
인터넷은행, 외국인 고객 유치 지지부진...인증 절차 간소화 필요
하나은행 앱 '하나원큐' 이미지.
하나은행 앱 '하나원큐' 이미지.

최근 코로나19 이슈가 해소되면서 다시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의 수는 약 215만명으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됐다. 외국인들 역시 금융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급여를 관리하기 위해 시중 은행을 이용해야 하고 월세·전세를 얻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는 외국인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 체류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앞서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전히 언어적 장벽이 존재하고 은행들이 점포 수를 줄이고 있어 다수의 외국인들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하나은행이 많은 국내 체류 외국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어 서비스 제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많은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 대다수는 영어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하나은행의 영어 서비스가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영어 서비스를 넘어서 16개 언어로 비대면 계좌 개설을 허용해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 외에도 동남아 출신 근로자들의 비중이 우리나라에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16개 언어 서비스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을 포용할 수 있어 외국인 고객 유치에 큰 힘을 싣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원어민 교사 A씨는 "외국인으로서 계좌를 열 수 있는 은행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면서 "하나은행은 영어 서비스가 편리해 주거래 은행으로 4년째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펼쳐 고객을 유치하는 시중은행도 있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대출상품 '더드림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고 있고 국민은행은 'KB 웰컴플러스' 전세자금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이전에는 외국인들이 전셋집을 구하는 데 보증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판매하면서 외국인들의 주거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은 5개 지점에서 일요일에도 외국인 방문예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평일에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워하는 외국인 고객들의 고민을 덜어준 것이다. 해당 지점들은 특히 외국인 거주자 비중이 높은 안산·의정부·광희동·김해·발안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 역시 좋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는 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인인증을 하기 위해 공동인증서나 신분증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넘지 못해 인터넷은행에서 계좌를 여는 일을 포기한 외국인들이 많다. 

또 다른 외국인 B씨는 "카카오페이는 이용할 수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외국인이 이용하기 어려워 불편함을 느낀다"면서 "다른 외국인 동료 중에서도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은행 앱이 지나치게 분산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 은행마다 보통 두 개 이상의 앱을 서비스하고 있어 어떤 앱을 사용해야 할 지를 놓고 혼란스러워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앱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는다.

영어에만 치중돼 있는 글로벌 서비스 역시 은행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 가운데서는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다국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 근로자의 비중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은행 앱의 글로벌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금, 송금 서비스 외에도 대출 등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해 외국인 고객들을 유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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