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새로운 도약 기회 맞아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 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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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새로운 도약 기회 맞아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 다져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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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트윈 등 디지털 전환으로 친환경과 경영성과 ‘일석이조’
- 200여 협력업체 살뜰히 보살피며 경남 지역 경제 기여도 ‘탄탄’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사진=KAI]
디지털 3D 설계로 완성된 KF-21 시제기가 이륙하는 모습 [사진=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강구영)은 증시에 상장은 되어있지만, 최대주주가 한국수출입은행(지분 26.41%)이고, 2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약 10%)인, 사실상 정부 소유 기업이다. 

정부 지분이 높다보니 방위산업 수주산업의 특성상 유리한 점도 많다. 국가적 외교력을 발판삼아 최근 폴란드와 말레이지아 등에서 대규모 수주를 받음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ESG경영이 확산하는 추세다. 특히, ESG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유럽지역 수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어 KAI의 ESG경영 강화는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는 최근 친환경이나 사회적 공헌 측면에서는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회사 상황이 어려울때 한창 얘기됐던 즉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요즘은 정부의 역할론이 두각을 나타내며 수면 아래로 들어가 있는 형국이다.  

[사진=KAI]
KAI의 조종 시뮬레이터 [사진=KAI]

디지털 트윈 등 디지털 전환으로 친환경과 경영성과 ‘일석이조’

KAI는 방산제조업 분야에서도 가장 첨단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항공우주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다. 항공우주분야는 이미 디지털 전환(DX)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KAI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업무성과를 높이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3D 입체 설계와 디지털 트윈을 통한 시험성능 평가 등을 통해 환경도 보호하고 경영성과를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KAI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2)’과 동시 개최되는 제2회 메타버스코리아에도 함께 참가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VR조종훈련장비와 교육컨텐츠 등 미래형 훈련체계를 선보였다.

이 전시회에서 공개된 수리온(KUH-1)과 KT-1 기본훈련기 VR조종훈련장비는 자체 개발한 6축 모션플랫폼과 조종반력장치를 적용해 항공기가 지닌 상하·전후·좌우의 물리적 움직임을 실감나게 구현했다.

또한, 소형무장헬기(LAH)의 비행 준비과정과 유압장비 장착, 항공기의 기름을 빼는 배유작업 등 정비 상황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체험형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VR교육컨텐츠도 전시됐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훈련체계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훈련이 가능해 저비용으로 높은 교육훈련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KAI 관계자는 "향후 5년간 300억원 규모로 성장이 기대되는 국내 시뮬레이터 영상시스템 시장에서 절반의 시장점유율 확보하고, 1조원 규모의 해외 시장에도 수출 패키지 사업을 통해 진출해나갈 방침"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차세대 전투기인 KF-21(보라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3D 입체설계를 적용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전에는 방위사업 규정에 따라 방위사업청에 3D설계도를 2D설계도로 변환해 승인을 받아야만 했다. 

이같은 불합리한 규정을 과감히 바꿔 3D설계도로 승인절차를 진행함으로써 막대한 비용을 절감함은 물론, 디지털 설계기술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KAI 관계자는 "항공우주분야의 첨단기술 주도권을 확보를 위해 R&D 조직을 보강하고, 향후 5년간에 걸쳐 1조5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우수인력을 양성과 첨단 방산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30여개 경남지역 협력업체들과 상생협력 협약식을 맺고 기념촬영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KAI]

200여 협력업체 살뜰히 보살피며 경남 지역 경제에 탄탄한 기여

KAI는 작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제11호 ‘자상한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 항공우주산업 발전과 대·중소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한 동반성장문화 확산을 위해 금융·기술 지원 등 다양한 상생협력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지난 20일에는 사천 본사에서 경남도, 30개 협력사와 함께 경남 항공우주분야 중소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KAI를 포함한 경남도, 협력사는 자금지원을 통한 협력사 금융부담 해소 및 성장활력 촉진, 고용안정을 통한 협력사 신규인력 유입 활성화 및 인력난 해소, 경쟁력 강화를 통한 근무환경 개선 및 생산 효율성 강화에 함께 노력할 예정이라고 KAI 관계자는 전했다. 

이밖에도 KAI는 지역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지역인재 우대채용도 하고 있다.

강구영 사장은 이날 “국내외 경영환경이 매우 어렵지만 최근 완제기 수출 성공과 기체사업의 회복 단계 진입 등 재도약을 위한 모멘텀이 마련되고 있다”며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항공우주의 본고장 경남도는 항공우주청의 사천 설치를 통해 전문인력이 정주할 수 있는 종합적인 행정복합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 돕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올해 8월에는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중소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20년에 이어 연간 약 100억원 규모의 단가인상을 비롯해 경영회복을 위해 약 200억원 규모를 지원하는 등 국내 항공산업 선도기업 위상에 맞는 상생협력을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다.

전문성 강화를 통한 한계 극복이 관건...지속가능한 성장 위한 장기적 플랜 필요

KAI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은 점은 분명하다. 폴란드에서 48대의 FA-50경전투기를 수주했고, 이집트 피라미드 상공에서는 에어쇼를 펼치며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나섰다. 말레이시아로 부터의 수주도 사실상 확정됐다. 

그런데, 항공우주산업의 경쟁자들은 그야말로 엄청난 강적들이다. 세계 최고의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보잉, 노스롭그루먼, 에어버스, 라팔 등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로 자본력이나 기술력, 경험에서 앞서있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무엇보다 기술력에서 앞서야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기술력에서 앞서려면 경영진을 비롯해 전 직원이 최고수준의 전문성을 가져야 그나마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역대 KAI사장의 주요 경력과 대학 전공 [자료=녹색경제]

역대 KAI사장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항공우주와는 거리가 먼 경력과 전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나마 5대 하성용 사장은 KAI 내부 출신이며, 현 강구영 사장은 공군사관학교(30기)를 졸업하고 전투기 조종사 경험을 지녀 업무 연관성이 인정된다. 

나머지 6명의 전공이나 경력은 직무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이부분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KAI는 국내 항공우주기술이 집약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또 절반이 훨씬 넘는 임원이 항공공학을 비롯한 공학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한명의 대표이사도 공학 전공자가 없고, 내부자 출신이 1명 뿐이라는 점은 이른 바 '주인없는 기업'의 한계라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KAI 지분보유 현황 [자료=전자공시]

항공우주산업은 전세계 주요국들이 국운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미래산업이다. K-방산이 살아남느냐 지속적으로 성장하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국내 방산업계와 함께 KAI 스스로 깊이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사진=KAI]
KF-21 [사진=KAI]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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