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결산부터 금융당국의 RBC비율 완충방안 시행으로 개선
- 한화손보·캐롯손보, 150% 권고수준 밑돌아...MG손보는 금융당국 관리상태
보험사들의 올 상반기 지급여력(RBC)비율이 전분기 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보험사 건전성 규제 산출 규정을 일부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손보사 전체적으로 10%p 이상 RBC비율이 상승했지만 한화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은 나란히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밑돌아 자본건전성 회복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특히 캐롯손보는 지난 3월말 기준 252.3%의 RBC비율이 6월말에는 149.1%로 떨어져 보험사 중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27일 금융감독원의 '6월말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RBC비율은 218.8%로 전분기말 209.4% 대비 9.4%p 상승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보험회사는 자산운용의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상당부분의 자산을 장기채권에 투자하고 있어 금리상승 시 보유채권 평가액이 줄어 RBC비율이 하락하는 구조"라면서도 "다만 6월 결산부터 LAT(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 제도) 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하는 완충방안이 적용되면서 RBC비율도 상당 폭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RBC비율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이며 수치가 높을수록 양호하다는 의미다.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치 기준으로 삼는다.
업권별로 보면 생보사들의 6월말 기준 RBC비율은 216.2%로 전분기말 보다 7.4%p 증가했으며 손보사 RBC비율은 같은기간 12.7%p 상승한 232.2%로 집계됐다.
보험회사 RBC비율은 최근 가파른 금리상승 영향으로 보유채권 평가 손실이 확대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3분기 이후 연속 내림세를 이어왔다. 지난 3월말 보험회사 RBC비율은 209.4%로 지난해말 대비 36.8%p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이번 보험사 RBC비율 개선은 금융당국의 RBC비율 완충방안 시행에 따라 가용자본이 전분기 대비 7조7000억원 증가한 데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등 기타 포괄손익누계액이 23조4000억원 감소에도 LAT잉여액은 33조3000억원 늘어났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RBC 비율 하락에 대응해 6월 결산 때부터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제도상 잉여액(원가평가 보험부채-시가평가 보험부채)의 40%를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적용키로 했다.
생보사 중 처브라이프생명보험이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 보다 낮은 145.7%를 기록했고 DB생명(150.2%), IBK연금보험(155.4%), 흥국생명(157.8%)이 150%를 간신히 넘어섰다.
손보사에서는 MG손해보험이 74.2%로 감독기준(100%)을 크게 하회했다. MG손보는 현재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밖에 한화손보와 캐롯손보가 각각 135.9%, 149.1%로 당국의 권고 수준을 밑돌았다. 디지털보험사인 캐롯손보 지분 56.60%(발행주식 기준)는 한화손보 소유다.
금감원 관계자는 "6월말 기준 보험회사의 RBC 비율은 규제비율(100%)의 2배 이상 상회하는 등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금리상승 지속 등 잠재위험에 대비해 선제적 자본확충 유도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