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도 파업 경고에 위기감 고조...백악관 "물류 30% 마비되면 하루 2.8조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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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도 파업 경고에 위기감 고조...백악관 "물류 30% 마비되면 하루 2.8조원 손실"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9.15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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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회사들, 운송 중단 등 밝히며 위기감 고조...바이든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위기'
- 물류전문매체 "철도 파업, 몇 주 또는 몇 달 갈 수도...의회, 야구 중재 통해 철도 폐쇄 막아야"
미국 화물 철도가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모습 [사진=CNN화면 캡처]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미국 경제가 철도노조 파업 예고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철도의 화물운송분담률은 30%에 달하고 있어 막대한 경제적 피해와 공급망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철도 노조 파업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에 나섰으며 만일 철도 노조 파업이 현실화되는 경우, 중요 물품의 배송을 보장하기 위한 별도의 비상계획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철도는 지난 1992년 이틀 동안 폐쇄됐던 이후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파업이 없었다. 물류전문 매체는 당시 파업 해결 방식이었던 '야구 중재'를 통해 의회가 철도 폐쇄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美 철도노조 16일 파업... 물류 30% 마비로 하루 약 2.8조원 손실

노사 합의가 적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16일부터 철도파업이 시작될 수 있고, 전체 물류의 30%를 차지하는 철도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하루 3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CNN, 로이터 통신 등 복수의 외신이 거듭 경고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는 "빠르면 오는 16일로 예상되는 미국의 철도파업은 전체 화물 선적의 약 30%를 마비시켜 안그래도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키고, 식량과 연료 공급에 차질을 가져오며, 미국 경제에 하루 약 20억 달러(2조8000억원)의 손실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13일 보도했다. 

통신은 "유니온 퍼시픽 등 미국의 주요 철도회사들은 16일 자정 1분까지 6만여명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3개의 노조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면서 "만일 노사합의가 결렬되면 노조가 파업을 하거나 고용주가 철도 운행을 멈출 수도 있다. 그러나 협상연장에 노사가 동의하거나, 미국 의회가 협상에 개입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철도폐쇄는 전 세계 곡물 공급망부터 크리스마스 상품 선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활동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식품, 에너지, 자동차 및 소매 단체가 의회에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곡물 및 사료 협회(NGFA)는 "미국 농부들이 전 세계로 수출하기 위해 옥수수, 밀, 대두를 수확하는 시기여서 만일 철도 노조가 파업하게 되면 식품 및 농업 공급망 전반에 걸친 경제적 피해는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철도 파업으로 인해 매장을 비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요타는 "차량을 보관해야 하는데, 많은 지역에서 생산 2~4일 이내에 보관 공간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철도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트럭 운전사와 항공 운송업체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며 "비상 당국 호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행정부가 어떤 공급망과 상품이 가장 높은 위험에 처해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매일 회의를 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백악관은 철도폐쇄는 용납할 수 없으며 노동자와 가족, 기업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철도회사들, 운송 중단 등 밝히며 위기감 고조...바이든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위기'

CNN과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 서부지역을 운행하는 철도기업 BNSF는 냉장 복합 화물 운송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동부 철도회사 노퍽서던(Norfolk Southern)은 모든 복합 운송 운송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여객 철도 암트랙(Amtrak)도 지난 12일 4개의 장거리 노선에서 열차운행을 취소했고, 13일에는 7개의 장거리 노선에서 열차를 추가로 취소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소비자 물가를 억제하겠다'고 약속한 바이든 대통령은 큰 위기에 처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긴급 위원회를 구성해 노사합의를 위한 틀을 마련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노조는 상당한 급여 인상을 제안 받았지만, 철도 근로자 11만5000여명 중 약 절반을 대표하는 12개 노조 중 3개 노조가 아직 계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그들은 지난 6년 동안 철도업계가 인력을 거의 30% 줄임으로써 악화된 노동 조건을 개선해달라며 사측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은 "한 대의 철도 차량이 운반하던 화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약 4대의 트럭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미국에는 약 46만7000대의 남아도는 트럭과 노동력이 없다. 게다가 일부 화물은 너무 무겁거나 커서 도로운송으로는 감당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 부문은 석탄, 원유, 에탄올 등의 운송을 주로 철도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컨테이너 등 화물 운송 분담률은 30%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철도의 화물 운송 분담률의 거의 30배에 달하는 수치다. 

프레이트웨이브 "의회만이 철도 폐쇄 막을 수 있어...'야구 중재'로 비참한 결과 막을 수 있어"

물류전문매체 프레이트웨이브는 이날 의회만이 철도폐쇄를 막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의회가 '야구 중재' 방식으로 철도 폐쇄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프레이트웨이브는 "철도회사, 노조, 연방 정부는 철도노동법이 허용하는 모든 방법을 소진했다"며 "지금 철도폐쇄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유일한 기관은 의회"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의회가 열차운행 유지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철도가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폐쇄될 수 있다"면서 "공장이 문을 닫고 식량과 연료 공급이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이 극심하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철도 공급망 중단으로 미국의 국제적인 군사대응이 약화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러면서 "야구 중재는 비참한 결과를 막을 수 있다"며 "야구 중재는 완전히 중립적이다. 경험이 풍부한 독립적인 중재인에게 의사 결정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11월 중간선거 기간의 정치적 논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프레이트웨이브는 과거 1992년 철도파업 당시 존 딩겔 '주택 에너지 통상위원회' 위원장이 '야구 중재'를 통해 이틀만에 파업을 끝낸 사례를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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