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국내 최대 팹리스 LX세미콘, 공장 없어도 기후위기 대응에 진심인 이유
상태바
[ESG 경영] 국내 최대 팹리스 LX세미콘, 공장 없어도 기후위기 대응에 진심인 이유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09.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대상 아니지만, 자발적 기후변화 대응 방침 마련
-2050 탄소중립 달성 목표...K-RE100 동참 위해 재생에너지 도입 가속화
-ESG위원회 신설해 안전환경·유관부서와 기후변화 관련 실무 전문성 강화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손보익 LX세미콘 대표이사 사장. [사진=LX세미콘]
손보익 LX세미콘 대표이사 사장. [사진=LX세미콘]

국내 최대 팹리스 LX세미콘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 설정과 전문 조직체계 구성까지 완료하면서 친환경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타 반도체 생산업체와 달리 별도의 공장 운영 없이 개발과 설계만 하는 팹리스가 기후변화 대응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X세미콘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당사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직접 소유하고 있는 공장이나 시설이 없는 연구개발(R&D) 기반의 팹리스 기업”이라며, “이에 정부에서 주도하는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의 의무 대상은 아니지만, 국내외 기후변화 동향과 정책변화 등을 고려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현재 기업 내부적으로 자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기후변화 대응을 목표로 관련 데이터 관리를 강화하고 탄소중립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조직 차원에서 다양한 개선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2050 탄소중립 달성 목표...K-RE100 합류 준비 가속화

LX세미콘은 정부의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 비전에 발맞춰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계획이다.

[사진=LX세미콘]
[사진=LX세미콘]

LX세미콘의 2021-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기재된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이 스콥 1(직접 배출량)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q) 기준 약 528톤으로 전년 대비 51톤가량 늘었지만, 스콥 2(간접 배출량)에서는 약 3052톤으로 전년 대비 186톤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도합 3580톤으로 전년 대비 135톤가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했으며, 이는 기존 목표였던 3603톤 보다 더 줄인 결과다. LX세미콘은 2025년 3222톤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글로벌 표준 ESG 정책과 평가지표를 따르는 한편, 다양한 환경 이니셔티브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형 RE100이라 불리는 ‘K-RE100’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준비를 가속하고 있다.

LX세미콘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이행하고자, 향후 자사의 전력사용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도록 K-RE100에 동참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정식 가입 발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LX세미콘 ESG 비전 선포식. [사진=LX세미콘]
LX세미콘 ESG 비전 선포식. [사진=LX세미콘]

이와 함께 금융안정위원회(FSI)가 설립한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 공개 협의체) 권고안에 따라 기후 리스크에 대한 정보 공개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작년말에는 국내 팹리스 기업 최초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기도 했다. 기후변화 대응에서만큼은 경영 방침을 철저하게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ESG위원회 신설해 기후변화 관련 실무 전문성 강화

최근에는 이사회 산하에 기업 ESG 경영을 총괄하는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환경 경영의 전문성을 보다 강화했다. 여기에는 최고경영자(CEO)인 손보익 대표이사가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X세미콘에 따르면 ESG위원회는 기업이 기후변화 이슈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계획 및 성과에 대한 심의 및 의결을 맡게 된다. ESG 분야의 기본 정책과 중장기 목표 및 전략 등을 수립하는 핵심 임무를 수행하는 것. 여기에는 같은 이사회 산하에 있는 안전환경 및 유관부서가 협력해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ESG위원회가 향후 환경 분야에서 추진할 과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탄소 데이터 관리 강화 ▲신재생에너지 사용 추진 ▲환경 이니셔티브 참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LX세미콘, 유엔글로벌콤팩트 가입. [사진=LX세미콘]
LX세미콘, 유엔글로벌콤팩트 가입. [사진=LX세미콘]

아울러, 친환경 제품 설계를 확대함으로써 온실가스 간접 배출 저감을 확대하는 데 일조할 방침이다. LX세미콘은 전기전자 제품에 대한 국제 환경규제 대응과 고객 요구사항 충족을 위해 국내외 법규 및 정책을 준수하는 내부기준을 따로 마련해두고 있다. 이를 통해 수립된 기준은 LX세미콘과 관련된 설계 및 서비스 등 사업 전반에 적용된다. 수시로 바뀌는 규제에 대해서도 지속 모니터링하며 최선의 관리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환경 유해물질과 관련해서도 제품이 생산되는 모든 공정과 원자재에 대한 적합성 승인을 시행 중이며 내부기준에 따라 유해물질 측정 성적서를 관리하고 있다.

한편, LX세미콘의 ESG위원회를 이끌 위원장 선임 여부는 다음 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 탈 플라스틱 캠페인·폐기물 저감 활동 등 사내 ‘그린 문화’ 조성에도 앞장

이외에도 LX세미콘은 사내 녹색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먼저, 환경부가 주관하는 ‘고고챌린지(탈 플라스틱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환경경영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 임직원이 플라스틱 줄이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개인 텀블러와 다회용기 사용, 불필요한 종이와 전기 사용 안 하기 등 다양한 방안을 약속하고 실천하는 방식이다.

사내 폐기물 저감에도 적극 나선다. 특히, 반도체 설계 및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하는 PCB기판 및 칩류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전용 수거함을 캠퍼스 내 비치하고 별도 폐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 캠퍼스에서 발생하는 종이팩, 페트병, 종이 등 생활 폐기물은 철저히 분리배출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도 확대한다. LX세미콘은 현재 양재캠퍼스와 강남캠퍼스에서 EV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까지 대전캠퍼스에도 충전시설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LX세미콘 관계자는 “당사는 글로벌 환경 이슈 대응 및 환경 관련 법·규제를 준수하고자 환경기준에 적합한 조직을 운영하고, 에너지 및 자원 절감을 통한 환경친화적인 문화를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개선 활동을 전개해 환경 경영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