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HMM, 민간 매각 공식화·호실적에도 공매도 빗발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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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HMM, 민간 매각 공식화·호실적에도 공매도 빗발치는 이유는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8.17 10:28
  • 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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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환 장관, 尹대통령 업무보고후 외인·기관 매도 급증에 공매도까지
- 해운업계 관계자 "즉시, 투명하게 공개매각 절차 개시해야"
조승환 장관이 11일 윤석열 대통령(우측)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민간 매각 방향을 밝힌 HMM(대표이사 김경배)에 공매도가 빗발치면서 이틀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최근 HMM은 깜짝 실적을 발표했고, 조승환 장관이 HMM 소액주주들의 숙원이었던 민간 매각을 공식화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HMM, 상반기 총 포괄손익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어...현금 보유액, 시총보다 많아

앞서 지난 10일 HMM이 공시한 상반기 경영실적은 다른 경쟁 해운사들과 마찬가지로 사상최고치를 또 한번 경신했다. 

HMM의 상반기 매출액은 9조9527억원, 영업이익은 6조856억원, 외환차익 1조1851억원, 총 포괄손익은 7조25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조3775억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이는 해운업이 법인세를 감면받고, 대부분의 결제를 달러로 받는 덕분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적용된 최고 법인세율은 25%로 HMM이 해운업종이 아니라면, 약 1조5000억원의 법인세를 내야한다. 하지만, HMM이 납부한 법인세는 약 208억원에 불과하다. 

HMM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고정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판매 및 관리비용이 영업이익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HMM은 올해 들어 매달 1조원이 넘는 매출이익을 올렸는데, 판관비는 월 300억원 정도를 사용했다. HMM은 상반기에 총 6조264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총 판관비는 1791억원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12조원을 넘어 1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인 11조6391억원보다 많고, 부채비율은 45.7%로 낮아졌다. 

자본합계도 지난해초 1조6885억원에서 17조2852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조승환 장관, 대통령 업무보고후 외인·기관 매도 공세에 공매도까지 가세

HMM의 최근 주가하락은 외인들과 공매도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일 실적발표 후에는 올랐던 HMM의 주가는 조 장관의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외인들이 약 300만주 매도와, 240만주가 넘는 공매도 거래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4거래일간 HMM의 주식시장 거래 현황 [자료=녹색경제 정리]

특히 16일 공매도 비율은 30%에 육박했다. 

HMM 민간 매각 방향은 맞는데, 매각 일정과 방법에서 진정성 찾기 어려워

조 장관의 업무보고에 따르면, 해수부는 HMM의 매각을 '중장기적으로,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엄기두 전 해수부 차관은 지난해 11월 HMM의 매각 로드맵을 올해 1분기에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HMM은 올해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이미 상반기에 영업이익은 60%를 달성한 셈이고, 외환차익을 포함한 총포괄손익 기준으로는 3분기에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HMM의 부채비율은 삼성전자(39%), 네이버(42%, 올해 1분기) 다음으로 낮다. 영업이익률은 코스피 상장 종목에서 가장 높다. 

조 장관이 밝힌 대로, 경영정상화를 지나 초우량 기업이 된 HMM의 민간 매각은 당연하다. 방향은 잘 잡은 셈이다.

하지만, 이는 대통령 업무보고인 만큼 그 동안 '민간주도의 경제체제'를 거듭 강조해 온 윤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가장 돈을 잘 벌고 있는 HMM을 민간에 매각하기 위해서는 해수부의 상당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경쟁 해운사들이 앞다퉈 종합물류기업, 더 나아가 복합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발언은 너무 한가한 느낌이다. 

또한, '단계적 지분 매각'은 시장이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많다. 이는 물러난 이동걸 전 산은회장이 언급과 비슷한데,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해서 민영화를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고, 민간 주도 경제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회복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해수부 산하 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직접적으로 HMM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공적자금의 지분확대에 대해 보다 명확한 입장을 내놨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현재 회수하지 않고 남아있는 공적자금은 2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BW)가 있다. 

HMM소액주주연대 대표 "기재부·금융위 포함 HMM매각 TF 꾸려야"

홍이표 HMM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이를 위해 HMM매각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즉시 정부가 소유한 HMM의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겠다고 공표하고 투명하게 공개매각 절차를 개시하고 산은과 해진공 뿐 아니라, 기재부, 금융위원회 등이 함께 HMM 매각 일정과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은과 해진공 등이 매각을 결정하기에는 터무니 없지만 배임 논란 등에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후 책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범정부 TF를 구성하고 대통령실이 이를 주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수부가 HMM의 민간매각 의지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CB의 조기 상환을 공표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시총이 12조원에도 못 미치는데, 34% 정도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10조원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현재 HMM주가가 심각하게 저평가됐고, 그 요인이 CB전환이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최대 주주로서 스스로의 재무적 손실을 초래하고 다른 주주들에게도 피해를 야기하는 CB전환을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배임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또한 원활한 민간 매각을 위해 정부가 기존 투자금액과 적정 투자 이익을 보전하는 한도내에서 지분을 소각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앞서 공적자금 회수차원에서 한국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잔여 CB를 HMM이 보유한 현금으로 조기 상환받겠다고 공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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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언 2022-08-18 00:27:24
산은 직원들은 본인들이 공무원인줄 안다던데 사실인가봐~ 철밥통이야. 때되면 돈나오고 세금으로 부도 막은 기업에 따박따박 성과급 챙겨먹으니. ㅉㅉㅉ 염치가 있으면 빨리 cb나 조기상환 받아라. 그리고 hmm 영익금으로 주주 배당 하고.

지호락 2022-08-17 18:25:07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하루 빨리 민간기업으로 매각하여야합니다.
그래야 더 성장하는 글로벌 기업이 될 것입니다

이지스 2022-08-17 18:21:42
기사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코스피 영업이익률 1위. 무려 6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갖고있는 건실한 회사가 이렇게까지 저평가받는건 결국 CB에대한 명확한 입장도, 매각관련 로드맵도 제대로 서있지 않기때문에 공매도세력에게 빌미가되어서 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회사를 잘 살렸으면 이제 민간에 넘겨서 회사가 더 발전할수있도록 해야지 해피아, 관피아, 금피아들의 성과급잔치의 명분으로 쓰여서는 안될것입니다. 산업은행 설립목적에 따라 "산업의 개발ㆍ육성,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지역개발, 금융시장 안정 및 그 밖에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ㆍ관리하는 한국산업은행을 설립하여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에 충실해야지 잿밥에 관심을 보여서는 안될일입니다.

윤호영 2022-08-17 18:02:03
해진공에서 Hmm 손떼면 돈나올때가 없는데 매각하고싶겠나 ㅋㅋ

김선호 2022-08-17 17:46:19
즉시 매각공고 내고 매각절차 돌입하라! 중장기적으로,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겠다 이말은 '공매도 컴온 여기와서 얘 좀 패주세요 떡실신하면 싸게 팔게요' 이 말밖에 더 되는가? 전임 산은 행장과 해수부 장관이 공매도세력 콜한게 벌써 몇번인지 기억도 안난다. 물에빠진 사람 구조했으니 니가 번돈은 다 내꺼라는 심보는 어디서 온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