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ESG⑤]尹대통령에 反하는 해진공, HMM 매각해 민간·시장 주도 경제 전환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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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ESG⑤]尹대통령에 反하는 해진공, HMM 매각해 민간·시장 주도 경제 전환 나서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6.20 09:34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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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민간·시장 주도 경제 체질 확 바꿔라"...조승환 장관 "민영화, 당분간 생각 없어"
- HMM, 지난해 영업익 7.4조원·올해 11조원 ...삼성전자 다음 국내 2위
- 해진공,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HMM CB 전환 따른 주식 평가차익만 4조원 넘어
- 尹 "시장 질서 교란 불공정 행위 NO...민간 투자 위축·생산성 하락 방관할 수 없어"
- HMM, 경쟁해운사 대비 주가 상승률 1/3도 안돼...해수부·해진공, 자화자찬 급급
- 대통령의 의지 반하는 해진공 감사 필요...HMM 매각 서두르지 않으면 공기업으로 남을 것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버려지고 밟힌다는 말이 있다. 모든 공공기관은 당초 설립목적과 공익에 충실해야 한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해 정권이 교체됐다. 이렇게 정권이 교체된 이유 중 하나는 주요 공기업들의 공공성 상실이었다. 공기업의 정체성 혼란은 정권에 대한 실망과 비난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녹색경제신문>은 공기업들이 새정부의 국정 슬로건인 '공정과 상식'을 실천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문제점들을 짚어 나간다...<<편집자 주>>

윤석열 대통령. [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출처=대통령실]

▲尹 "민간·시장 주도 경제 체질 확 바꿔야"...조승환 장관 "민영화, 당분간 생각 없어"

윤석열정부의 경제분야 국정목표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다. 

또한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정책방향 보고'를 통해 우리 경제가 직면한 국내외 여건이 매우 엄중하다고 지적하고 민간·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확 바꿔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민간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민간의 자유와 창의를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일수록 민간 주도, 시장 주도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확 바꿔야 한다"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제도와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공정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민간 투자의 위축과 생산성의 하락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며 "새 정부는 그동안 미뤄왔던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더이상 외면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이같은 의지와는 달리, 일부 정부 관료는 생각이 달라 보인다. 

조승환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HMM이 일정 수준 궤도에 오른 것은 맞지만 투자를 더 해야 한다"며 "당장은 민영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 정권 초기 레임덕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HMM, 지난해 영업익 7.4조원·올해 11조원 ...삼성전자 다음 국내 2위

조승환 장관은 '일정 수준 궤도'라고 했지만, HMM은 지난해 7조377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증권가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는 11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이는 '일정 수준'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HMM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올린 기업은 없다.

HMM은 올해 1분기에만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64%에 달했다. 이 정도가 '일정 수준 궤도'에 불과해서 혈세를 더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조 장관은 '민영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HMM을 공기업으로 여긴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문성혁 전임 해수부 장관은 지난 3월 2일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구조조정 중 전에 없는 성과"라며 "투입한 자금의 최소 3배 이상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며 "2, 3년 동안의 경영안정화 시기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행태는 당시 HMM 소액주주들로부터 '해피아'라는 지적까지 받으며 비난받은 바 있다. 문 전 장관은 투자가 아니라, 공적자금 회수 즉, 해진공이 보유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HMM의 경영성과를 가로채려고 한다는 의혹 때문이다.

HMM이 현재 보유한 현금은 10조원을 훌쩍 넘는다. 해진공과 산은이 보유한 2조6800억원 규모의 CB를 모두 상환하기에 충분하다.

해진공,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HMM CB 전환 따른 주식 평가차익만 4조원 넘어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김양수)는 지난해 무려 5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말 기준 해진공 임직원의 숫자는 169명에 불과하고, 2018년 7월5일 설립돼 아직 만 4년도 채 안됐다.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길어야 4년이다. 

이는 HMM에 빌려준 6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한 평가차익이 주효했다. 지난해 10월 해진공은 HMM이 해마다 6%의 이자를 지급해야하는 CB에 대해 조기상환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고 주식으로 전환해 4조원이 넘는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뒀다.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는 '증권시장 불법·불건정 행위 근절대책' 입법을 예고했다. 

금융위는 기존 CB 전환 방식을 불건전한 행위로 규정하고, 특히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를 희석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함이라고 벌률 개정 취지를 명시했다. 

[자료 정리=녹색경제]
[자료 정리=녹색경제]

尹 "시장 질서 교란 불공정 행위 NO...민간 투자 위축·생산성 하락 방관할 수 없어"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공정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조치할 것"과 "민간 투자의 위축과 생산성의 하락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진공이 6000억원 규모의 CB를 전환해 4조원이 넘는 이익을 챙긴 행위는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공정 행위'로 볼 수 있고, 실제로 민간 투자를 위축시켰다. 지난해 9월초 주당 4만20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해진공의 CB 전환 이후 2만6900원으로, 그리고 금융위의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해 12월초에는 2만4850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12일 엄기두 해수부 차관은 “주식을 70% 가지고 있으면 매수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50%+1주만 보유하는 게 적당할 것"이라며 올해 1분기 매각 로드맵이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 '50%+1'도 무슨 기준인지 알 수 없다. 증권가의 모든 보고서에서 산은과 해진공이 현재 보유한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산은과 해진공이 이렇게 쉽게 벌 수 있는 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해진공의 배후에는 해수부가 있다. 

심지어 해진공은 2047년 만기 영구채에 대해 배재훈 대표를 시켜서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명분으로 조기상환을 청구하게 하고 이를 아무런 설명이나 이유없이 전량 주식으로 전환해 4조원이 훌쩍 넘는 이익을 챙겼다. 실제로 주주가치는 내팽개쳤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과 신용보증기금,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정부소유 지분은 물론, 해운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소액주주들과 지난해 5월 MSCI 편입에 맞춰 1100만주를 매입한 모건스탠리 등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주식가치를 희석시켜 큰 피해를 입혔다. 

무엇보다도, 금융위가 이같은 시장교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입법하는 것을 알고 다급하게 서두른 정황까지 노출한 것은 해진공이 해수부 산하기관이고 주요 보직에 대한 낙하산 인사 욕심 때문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HMM, 경쟁해운사 대비 주가 상승률 1/3도 안돼...해수부·해진공, 자화자찬 급급

치킨게임이 극에 달했던 2016년 4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00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해상운임의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그 여파로 한진해운 등 여러 해운업체가 파산했다. 

이듬해인 2017년 제조업중심 국가들, 즉 독일, 일본, 대만 등은 해운업 지원에 적극 나서게 됐고, 우리나라도 이른 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했고, 그에 따라 2018년 해양진흥공사가 설립됐다.

일본, 대만과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높고, 수출에서 해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99% 이상인 나라들이다. 한국은 조선업 비중도 높아 실제 HMM을 지원한 선박 금융은 신조선 20척 건조에 투입됐다. 2조원 넘는 자금이 국내조선 3사로 유입됐고, 이는 조선업이 수주가뭄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국제해운업계는 미증유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해수부와 해진공은 '구조조정의 성과'라며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전세계 모든 해운사가 떼돈을 벌고 있고 경쟁 해운사들의 주가 상승에 비하면 HMM의 주가는 초라하다. 그야말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17일 종가 기준 HMM과 주요 경쟁해운사들의 지난 5년간 주가변동 추이 [자료=구글 금융]

해수부 등의 주장대로 HMM(선복량 8위)이 5년전 다른 해운사들보다 훨씬 안좋았고, 정부가 개입해서 좋아졌다면 주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더 커야 한다. 지난해 4월까지만 하더라도 HMM의 주가 상승률은 경쟁해운사들보다 유사하거나 높았다. 

하지만, 지난 17일 종가 기준 하파크로이트(선복량 5위), 에버그린마린(선복량 6위), 양밍해운(선복량 9위), 완하이라인(선복량11위)의 5년간 평균 주가상승률은 약 800%인 반면 HMM은 지난 5년간 245% 오르는데 그쳤다. 주요 경쟁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에 비해 1/3도 안되는 수준이다. 

해수부 차관 출신인 김양수 해진공 사장은 지난해 11월23일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다소 안정돼 (운임이) 고점을 찍은 뒤 하락 추세"라며 "미국에서 트럭 부족 문제에 노력하고 있고 백신도 보급되니 해운시장은 좀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이는 완전히 틀린 예측이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해상운임은 줄곧 사상최고치를 매주 경신했다. 당시 주요 해운 매체들과 컨설팅 기업들은 해상운임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해진공, 선박금융기관인데 HMM 경영?...평균 근속 29개월, 평균 연봉 8000만원

HMM의 경영권은 현재 해진공이 단독으로 갖고 있다. 최대주주인 산은이 경영권을 위탁했기 때문이다. 

해진공은 당초 선박금융을 위해 설립됐다. 지난 2020년말 기준 150여명 임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9개월, 평균 연봉은 약 8000만원이었다. 

현재 HMM은 10조원이 넘는 달러를 쌓아두고도 다른 해운사들처럼 항공사를 인수하거나, 친환경 메탄을 선박을 건조하거나, 터미널에 투자하는 등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행위를 찾아볼 수 없다. 현재 보유한 CB를 어떻게 할지 HMM을 언제 매각할지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김경배 대표가 취임한지도 벌써 석달째다. 김 대표는 그 흔한 기자회견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배재훈 대표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기자회견을 통해 많은 정보를 공개했다. 

지난해 박진기 HMM 부사장은 약 5억2700만원의 연봉을 받았으니, 이보다는 많을 것으로 보인다. 

3억원대 연봉을 받는 김양수 사장은 해수부차관 출신이다. 이는 윤 대통령(약 2억4456만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조승환 장관은 물론, 모든 장관의 연봉은 2억원이 안 된다. 

황호선 해진공 초대 사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중·고등학교 동창이자, 중학교 시절부터 친한 사이로 알려져있다. 

해운재건은 당초 2017년 선복량이 100만TEU를 넘었던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수출에 막대한 차질이 생기게 되자, 부랴부랴 현대상선이라도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된 일이었다. 한진해운이 파산한데는 정부의 책임도 컸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정부는 해운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위해 선박을 소유하지 않고 빌려서 사용하는 용선을 유도했고, 과도한 용선비용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영위기를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유창근 전 HMM 대표와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이 선박 40척을 건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유다. 산은과 해진공은 이를 절반으로 줄여 20척만 건조해 HMM에 인도했다. 

대통령의 의지 반하는 해진공 감사 서둘러야...HMM 이익 많아 매각 서둘러야 

해수부와 해진공에 대한 감사가 신속하고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윤 대통령이 '민간·시장 주도의 경제 체질로의 전환'을 일관성있게 강조하고 있고, 국민은 그만큼 큰 기대와 신뢰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의 이같은 국정 운영 방향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직이나 공공기관, 공기업이 '신의 직장'이나 '철밥통'이 돼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요원한 꿈에 불과하다. 공공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고, 그 선은 절대로 지켜져야 한다. 

예를 들어 해수부 관료가 장차 자기가 퇴임후 해진공같은 산하 기관으로 갈 때를 생각해서 편법을 동원해 몸집을 불리려고 하는 따위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다. 

엄 차관이 얘기한대로 CB전환을 통해 지분을 늘리거나 서둘러 매각하지 않으면 HMM 매각은 어렵다.

증권가에 따르면 HMM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은 10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는 외환차익을 제외한 수치다. HMM은 100억 달러가 넘는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매달 1조원대의 이익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HMM을 인수할 정도의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은 이미 손가락에 꼽는다. 

해수부가 밝힌 대로 2~3년 후에 매각한다는 것은 매각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해수부와 산은이 꿈꾸는 대로 보유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해 71.28%까지 지분을 늘리는 것도 매각 포기와 같다. 

이래서는 윤 대통령이 말한 '신해양강국'은 먼바다 건너 남의 나라의 얘기일 뿐이다. 커다란 둑이 개미구멍때문에 무너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 31일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신해양강국의 꿈'을 선포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신해양강국의 꿈'을 선포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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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석인 2022-06-24 08:39:22
윤대통령님 해진공 해수부 대통령에 의지에 반하는 비리 공기업들 철퇴 내려주십시오.

김윤오 2022-06-23 21:52:04
자 이제 비리 다까고 빵에 보냅시다 어디까지 타고 올라갈지 궁금하네요 ㅋ

서무홍 2022-06-23 10:45:19
김의철 기자님 응원합니다.
hmm에 대한 기사 더 많이 올려주세요

폴로 2022-06-22 06:24:41
연속기사 내보내주세요. 해진공 감사 고고!!

이지스 2022-06-21 19:31:42
항상 좋은기사와 깔끔한 논리의 귀결.. 이런게 기자다!! 감사합니다 ^^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