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해운업, 선박 투자·지배구조 돌아봐야...한진해운 파산 잊지마" 싱가폴 反부패언론 지적
상태바
"韓해운업, 선박 투자·지배구조 돌아봐야...한진해운 파산 잊지마" 싱가폴 反부패언론 지적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3.30 11:0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구교훈 "한진해운 파산 반복될 수도...선제적·공격적 미래 투자와 민영화 필요"
HMM&nbsp;컨테이너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HMM]<br>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HMM]

싱가폴의 반부패전문언론매체인 마리타임페어트레이드(Maritime Fair Trade)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한국 해운업계를 두고 한진해운 파산사태가 한국 해운업에 준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현재의 호황 모멘텀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한진해운 몰락의 원인을 파악해 적시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매체는 해상물류 분야의 풍부한 실무 경험을 지난 2명의 한국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진해운 파산의 핵심적 이유를 선박 투자 부재와 리더십, 즉 지배구조의 문제라고 짚었다. 

29일 새로 취임한 김경배 HMM 사장을 포함한 한국 해운업계와 정부가 이 경고를 새겨들어야 하는 이유는 매체의 경고대로 대표 국적해운사인 HMM 등의 투자부족과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한때 세계5위의 국제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은 2017년 2월 공식 파산했다. 그 영향으로 부산항의 환적 물동량이 감소했고,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하면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첫번째 교훈, 컨테이너선·터미널·컨테이너 투자 부족

마리타임페어트레이드는 한진해운 파산의 첫번째 원인으로 컨테이너선 투자 부재를 지적했다.
해운사들은 재무적 리스크와 용선이 부족할 경우에 대비해 선박, 특히 대형 선박을 소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한진해운은 대형 컨테이너선(1만3300TEU 이상)을 보유하지 않고 장기계약을 통한 용선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는 "머스크 라인, MSC, COSCO 등 다른 선박들은 재무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컨테이너 구매에 꾸준히 투자했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선박, 컨테이너 터미널, 컨테이너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간과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파산 10년전부터 1만TEU급 컨테이너선 7척을 높은 용선비용으로 이용했다. 그러나 시장은 기대했던 대로 회복되지 않았고 한진그룹은 곧 높은 비용을 지불할 수 없게 됐다. 

한진해운 임원 출신인 이국종 경상대 항공해운무역학과 교수는 "한진해운이 좋지 않은 시기에 컨테이너선을 용선을 했다"며 "2016년 7월에는 높은 용선 요금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2000만TEU의 세계 컨테이너선단이 과잉상태가 됐다. 해운경기가 예상과 달리 하강하고 있었고 용선에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두번째 교훈, 리더십 부재...지배구조 개선해야 

남편(고 조수호 전회장)의 사망으로 회사를 맡게 된 최은영 회장 본인은 물론, 회사로 끌어들인 사람 중에도 해운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는 한진해운의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는 것이 매체의 지적이다. 

구 교수는 "최 회장과 그의 측근들의 해운업에 대한 경험부족 때문에 회사를 위해 생산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최 회장 개인의 사익 추구에 초점을 맞추게 됐었다"고 꼬집었다. 

최 회장 재임 7년 동안 부채비율 (총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445%로 2007년 155%에 비해 무려 10배 증가했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2017년12월 10억원 규모의 사익을 챙기려고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가족의 지분을 빼돌린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기소됐다. 이후 1년6개월 형을 선고 받고 구속된 후 형기를 마치고 풀려났다. 

구 교수는 "당시 많은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한진이 40년 된 회사이기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한진해운 파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시장이 항상 호황은 아니다. 해운사들이 국제 컨테이너선 과잉을 극복해야 할 때가 다시 올 수도 있어 한진해운 파산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되돌아보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운사들이 좋은 지배구조와 필요한 운영 인프라에 투자함으로써 그들의 사업을 개선해야 한다"며 "어떤 산업 분야나 기업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인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운사들은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제경제가 다시 불황국면으로 전환하고 고유가, 고금리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면서 "민영화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구교훈 교수 [사진=녹색경제]
구교훈 교수 [사진=녹색경제]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스트롸이더2 2022-03-30 23:54:29
좋은 기사 항상 감사히 봅니다.
제발 이번 기회를 놓치지않길 바랍니다.
지배구조개선과 공격적투자..골든타임은 지금이란걸

동걸이 2022-03-30 20:15:18
어디로 가고있는가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아이고 2022-03-30 19:54:06
제발 한진사태의 교훈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