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김헌동 SH사장 "공기업 진짜 주인은 국민...알 권리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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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리더스]김헌동 SH사장 "공기업 진짜 주인은 국민...알 권리 존중해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6.28 07: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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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부문 공기업 최초로 분양원가 투명하게 공개...“모든 시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 SH 숨겨진 자산 100조원 찾아 공개...“공기업 주인은 국민, 속이면 안돼”
- 김헌동 “100년 쓸 수 있는 친환경 고품질 주택 건물만 분양으로 집 걱정 줄일 것”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 조직 등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주(註)>>

 김헌동 SH사장 "공기업 진짜 주인은 국민...알 권리 존중해야"

김헌동 SH 사장 [사진=녹색경제]
김헌동 SH 사장 [사진=녹색경제]

김헌동(66)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은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김헌동 사장은 과거 재벌기업이었던 쌍용건설에서 20여년을 근무했고, 이후 20여년은 주로 시민 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부동산건설개혁운동본부에서 시민운동을 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정동영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기도 하고 부동산 정보 관련 IT사업체를 창업한 적도 있다. 적어도 부동산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더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2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김 사장은 늘상 "국민이 집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공기업의 진짜 주인은 국민이다. 따라서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공데이터(정보)를 최대한 공개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면서 "공기업 ESG의 핵심은 국민 앞에 투명한 경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스스로를 '진보적 성향'이라고 하면서도 진영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만나고 아낌없이 조언한다. 누구든 부동산과 주택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진지하게 듣고 성실하게 답한다. 

 주택부문 공기업 최초로 분양원가 투명하게 공개...“모든 시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김헌동 사장이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김헌동 사장이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김 사장이 지난해 11월 SH사장으로 취임 한달만에 버릇처럼 얘기했던 '분양원가 공개'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 고덕 강일지구의 분양원가 공개를 시작으로 지난 1월 송파 오금·구로 항동, 2월 강남 세곡, 3월 서초 내곡 등 주로 강남권 분양원가부터 4차례에 걸쳐 매달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25평 아파트 기준 평균 건축비는 약 2억원, 택지비 1억5000만원으로 분양원가 합계는 평균 3억5000만원 정도였다. 평균 분양가격은 4억5000만원 정도로 가구당 1억원이 SH의 수익으로 파악됐다.

최근 김 사장은 지난달 지방선거로 잠시 공백기를 갖고 있지만, 다음달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 이후 분양원가 공개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SH 숨겨진 자산 100조원 찾아 공개...“공기업 주인은 국민, 속이면 안돼”

SH사장직에 재공모에 지원한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 [사진=녹색경제신문]
김헌동 사장 [사진=녹색경제신문]

김 사장의 두번째 행보는 '자산 공개'다.

SH는 지난해 20조원 남짓한 자산을 신고했다. 하지만, SH의 자산공개 결과 실제로는 100조원이 넘는 규모의 거대한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처음 공개한 장기전세주택 2만8282호의 장부가액은 6조2293억원이었지만, 공시가 기준으로는 16조5041억원, 시세로는 32조1067억원이었다. 공시가 기준으로 2.7배, 시세로는 5.15배의 차이가 있었다. 

4월에는 SH가 보유한 10만1998호의 공공주택에 대한 자산공개가 있었다. 장부가액은 12조8918억원이었지만, 공시가로는 34조7428억원, 시세 기준 49조4912억원이었다. 

김 사장은 "조만간 자산 공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차례의 자산 공개에 따르면 장부가액 19조원의 주택 13만여채의 자산이 실제로는 82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조만간 보유한 토지와 건물 등에 대한 자산이 공개되면 SH의 자산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공기업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에 보유한 자산에 대해 정확히 알릴 의무가 있다. 공기업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보고 있고,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면 공기업은 부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헌동 SH 사장이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김헌동 SH 사장이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김헌동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친환경 고품질 주택 '건물만 분양' 통해 집 걱정 줄일 것”

김 사장은 젊은 시절을 쌍용건설에서 보냈다. 중동 건설붐이 한창이었던 시절에는 해외현장에서 일했었고, 귀국해서는 삼각지로터리를 철거하고 지금의 삼각지역을 건설하는 현장을 감독하기도 했다. 

그가 건설실무와 이론에 모두 밝은 이유는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했고, 건설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유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젊은 시절 꿈에 대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건축강국이 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종종 말한다. 

김 사장이 어린 시절을 보낸 북촌마을에는 여전히 한옥들이 즐비하다. 시간만 나면 삼청동과 북촌마을을 찾아 구석구석 살피는 취미를 지녔다. 그의 한옥 사랑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한옥은 자연에서 나는 환경 친화적인 소재로만 지어졌고, 수백년 동안 사용할 수도 있을 만큼 튼튼하다. 무엇보다도 한국 특유의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헌동 SH사장 내정자 [사진=녹색경제]
김헌동 사장이 북촌마을을 찾았다. [사진=녹색경제]

김 사장이 이처럼 건축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 점은 그가 오래전부터 밝혀왔던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이 단지 집값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품질이 좋은 주택을 짓겠다는 의지와 관련된다.

김 사장은 "공공주택이라도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명품 주택을 짓는 것이 목표"라며 "좋은 집을 지어 오래 쓰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 더해 '후분양 방식'을 강조한다. '평생 살 수도 있는 집을 짓기도 전에 파는 것은 단지 건설회사만을 위한 것이라며 95% 공정이 진행된 상태에서 분양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헌동 "LH·GH 등 다른 주택 공기업도 공공정보 공개로 집값 안정에 힘 모아야"

김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다른 주택공기업도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보유 자산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H는 SH의 열배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거대 공기업이다. 결국, LH가 투명해져야 국민이 집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된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또한 수도권 신도시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GH의 노력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지난달 경기도 인구는 1358만명을 넘어 약 950만명인 서울을 압도한다.  

그는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GH 등 경기도내 주택공기업들의 투명경영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김 사장은 "국민이 집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라고 주택공기업을 만들었다. 그런데, 국민의 집장만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주거안정이 위협받고 있다. 이는 주택공기업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투명하게 공공 정보를 공개하면 더 좋은 대안과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헌동 사장(왼쪽에서 5번째)이 학술대회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SH]
김헌동 사장(왼쪽에서 5번째)이 ESG경영을 위한 학술대회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SH]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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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규 2022-06-29 17:01:36
김헌동 sh 사장님 반값아파트 에 대한 기사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취임하신지 8~9개월이 다데여가는데 원가공개만 나왔지! 양질의 아파트인 신혼부부등이 살수있는 84m2 평대 아파트 분양이나 임대는 언제쯤 내놓을 것인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