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대세에 탄소 배출 ‘문제’로 … MS '해저 냉각', 네이버·카카오 ‘에너지 효율’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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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대세에 탄소 배출 ‘문제’로 … MS '해저 냉각', 네이버·카카오 ‘에너지 효율’ 대응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6.23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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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리밍·공공부문 등 활용 늘어나며 클라우드 컴퓨팅 ‘대세’ 입증
- 정보처리량 많아지며 데이터센터 등 시설 늘어 탄소 배출 급증 고민
- 유럽은 규제 강해 빅테크 기업들 고심 … 한국도 정부 차원 규제·지원 필요하다는 지적
- 해외서는 MS가 ‘해저·극지방 자연 냉각’ 아이디어 제시 … 국내서는 네이버·카카오 등 에너지 효율 높이고 재생에너지 활용
- “‘그린 클라우드’ 초기 비용 높지만 전력 효율화, AI 자동화 등 통해 비용 절감 효과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진행 중인 해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나틱’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가 진행 중인 해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나틱’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스트리밍부터 공공부문 활용까지 … 클라우드 컴퓨팅 ‘대세’에 탄소 배출 급증 고민

클라우드 컴퓨팅이 IT 업계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탄소 배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흔히 데이터센터로 불리는 대규모 서버 시설을 기반으로 제공되는데, 데이터센터가 엄청난 양의 전기를 사용하며 탄소 배출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보급으로 데이터센터 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어 탄소 배출 역시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OTT 서비스와 게임 구독 서비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 역시 클라우드 기술을 전자결재 등 사무처리에 활용하기 시작해 본격적인 클라우드 시대의 개막을 알리기도 했다.

이렇게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서비스 이용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정보처리량도 급증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필요한 대규모 서버 시설인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량이 높고 발열이 심해 냉각 처리에도 다시 에너지가 필요해 그야말로 ‘전기 먹는 하마’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2020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수는 156개로 글로벌 점유율은 약 10%이다. 이후 국내 IT 업체가 앞다퉈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데이터센터가 대형화될수록 운영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선호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2곳(네이버 각 춘천, KT 용산)에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데이터센터 산업 전체로 보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0.8%에 해당할 정도로 탄소 다배출 업종이다. 직접적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데이터센터가 탄소 배출량이 많은 것은 화력발전에 기반한 전력 사용량이 과다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용량 서버 등 IT 장비의 구동뿐만 아니라 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냉각장치 운영에도 대규모 전력이 소요된다.

이처럼 데이터센터가 높은 전력 소비로 탄소 배출을 증가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등의 기술과 관련해서도 환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럽 강한 규제로 빅테크 기업들 고심 … 한국도 관련 규제 필요하다는 지적 나와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 제공=네이버]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사진 제공=네이버]

데이터센터가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자 환경에 민감한 유럽 각국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덴마크 등의 국가들은 오는 27일 유럽연합(EU) 에너지 장관 회담에서 더 강한 규제를 제안하기로 하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가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유럽의 높은 환경 규제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의 정책을 27개국의 동의로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탄소 배출이 세계적 문제로 지목되고 있음에도 국내에서는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에 대해 명확한 법적·정책적 지침이 없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환경단체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탄소 배출이 중요한 정책 지침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IT 기술의 경우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무기’로 인식되면서 ‘규제 완화’만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규제만 강화하는 것보다 친환경 기술을 유도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인터넷 기업 관계자는 “친환경 시설 도입 같은 경우 강제만 하기보단 적절한 지원과 보상 등으로 유도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라고 언급하며 “데이터센터에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거나 전력 효율을 높이는 것에 대해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대표적으로 논의된다”고 밝혔다.

해외서는 ‘자연 냉각’ 등 아이디어 나와 … 국내는 ‘에너지 효율’ 높이는 것에 그쳐

한편 ESG 경영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외 기업들 역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연 냉각 시설을 아이디어로 제시했고,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표 IT 기업들이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

MS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해저나 극지방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센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자연 냉각’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MS는 2018년부터 2년간 스코틀랜드 오크니섬 인근 바다에서 해저 데이터센터를 시험 가동했다. 길이 12m, 지름 2.8m 크기의 흰색 원통 모양 구조물에 864대의 서버를 넣어 해저 36.5m 지점에 설치했다. 데이터센터의 저장 용량은 27.6페타바이트(1페타바이트=1024테라바이트)였다. ‘프로젝트 나틱’이라고 불리는 이 실험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MS의 거대한 계획의 일부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태양열,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데이터센터에 직접 구축해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자급자족’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와 서울대의 카카오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 [사진 제공=카카오]
카카오와 서울대의 카카오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 [사진 제공=카카오]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 친환경 기술을 고려한 설계를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는 제1데이터센터인 ‘각 춘천’과 내년 완공되는 제2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에너지 효율을 높여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설계를 도입했다고 밝혔고, 카카오도 서울대와 협력해 건설한 데이터센터에 친환경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기업들이 자발적인 노력을 펼치고는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각 기업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대체로 에너지 효율을 높여 전력 사용량을 다소 낮추거나 일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규제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다.

아울러 환경을 고려한 ‘그린 클라우드 컴퓨팅’이 궁극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기업에게도 이익이라는 분석 역시 제기된다. AI 도입 등으로 자동화가 이뤄지고 전력 소비가 줄어들면 장기적으로는 기업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과 데이터센터로 인한 탄소 배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다각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ESG 등이 강조되면서 탄소 중립이 중요한 경영전략이자 정책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이러한 종합적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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