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지분 투자로 1위 굳히기 … 카카오는 제작사 인수하며 추격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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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지분 투자로 1위 굳히기 … 카카오는 제작사 인수하며 추격 속도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6.22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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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웹툰, 네이버 영향력 앞세워 웹툰 1위 수성 … 활발한 지분 투자로 IP 확보
- 카카오웹툰, 지분 투자 아닌 제작사 ‘직접 인수’ 방식 고수
- IP 확보 전쟁 치열한 가운데 카카오가 우세했던 동남아 ‘역전’·일본 ‘추격’
- “네이버웹툰 콘텐츠 교류·현지화 전략 효과적” v. “카카오 오리지널 IP 우위”
네이버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웹툰 업계를 둘러싼 네이버와 카카오의 맞대결이 IP 대결로 번지며 글로벌 콘텐츠 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네이버웹툰은 포털 영향력을 발판으로 국내 웹툰 업계 1위 업체로서 2위인 카카오웹툰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어 카카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시장에서 IP 확보를 통해 영상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전’을 이어가고 있는 두 업체가 택한 전략도 상반돼 눈길을 끈다. 제작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IP를 확보하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전통적인 방식인 제작사 ‘직접 인수’로 맞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막강한 포털 영향력을 등에 업은 네이버웹툰과 ‘국내 최초 웹툰 플랫폼’의 자존심을 내건 카카오웹툰의 콘텐츠 경쟁이 뜨겁다.

명실상부 ‘1위’ 네이버웹툰 … 지분 투자로 IP 확보하고 현지화 전략 펼쳐

네이버웹툰은 현재 국내 웹툰 시장에서 자타공인 1위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웹툰이 앱 리뉴얼 과정에서 불편한 사용자 경험(UX)과 인터페이스(UI)로 불만을 사고 있는 사이 격차를 더욱 벌리는 데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네이버웹툰은 압도적인 차이로 국내 웹툰·웹소설 앱 시장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네이버웹툰의 월이용자수(MAU)는 956만명으로 집계된 반면, 카카오웹툰의 MAU는 184만명에 그쳤다. 네이버웹툰과 772만명 차이를 기록, 네이버웹툰이 5배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격차는 최근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네이버가 추격을 따돌리고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웹툰은 국내 성공을 발판으로 활발한 투자에도 나섰다. 다만 네이버는 기존 방식인 인수합병 대신 다양한 제작 스튜디오들에 대한 소규모 분산 투자를 전략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에이투지, 제이플미디어 등 웹툰·웹소설 제작사 12곳에 지분 투자를 한 것이 대표적이다.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인 네이버 시리즈 모두 작가와의 직계약 비중이 높은 만큼, 굳이 제작사를 인수해 네이버웹툰 자회사로 편입시켜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적절한 투자를 통해 네이버웹툰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경제적인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와 작가컴퍼니에 대한 네이버웹툰의 투자는 이러한 분산 지분 투자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인수합병과 유사한 결과를 끌어내는 전략을 보여준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1일 60억원을 투자해 웹소설·웹툰 제작사인 작가컴퍼니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지분율을 35.9%까지 늘려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네이버웹툰은 그동안 카카오웹툰이 강세를 보였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카카오를 앞질렀거나 크게 위협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네이버가 단순히 한국 작품을 해외로 번역해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넷플릭스처럼 현지 작품을 발굴해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작가들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콘텐츠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웹툰 시장이 주목받는 건 웹툰 자체보다 IP 확보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해외 웹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영상 콘텐츠로도 쉽게 확장이 가능한데, 웹툰 자체가 현지화에 성공했다면 이 과정은 더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내에서는 지분 투자를 통해 ‘날렵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네이버웹툰이 해외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통해 콘텐츠 다양화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조 웹툰 맛집’ 카카오웹툰, 앱 리뉴얼에도 힘 못써 … 제작사 인수 나섰지만 해외서도 추격 허용

카카오의 일본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픽코마 [사진 제공=카카오픽코마]
카카오의 일본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픽코마 [사진 제공=카카오픽코마]

국내 최초 웹툰 플랫폼이었던 다음웹툰을 계승한 카카오웹툰은 네이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용자 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고, 야심 차게 단행한 앱 리뉴얼은 사용자들로부터 원성만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다음웹툰을 카카오웹툰으로 개칭하는 과정에서 UX와 UI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앱 리뉴얼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꾀했지만, 웹툰을 감상하는 기본적인 기능에 불편함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 효과 등을 과도하게 넣는 과정에서 앱 용량이 무거워져 일부 사용자들은 “앱이 자꾸만 꺼진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카카오페이지 구매내역이 연동되지 않아 카카오페이지에서 구매한 콘텐츠도 카카오웹툰에서 보려면 다시 돈을 내야 하는 등 사용자 입장에서 납득되지 않는 정책도 한몫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은 다른 플랫폼”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웹소설과 웹툰 등을 사실상 하나의 분야로 묶어 제공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웹툰 따로, 웹소설 따로였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추세”라며 “카카오처럼 음악(멜론), 방송(카카오TV)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있는 플랫폼 사업자는 이런 부분들을 연동해서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면 호소력이 있을 텐데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해외에서도 네이버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원래 동남아시아에서는 카카오웹툰이 승기를 잡았다는 평이 많았으나, 네이버웹툰의 현지화 전략에 밀리고 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웹툰의 경우 국내 콘텐츠를 번역해 제공하는 것이 전부라 현지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문화적인 차이도 있고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다를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를 앞세워 ‘카카오픽코마’로 시장에 진출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네이버웹툰이 일본에서도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3월 네이버웹툰의 일본 계열사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일본 전자책 서비스 업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을 인수하면서 라인망가와 함께 일본 디지털 만화 플랫폼으로는 최대 거래액을 보유한 1위 기업이 된 것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앱 중심의 라인망가와 웹 중심의 이북재팬 거래액을 통합하면 지난해 1위였던 카카오 픽코마를 뛰어 넘는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일본 방송사 TBS와 손잡고 웹툰 스튜디오 합작법인 ‘스튜디오 툰’을 설립, 오리지널 웹툰 제작과 영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일본에서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라인’ 브랜드를 앞세운 네이버웹툰이 일본에서 다양한 협업을 통해 카카오픽코마를 추격하면서, 카카오 입장에서는 더 이상 일본 시장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털·현지화 앞세운 네이버웹툰 강세 이어질 것” vs. “오리지널IP·카카오톡 저력 무시 못해”

네이버웹툰과 ‘슈퍼캐스팅’ 캠페인에 협력한 DC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과 ‘슈퍼캐스팅’ 캠페인을 함께 한 DC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업계에서는 일단 국내 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이 압도적인 1위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네이버웹툰의 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지화 전략의 성공으로 아시아권 지역에서 네이버웹툰의 기세가 매섭다는 평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이 ‘1위’라는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며 “DC코믹스와 협업하면서 미국 쪽에서도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DC와 BTS 소속사 하이브 등 강력한 IP를 보유한 회사와 함께 새로운 오리지널 스토리를 웹툰, 웹소설로 공개하는 '슈퍼 캐스팅' 캠페인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네이버웹툰 측은 올해도 DC·하이브와 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세계 최대 콘텐츠 시장인 미국에서 네이버웹툰이 만화 수익 기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면서 DC코믹스 사례와 같은 협업을 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네이버가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네이버웹툰에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협업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카카오의 저력이 여전해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웹툰이 열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그 뒤에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와 영향력을 고려하면 쉽게 패배를 인정하기엔 이르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내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카카오엔터와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경우 카카오웹툰이 반전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오리지널 IP 측면에서 카카오가 강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얼마 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다시 한번 인기몰이를 했던 ‘사내맞선’이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점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웹툰에 추격을 허용했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카카오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국내 웹툰 시장을 중심으로 ‘원조 맛집’인 카카오가 네이버에 역전을 허용한 상황이지만, 결국 최종적인 결론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패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는 카카오가 네이버에 재역전을 시도할 수 있을지, 미국 시장과 OTT 등 다른 영역에서의 승부는 어떤 결론을 맺을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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