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S 등 메타버스 표준 마련 위해 모인다 … 애플·삼성은 불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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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MS 등 메타버스 표준 마련 위해 모인다 … 애플·삼성은 불참 ‘눈길’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6.22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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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MS·엔비디아·퀄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 메타버스 산업표준 마련 위한 기구(MSF) 발족
플랫폼 기업들뿐 아니라 반도체·게임사 등 메타버스 관련 기업 총망라
애플과 삼성, 알파벳, 아마존, 일부 유명 게임사는 불참해 ‘눈길’
MSF 측, “다양한 기업 참여 열려 있어 … W3C 같은 역할 할 것”
애플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메타버스 헤드셋 렌더링 이미지 [사진 제공=컨셉 디자이너 이안 젤보]
애플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메타버스 헤드셋 렌더링 이미지 [사진 제공=컨셉 디자이너 이안 젤보]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퀄컴 등 미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이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모인다. 메타버스 산업표준을 위한 포럼(Metaverse Standards Forum)을 발족해 업계 표준을 정하겠다는 취지다. 플랫폼 기업은 물론 반도체, 게임 등 다양한 관련 분야 기업들이 참여해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제조사인 애플과 삼성전자는 불참해 눈길을 모은다.

특히 애플이 올 연말이나 내년 메타버스 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애플이 결국 포럼에 참여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Reuters)는 현지 시각 22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막 태동을 시작한 메타버스 세계의 호환성을 높이고자 메타버스 산업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포럼(MSF)을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 세계라고 할 수 있는 메타버스가 명확한 기준 없이 사업자별로 구축되면 생태계가 ‘중구난방’으로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산업표준을 만들어 이를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플랫폼 기업부터 반도체, 게임 등 다양한 메타버스 관련 분야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은 물론,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과 같은 기존 기구들도 참여해 산업표준 마련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포럼 측은 밝혔다.

하지만 주요 제조사인 애플이 불참한 점을 두고 업계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올해나 내년 메타버스 관련 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은 주요 제조사이자 플랫폼 제공자로서 영향력이 커 일단 기기를 출시하면 메타버스 경쟁의 선두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ianancial Times)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 등 하드웨어 시장에서 애플의 경쟁자로 꼽히는 삼성전자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알파벳(구글)과 아마존도 일단 참여하지 않았고, 롭록스(Loblox)·나이앤틱(Niantic) 등 게임사와 샌드박스(Sandbox)·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등 암호화폐 기반 가상현실 플랫폼들도 빠졌다.

현재 관련 업계의 주요 기업이자 앞으로 메타버스 세계에도 당연히 참여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들의 불참을 두고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가장 유력한 해석은 포럼이 이제 막 구성된 단계이기 때문에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일부러 불참했다기보단 아직 의사결정 단계를 밟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며 “의도가 있다면 조금 더 지켜보자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포럼 측은 애플의 불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가 열려 있다”고 답변해 여지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의 불참이 단순히 시간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사회에서 메타버스 헤드셋을 시연하는 등 관련 기기 출시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업계의 산업표준 제정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이터의 관련 질문에 애플은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애플은 HTML5와 같은 웹 표준 마련에 깊이 관여해온 전례가 있어 새로운 산업표준에 관심이 없을 리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최근 애플은 메타버스에서의 3차원 콘텐츠 제공을 위해 픽사(Pixar)와 긴밀히 협력해 USDZ 포맷을 만들었고, 어도비(Adobe)에 포맷 지원을 두고 협업해왔다. 이러한 최근 움직임을 볼 때 애플 역시 메타버스를 유력한 미래 먹거리로 보고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만큼 애플의 불참은 특기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애플이 운영체제(OS)나 앱 플랫폼(앱스토어)처럼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시선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애플은 자신만의 생태계를 만든 경험이 있고,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다”고 설명하며 “이런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메타버스도 독립적으로 운영하려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애플의 OS와 앱스토어를 메타버스와 연계한다면 애플만의 생태계를 구축해도 상품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MSF 측은 과거 인터넷 초창기에 설립돼 웹 표준을 마련해온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처럼 포럼 역시 관련 기구와 기업들이 소통하는 장을 마련해 메타버스 세계가 ‘현실에 준하는 상호 호환성’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애플의 불참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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