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로봇·AI 도입 … “MS·구글·메타처럼 안전성·효율성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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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로봇·AI 도입 … “MS·구글·메타처럼 안전성·효율성 높일 것”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6.21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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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랩스, 로봇 스타트업 투자해 물류 혁신 도모 … “내년 2월 ‘각 세종’에도 도입”
-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많아 열 발생·화학 약품 사용으로 산업재해 빈발
- MS, 구글, 메타 등 AI 도입해 센터 관리부터 냉각까지 맡길 예정 … “사고 예방 목적”
- 건설 단계부터 디자인 반영 등 기대 … 폭염 등 자연조건 영향도 줄일 수 있을 듯
세종시 집현동에 들어설 네이버 데이터센터 조감도 [사진 제공=네이버]
세종시 집현동에 들어설 네이버 데이터센터 조감도 [사진 제공=네이버]

네이버, 스타트업 투자 통해 로봇·AI 개발 … “내년 2월 세종시 제2데이터센터에도 도입”

네이버가 내년 2월 완공될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로봇과 AI를 도입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내에 AI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고 있다. 건설 단계부터 AI와 로봇 사용을 디자인에 반영한다면 앞으로 폭염이나 폭우 등 자연재해의 영향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20일 세종시에서 네이버클라우드의 제2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의 상량식을 진행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를 비롯해 채선주 대외정책·ESG 대표,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및 시공사인 현대건설 관계자 등이 참석해 상량식을 기념했다.

특히 네이버 측이 당초 용인시에 계획했던 제2데이터센터 건립안이 주민 반발로 수차례 무산된 끝에 결국 세종시로 위치를 옮겨 공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날 상량식은 네이버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네이버의 제1데이터센터인 '각 춘천'보다 6배 이상 큰 규모로 설계돼 세종시 집현동 4-2 생활권 도시첨단산업단지 일대에 들어설 예정인 '각 세종'은 총면적 29만 3697㎡ 규모의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가 될 전망이다. 투입되는 예산 규모는 6000억원에 달해 기존 용인시 안의 4800억원보다 늘었다.

이번에 지붕을 올린 제2데이터센터는 규모 면에서뿐 아니라 기술 측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로봇과 AI 등 최첨단 기술이 채택돼 대규모 자동화 설비를 갖출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6일 네이버랩스 측은 물류센터에 특화된 로봇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에 후속 투자를 결정해 화제가 됐다. 네이버는 네이버 D2SF 시드 투자 후 지원해온 로보틱스 기술 스타트업 2곳에 후속 투자를 결정했는데, 내년 2월 완공될 ‘각 세종’에 이들의 기술이 차용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네이버랩스의 투자를 받고 있는 두 업체는 물류센터에 특화한 로봇 솔루션을 개발 중인 '플로틱'과 협동로봇의 안전성 분석 솔루션을 개발한 '세이프틱스'다. 이들은 AI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안전 진단 등의 기술을 활용해 물류센터 자동화에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당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서버가 최대 60만대 들어가는 '각 세종'에는 사람보다 컴퓨터가 많아 로봇이 꼭 필요한 공간"이라며 "서버를 나르고 적재하는 로봇이 필요하고, 자율주행 셔틀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터센터, 화학 약품 사용 많고 열 발생해 생각보다 ‘위험’ … “미국에선 산재 빈발”
MS, 구글, 메타 등 데이터센터에 AI 도입 결정 … “건설 단계부터 설계 반영, 자연재해 대비”

데이터센터는 얼핏 안전한 실내 시설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선 데이터센터는 365일 24시간 구동되는데, 항상 전기가 흐르는 공간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작업하게 되면 사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작업이 전자제품을 사용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또 데이터센터에서는 컴퓨터와 서버의 계속된 작업 과정에서 엄청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열을 식히기 위해 수랭식 냉각 장치를 사용한다. 이 수랭식 냉각 장치 내부를 살균 소독하기 위해 염소를 사용하는데, 역시 시설 규모가 커지면서 사고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메이든에 위치한 애플 데이터센터에서는 염소가스 누출로 노동자 5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염소는 열을 가하거나 기화되면 염소가스로 변하는데, 이 염소가스는 인간 호흡기나 피부에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설계 개선을 통해 과거보다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데이터센터는 위험한 작업 공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센터에서 산업재해 사건이 자주 발생하면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자동화가 빅테크 기업들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랩스의 투자로 스타트업 ‘플로틱’이 개발 중인 물류센터 특화 로봇 솔루션 [사진 제공=네이버 클라우드]
네이버랩스의 투자로 스타트업 ‘플로틱’이 개발 중인 물류센터 특화 로봇 솔루션 [사진 제공=네이버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등은 데이터센터에 AI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MS는 데이터센터 내에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가능성을 예측하고 안전 진단을 통해 경보를 울리는 AI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메타 역시 전력 소비와 냉각 상황, 공기 흐름 등을 분석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메타 측은 “극단적인 환경의 시뮬레이션을 AI에 제공하면 AI가 위험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비단 사고 예방뿐만이 아니다. AI 시스템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 비용 절감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 빅테크 기업들의 계산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정전 사고가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구글은 지난 2018년 계열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AI를 활용하면 전력 효율을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타와 MS 역시 전력 효율이 AI 도입의 큰 이유 중 하나임을 인정하고 있다.

건설 단계부터 AI와 자동화 시스템을 설계에 반영한다면 로봇의 동선 등을 고려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를 통해 폭염이나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높은 전력 사용과 계속된 기계 사용으로 가만히 있어도 몇 년이 지나면 노후화로 블랙아웃(정전)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AI로 전력 효율 등을 높이고, 공간을 확보해 구조적인 안전성을 높이면 재난에도 더 강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번 각 세종에 도입되는 AI와 로봇 역시 유사한 기능을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의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이 규모뿐 아니라 기술력 측면에서도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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