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고가 용선계약 논란... 소액주주 대표 "주주와의 소통·신뢰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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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고가 용선계약 논란... 소액주주 대표 "주주와의 소통·신뢰의 문제"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6.23 00:08
  • 댓글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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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 "짐(ZIM)의 경우 15척 용선에도 수주액보다 더 비싸...조선업계 수주 밀려 필요할 때 선박 확보 어려워"
- 구교훈 교수 "용선료 수준보다 14년 장기 계약이 문제...불황 오면 손해 볼 수도"
김경배 HMM 대표 [사진=HMM]
김경배 HMM 대표 [사진=HMM]

HMM(대표이사 김경배)이 최근 용선계약을 공시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용선료가 신조선가를 추월한 것이 문제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실적과 괴리된 주가하락과 함께 회사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해진데서 비롯된 소통과 신뢰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HMM, 20일 7700TEU급 컨선 2척 5249억원에 최대 14년 장기계약

앞서 지난 20일 HMM은 7700TEU급 컨테이너선박 2척을 5249억원(4억0880만 달러)에 용선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척당 용선료는 2억0440만 달러다. 

기간은 오는 2024년부터 2038년까지 14년(기본 12년+옵션 2년)의 장기계약이다. 

같은 날 조선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대표이사 홍문기)은 그리스 선주 나비오스로부터 7700TEU급 LNG(액화천연가스)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박 6척을 9400억원(7억2600만 달러)에 수주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척당 신조선가는 1억2100만 달러다.

업계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해당 선주는 HMM이 용선 계약을 체결한 회사와 동일 회사다. HMM이 지불하는 용선료가 HJ중공업이 수주 예정인 척당 조선 수주액에 비해 2배에 육박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소액주주들이 뿔났다. 

홍이표 HMM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회사 관계자에게 물어봐도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 배를 사는 가격보다 빌리는 가격이 2배가 넘는데도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 당장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보통 선박의 연령이 25년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주주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홍 대표는 "김경배 대표는 취임사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언급해 기대가 컸는데, 몇달이 지나도록 보여준 것이 없다. 투명한 경영도 없고, 소통도 없다"면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주들이 회사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HMM "짐(ZIM), 15척 용선하면서 단가 더 높아...과거 수준 해상운임 하락 가능성 낮아"

HMM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선주측 요구로 오는 24일까지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이번 용선 계약 단가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HMM 관계자는 이날 "미국 해운회사인 짐도 최근 같은 선주와 유사한 크기의 선박 15척을 용선하면서 오히려 더 높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회사가 손해보는 계약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용선한 선박은 2024년에 인도받을 수 있는데, 새로 건조를 하면 4년 넘게 걸릴 수도 있을 만큼 선박 건조 주문이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상운임이 과거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 환경규제로 인해 이중연료선박이 늘고, 그만큼 화물 선적 용량이 줄어든다. 선박도 연료도 비싸지고 있어 운임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용선 선박 2척도 환경규제를 감안한 LNG(액화천연가스) 이중연료 선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5일 발표된 HRCI(하우 로빈슨 컨테이너선 용선 지수)는 5598로 집계를 시작한 1997년 1월1일 기준치 1000에 비해 무려 5.6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구교훈 교수 "왜 용선료가 비쌀 때 장기계약 했나...경기 하락시 손해볼 수도"

해운 전문가는 현재 용선료 수준에 비해 계약 단가가 비싼 것은 아니라면서도, 사상 최고로 용선료가 비싼 시기에 14년 짜리 장기계약을 한 것은 의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구교훈(물류학 박사)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부 교수는 "현 시점보다는 향후 14년간 해운경기와 용선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서 예측되는 평균 용선료 수준과 과연 비슷한 수준인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며 "만일 현시점의 국제 용선료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면, 1년 단위의 단기 용선 계약이 더 낫다. 굳이 14년 장기 용선을 해야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만일 해운경기가 과거처럼 5분의 1토막이 날 경우, 지난 2016년 한진해운이 10년간 장기 용선계약에 발목 잡혀 지불해야 했던 과도한 용선료 수준과 다를 바 없다"면서 "해외 선주는 현재 용선료보다 약간 저렴한 수준에서 14년간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노다지를 캔거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팬데믹하의 초호황 해운경기는 예외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 과거 호황기, 침체기, 불황기, 회복기를 반복해온 해운산업에서 HMM이 고가의 고정 용선료를 무려 14년간 지불해야함으로써 장차 엄청난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해운업계 고위 임원도 "통상 용선은 3년에서 5년 정도를 하는데, 이렇게 비싼 용선료로 14년 짜리 장기 계약은 위험하다"며 "만일 2024년에 꼭 필요했다면 더 일찍 발주를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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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컨테이너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HMM]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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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2022-06-28 07:59:20
이것이 배임행위이다. 즉각 수사하라.

ENTJ 2022-06-25 11:41:13
해진공 산은 비리 수사하라

스트롸이더2 2022-06-25 11:01:29
팩트를 전하는걸 막는 무리들때문에 힘드실 기자님이 떠오릅니다.
과연 저 혈세를 통해 살려낸 기업에서 또.대놓고 돈 빨아먹으려는 실체는 누구일까요 . 해진공 김양수? Hmm 김경배?? 더 윗선이겠죠. 국부유출하는 무리들 반드시 걸러내야합니다. 그게 애국임을 느낍니다

해진공 2022-06-25 09:18:16
공기업의 지배 민간 기업에 대한 심각한 배임 행위, 혹은 국부 유출에 대한 직무유기와 도덕적 해이가 염려됩니다. 정부에서 이를 방치만 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강정묵 2022-06-25 04:27:57
기사 고맙습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