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美 의회에 서한 보내 “프라이버시법 지지” … 구글, 메타는 큰 타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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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CEO, 美 의회에 서한 보내 “프라이버시법 지지” … 구글, 메타는 큰 타격 예상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6.1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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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미국 상원과 양원 일부 의원들에 서한으로 지지 의사 밝혀
광범위한 개인정보 활용 금지 … “표적 광고 막는다”
광고 비중 높은 구글, 메타 등에 타격 예상돼 … “표적 광고 금지되면 광고주 떠날 것”
애플, ‘추적 금지 요청’ 이어 입법 로비로 경쟁사 압박 나선 듯
팀 쿡 애플 CEO [사진 제공=애플]
팀 쿡 애플 CEO [사진 제공=애플]

팀 쿡 애플 CEO가 미국 의회에 서한을 보내 계류 중인 프라이버시법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개인정보 활용을 제한하는 이번 법안의 내용은 사생활 보호를 강조하는 애플과 사용자의 정보를 활용해 광고를 하는 경쟁사들 사이의 입장 차이를 또 한 번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국 매체 인베스토피디아(Investopedia)의 보도에 따르면, 팀 쿡 CEO는 최근 미국 상원과 양원의 핵심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현재 미국 의회가 논의 중인 ‘프라이버시법(The American Data Privacy and Protection Act)’에 대한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서한에서 “애플은 고객의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왔으며, 연방 정부 차원에서 프라이버시 보호에 나서는 것에 적극 찬성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CEO는 또 “현재 양원에서 논의 중인 법안 초안의 내용에 크게 감명받았으며, 전체적으로 생각의 차이보다는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 더 많다”고 밝혔다.

팀 쿡 CEO의 서한은 상원과 하원의 소관 상임위원장 등 주요 의원들에게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법안은 모든 종류의 개인정보를 수집·처리·전환하는 일체의 행위에 적용되며,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의 감독을 받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해당 법안에서는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불필요하게 수집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또 사용자에게 개인정보의 수집 및 활용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도록 의무화하기도 했다.

프라이버시법은 ‘표적 광고’를 겨냥한 법안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법안에서는 표적 광고를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나타나는 온라인 광고”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와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나 다름없다. 두 기업 모두 광고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표적 광고를 통해 사업 모델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타와 알파벳 모두 이번 법안이 실제로 통과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표적 광고를 할 수 없게 되면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표시되는 광고만 할 수 있는데, 대다수의 광고주들은 이를 표적 광고에 비해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광고주들은 광고를 중단하거나 훨씬 낮은 광고비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큰 가치로 내세워왔고, 팀 쿡 CEO는 이를 경영전략의 일부로 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애플이 사용자가 직접 앱에서 ‘추적 금지 요청’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개인정보 보호에 나서면서 페이스북은 광고 수입 감소는 물론 주가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후 애플과 이 문제를 놓고 계속해서 대립하며 신경절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애플과 팀 쿡 CEO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인 동시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히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인 OS를 모두 생산하며 플랫폼(앱스토어)을 보유한 애플에 비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광고 비중이 높은 두 경쟁사가 구조적으로 취약한 문제를 일부러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CNBC 등 다수의 매체가 이번 법안이 애플보다 경쟁사에 불리하다는 분석을 이미 내놓은 가운데 법안이 실제로 통과될지, 통과된다면 현재 논의 중인 원안에 비해 얼마나 수정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메타와 알파벳이 애플의 로비에 맞서 어떤 대응을 보여줄지도 이목이 쏠린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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