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출장 '광폭 행보'...'광복절 특사' 여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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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출장 '광폭 행보'...'광복절 특사' 여론 재점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6.06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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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재판 불참 밝히고 유럽 출장...EUV 장비 쟁탈전 등 상황 급박
-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 주요 국가 방문···글로벌 생태계 구축
- '인피니온' 'NXP' 'ARM' 등 인수합병 논의도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유럽 출장길에 오르면서 '광복절 특별사면' 여론이 재차 점화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일 재판에서 해외출장으로 재판 참석이 어렵다는 불출석 이유서를 제출하며 글로벌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사면론'이 커지고 있다는 것.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중동 방문 이후 6개월 만에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차원에서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섰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 동맹'에서 확인됐듯이 반도체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국익 측면에서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7일부터 18일까지 11일간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지역을 방문하는 광폭행보에 나선다.

우선 이재용 부회장은 유럽 출장 기간 중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글로벌 업체다.

이재용 부회장이 과거 유럽 출장 당시 모습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EUV 장비 확보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TSMC는 미국, 일본 등 지역에서 파운드리 투자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1~2년 후 EUV 확보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EUV 공정을 도입하는 반도체 기업들이 늘면서 장비 쟁탈전은 뜨겁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에 이어 인텔까지 ASML로부터 EUV 장비를 공급받고 있다. 수요는 증가했지만 공급은 ASML에만 의존하고 있어 ‘공급난’을 우려하기도 한다. 인텔은 이미 ASML로부터 차세대 노광기인 ‘하이-NA 노광기’를 업계 최초로 공급받기로 했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은 유럽 출장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유력 M&A 후보로는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독일의 자동차·산업·전력용 시스템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영국의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ARM 등이 있다. 

이재용, 네덜란드 이어 독일 영국 등 방문...대규모 M&A 나선 듯

이재용 부회장의 유럽 출장 모습 [자료 사진]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네덜란드에 이어 독일에 들러 지멘스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공급망 생태계를 확고히 하기 위해 광범위한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 

지멘스는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첨단 공정에 설계자동화(EDA) 도구 등을 제공하는 업체다. 지난해 11월에는 △첨단 패키징 적격성 평가 △정전기 방전(ESD) 규정 △클라우드 기반 집적회로(IC) 설계 등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지멘스는 올해 2월 인텔의 파운드리 서비스 생태계에도 참여한다고 선언했다. 지멘스는 인텔에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설계·제작 등을 지원한다. 지멘스는 지난 2020년, IC 설계를 위한 배치·배선(P&R) 소프트웨어 개발 선두 업체 ‘아바타 인터그레이티드 시스템’을 인수했다. 지멘스는 2016년에도 지멘스 EDA의 전신인 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 업체 ‘멘토 그래픽스’를 인수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2년 2월, 지멘스 본사를 방문해 피터 뢰셔 CEO(최고경영자)를 만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10월과 2015년 10월에는 서울에서 조 케저 지멘스 회장과 회동했다. 당시에는 스마트공장과 차세대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의 인수대상 기업 중 하나인 '인피니온'은 1999년 지멘스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아울러, 업계에서느삼성전자가 영국의 'ARM’을 공동 인수할 가능성도 주목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ARM 인수에 관심을 보인 팻 겔싱어 인텔 CEO와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연구소장,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을 새로 선임하는 등 약 20명 가량의 임원급 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급 이상만 10여명에 달했다. 반도체연구소 안에 ‘차세대연구실’을 신설했다. 인사철이 아닌데도 대규모 인사에 나선 건 이재용 부회장이 수율 문제 등으로 위축된 내부 분위기 쇄신은 물론 글로벌 전략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사면론' 재계 경제단체 등 요청...윤석열 정부, 긍정적 검토 전망

한편,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 관련 글로벌 행보에 나서자 재계에선 8월15일 광복절을 앞두고 '특별사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자료 사진]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됐지만 취업 제한 논란으로 해외 경영 활동 등에서 제약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3일 사견을 전제로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최고경영진이 재판 때문에 제대로 경영할 수 없다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그래서 국민의 뜻에 따라서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6명의 경제단체장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만난 자리에서도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이 거론됐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 활발히 뛸 수 있도록, 현재 해외 출입국에 제약받는 등의 기업활동에 불편 겪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같은 기업인의 사면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재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친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광복절 특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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