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車톡] 수동 드라이브의 끝판왕, '도요타 GR86'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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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車톡] 수동 드라이브의 끝판왕, '도요타 GR86' 시승기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5.2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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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차라는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자동차입니다"

1:1로 드리프트 묘기를 보여주던 인스트럭터가 차량 미끄럼 방지(VDC,차체 자세 제어) 버튼을 끄면서 대시보드를 가리켰다. 일반적으로 보던 원형 계기판이 사라지고 막대그래프형 대시보드가 나타났다. 

"이걸 끄면 차가 미끄러져도 자세를 잡아주지 않아요. 이제부턴 마음껏 미끄러지라는(?) 의미죠. 이 막대 그래프도 차를 정말 좋아하니까 이렇게 표현하는 겁니다. 트랙 주행에 맞는 디자인인 거죠"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물을 뿌려 마찰력을 최소화 한 도로에서 도요타의 GR86은 피겨의 여왕 김연아처럼 우아하면서도 절제된 움직임을 마음껏 과시했다.

시대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옮겨가는 상황이 아쉬웠던 걸까. 도요타의 GR86은 온갖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존재다.

인제 서킷에서 수동 변속기 모델, 도요타의 GR86을 만나봤다.

 

Exterior | 날카롭고 대범한 외형 디자인...전반적인 균형미 물씬

GR86의 이미지는 날카롭다. 군데군데 들어간 각진 디자인과 컷팅 선이 대범하게 느껴진다.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직각삼각형 디자인의 헤드라이트와 사각 라디에이터그릴, 그리고 그 옆에 배치한 기역자 형태의 에어 인테이크로 가득 채워진 전면부는 미끈하면서도 탄탄한 이미지다.

유려한 곡선은 측면에서 도드라진다. 완만한 후드에서 전면 유리를 지나 후면부로 떨어지는 곡선은 차량이 멈춰있음에도 바람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투도어인 GR86은 전장이 4265mm로 상당히 짧다. 전반적인 균형미가 상당히 잘 잡혀 있어 안정감이 느껴진다. 전고는 1310mm로 스포츠카의 DNA가 느껴진다.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후면부에는 일자로 가로지르는 리어라이트가 무게중심을 낮춰 날렵해 보인다. 

잘 다듬어진 원형 머플러를 좌우 대칭으로 배치함으로써 강력한 퍼포먼스를 암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Interior | 운전자를 배려한 실내 디자인...승차 정원은 4명

운전석을 열고 차량에 탑승하면 낮은 시트 포지션에 감탄한다. 지면을 완전히 느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도요타는 GR86의 센터 콘솔 높이를 상당히 낮게 디자인 했다. 수동 기어를 조작함에 있어 팔꿈치가 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시보드는 수평 디자인을 유지했다. 운전자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런 세심한 배려가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지금의 도요타를 만든 것이다.

공조장치는 레버 방식을 적용해 직관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그밖에 성에 방지 및 에어컨 작동 버튼을 큼지막하게 은색 버튼으로 빼놓았다. 정말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게 느껴진다.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이 밖에도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내비게이션으로 인한 스트레스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차량에 탑승해 짐을 두려고 뒷자리를 확인하니 사람이 탈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GR86의 승차 정원은 4명이다.

짐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드라이빙을 시작했다.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Power Train | 단단한 그립감과 부드러운 서스펜션...핸들링 즐거움 최고

"4단, 자 이제 5단, 이제 6단!"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맞춰 기어를 바꾸자 조종하는 대로 민첩하게 차량이 반응했다.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핸들링은 묵직하고 바디 강성은 딱딱하면서도 서스펜션이 부드럽게 반응하기 때문에 승차감이 유쾌하다. 유연함 보다는 응답성에 집중한 모습이다. 타이어가 노면을 꽉 쥐고 놓지 않는 맛이 예술이다. 

코너링에서의 GR86은 억대 스포츠카 안부럽다. 낮고 균형잡힌 차체 덕에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림이 적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운전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기어를 바꿀 때 마다 차에서 전달되는 진동과 소리는 자동 변속기와는 차원이 다른 '묘미'가 분명히 있다. 어떻게 이 시대에 수동 변속 스포츠카를 출시할 생각을 했을까.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엔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 덧붙이자면, 2.4리터 자연흡기인 GR86의 엔진은 일반적인 직렬 엔진과는 달리 뱅크각(실린더와 실린더의 각도)이 180도다. 수평 구조 설계로 인해 엔진의 높이를 낮출 수 있었던 것. 
차량 무게에서 엔진이 15~2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엔진의 높이를 낮추는 것 만으로 차량의 무게중심을 상당히 낮춰 안정적인 주행감을 전달할 수 있었다.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기존 86 모델의 장점인 핸들링 및 주행의 즐거움은 그대로 살리면서 그동안 지적받았던 가속성능이나 인테리어 마감, 그리고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대거 탑재함으로써 또다시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올해 국내 판매 계획 물량인 100대의 예약이 모두 찼다.

일반 도로에서도 느낄 수 있는 '스포츠카 주행의 즐거움'을 GR86으로 만끽해 보는건 어떨까.

도요타 GR86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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