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 남상봉 KT 스포츠 사장, ESG 스포츠경영 앞장선 배경은?
상태바
[ESG 리더스] 남상봉 KT 스포츠 사장, ESG 스포츠경영 앞장선 배경은?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5.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KT 스포츠, 남상봉 사장 선임 후 ESG 스포츠경영 선언
- KT 위즈 구단과 경기장 내 일회용 컵 없애고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스타트업과 제휴
- 지구의날 이벤트로 자전거 이용 관객에 티켓 할인, 에코백·친환경 종이팩 생수 등 선물
-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홈런존 운영 … “홈런 칠 때마다 기부”
- 거리두기 해제로 관중 입장이 허용되며 다양한 이벤트 통해 친환경 실천 이어갈 계획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 조직 등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KT 스포츠가 국내 프로 스포츠 업계 최초로 ESG 스포츠경영을 선언하고 스포츠 분야 ESG 이슈 대응에 앞장선다. KT 스포츠는 이번 ESG 경영 선포로 환경 보호, 지역 상생, 페어플레이 정신 홍보 등에 나설 계획이다.

KT 스포츠가 이처럼 ESG 경영에 앞장선 데에는 기본적으로 최근 ESG 경영이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와 다양한 노력을 통해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모기업 KT의 경영 기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ESG라는 개념이 생소한 스포츠 분야에서 KT 스포츠가 선제적인 노력을 발표한 데에는 KT 스포츠 경영진의 과감한 판단과 투자 결정이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KT 스포츠 남상봉 대표이사 사장의 이력과 역할, 그리고 스포츠 분야에서의 ESG의 의미에 주목했다.

남상봉 KT 스포츠 사장 [사진 제공=KT]
남상봉 KT 스포츠 사장 [사진 제공=KT]

법조인·모기업 윤리경영실장 출신 … “전문성 있는 운영” 강조

남상봉 사장은 1963년 강원도 영월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2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검찰에서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와 인천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지낸 후 사직, 법무법인 명문 변호사 등을 거쳤다. 2013년 KT에 합류해 법무실장, 이어 2018년부터 윤리경영실장(부사장)으로 근무했다.
 
KT는 남 사장 임명 당시 “남 사장은 KT에 재직하면서, 전문화된 법무지원을 통해 KT의 미래성장 사업들이 지속 가능하도록 기여했고 기준 정립과 프로세스의 투명성 확보를 통해 윤리경영을 KT에 전사적으로 정착시켰다”고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남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야구, 농구, e-sports 등 프로 종목뿐 아니라 사격, 하키 등 아마추어 종목 팀을 운영 중인 스포츠 전문기업 KT 스포츠의 사장을 맡게 되어 막중한 사명감과 도전의식을 느낀다”며 “KT 위즈 등 각 종목 팀들의 전략적이고 전문성 있는 운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기력과 프로의식을 체질화시키고, 팬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드리는 국내 대표 스포츠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남 사장은 KT 스포츠의 5번째 CEO다. 2013년 4월 야구단 KT 위즈 창단과 함께 출범한  KT 스포츠는 야구단과 프로농구(KT소닉붐), e-스포츠(KT 롤스터), 아마추어 사격(KT 슈팅), 하키(KT 하키) 종목을 통합한 독립 법인으로 설립됐다.

남 사장 취임 이후 프로야구 KT 위즈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냈고, 유튜브를 비롯한 SNS 소통도 강화하며 다소 딱딱했던 기업 이미지를 대중적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법조인 출신으로 모기업에서 윤리경영을 책임졌던 만큼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윤리적 경영 등에 밝다는 평가다. 또 구현모 현 KT 대표가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모기업의 경영 기조도 KT 스포츠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한 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KT가 남 사장 취임 이전까지 스포츠계에서 ‘신참’ 느낌이 강했는데, 이제는 우승도 일궈내고 팬도 많아지는 등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지역 상생 등의 논의를 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성과에서 오는 ‘여유’ 덕분 아닐까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KT 스포츠, KT 위즈 중심으로 ESG 경영 공식화 … “친환경·지역 상생 리더로”

남 사장이 이끄는 KT는 스포츠 성적뿐 아니라 사회적 역할에도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KT 스포츠는 지난 3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수원특례시와 함께 하는 KT 스포츠 ESG 경영선포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수원시, 수원시 자원봉사센터, 아이쿱 생협, 트래쉬버스터즈, 수원시 소상공인 대표 등이 참석해 뜻을 함께 했다.

KT 스포츠는 이를 통해 ESG 경영의 일환으로 다양한 친환경 이벤트와 지역 상생 프로젝트, 페어플레이 정신 홍보 등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트래쉬버스터즈와의 협업으로 ‘다회용컵 사용 캠페인’을 시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KT 구단 사무실과 경기장 내 스카이박스, 기자실, 방송사 중계실에서 일회용 컵을 없앴다. 선수들의 얼굴과 친필 사인이 담긴 다회용컵도 굿즈로 제작해 판매하는 위즈어스 굿즈 캠페인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역 업체인 아이쿱생협과 함께 종이팩 생수를 선수와 팬, 기자 및 구단관계자에게 제공하여 경기장 내 플라스틱을 줄여나갈 계획도 소개됐다. 이를 통해 일회용품 절감 운동에 관중의 참여를 유도하고, 폐플라스틱으로 리사이클을 추진하는 등 그린 위즈파크 캠페인도 시행한다.

탄소중립 프로그램으로는 ‘위즈 카본 zero 데이’, ‘위즈파크 재생에너지(태양광) 활용’ 등을 시행한다. 지구의 날인 4월 22일에는 선수단이 친환경 유니폼을 착용하고 인증샷 이벤트로 관중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날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쳐 현장 티켓을 2000원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지역 상생에도 힘을 쏟는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특별 판매 부스를 운영하고, 소상공인들의 홍보를 지원하는 ‘위즈 패밀리’도 활성화한다. 야구단의 자산을 활용해 소상공인들의 매장을 홍보하며, 전통시장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동반 성장을 도모한다.

또한, 그동안 지속해온 나눔봉사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강화해 ‘위즈키즈 육성 캠페인’, ‘사랑의 마법사 캠페인’ 등을 진행한다. 연고지역 내 초·중·고 야구팀에 야구용품을 지원하고, KT그룹 봉사단과 협업해 수원시·익산시에 기부 활동도 추진하기로 했다.

스포츠 구단답게 스포츠 윤리의 본질인 페어플레이 정신에도 모범을 보이기로 했다. ‘위즈 페어 플레이’를 선언하고, 부패 방지 행동 강령과 윤리경영 가이드를 준수하겠다는 공식적인 약속을 하는 등 페어플레이 정신 실천에도 앞장선다.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홈런존을 운영해 의미와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KT 위즈파크 외야 중앙 스포츠펍을 홈런존 구역으로 지정해, KT 선수가 이 방향으로 홈런을 치면 기부금 1000만원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시즌 종료 후 적립금을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상생 프로그램인 위즈패밀리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인원 KT스포츠 경영기획실장은 "KT그룹 차원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스포츠단도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다회용컵 사용 캠페인은 관중석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일상회복으로 1000만 관중 시대 다시 눈앞에 … “ESG 의미 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해제되면서 관중들이 다시 경기장을 찾고 있다. 50인 이상 집합 장소이기 때문에 실외마스크 의무까지 해제되진 않았지만, 100% 입장과 경기장 내 육성응원, 음식물 섭취가 허용되는 등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8년 대표적인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 관중 수는 807만 명을 기록했다. 전해인 2017년 840만 명에 비해 감소한 수치로 당시에도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어진 코로나19는 2018년의 우려가 무색할 만큼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2020년에는 시즌 개막이 미뤄지고 무관중 경기가 시행되는 등 제약이 컸다. 이후 관중 입장이 일부 허용됐지만 10-50%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만 가능했다. 2021년에는 백신 접종자의 입장이 허용되며 상황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2020년 관중 수는 32만 명, 2021년에는 122만 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을 실감케 했다. 천만 관중을 바라보던 시절이 너무나 멀게 느껴졌다.

오미크론 확산과 백신 접종의 보편화로 코로나와 함께 일상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면서 한국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상당 부분 완화하거나 해제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프로 스포츠도 다시 관중 입장을 허용하며 팬들의 기대에 화답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KT의 스포츠 ESG 경영은 의미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불안감은 있지만, 관중 입장이 허용되며 구단 운영 자체는 코로나 이전처럼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관중들이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음식물도 섭취하고 응원용품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소비 활동을 함께 하기 때문에 환경 문제 같은 경우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의미가 있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는 일이 거의 매일 반복되기 때문에 이들이 사용하는 일회용품, 자동차 등 교통수단으로 인한 탄소 배출만 줄여도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이나 장비의 탄소중립이 물론 제일 중요하겠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친환경 운동에 앞장서는 것도 (하나로) 모으면 영향이 크다”며 “의식 개선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과의 절대 양 자체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일상회복으로 많은 이들이 모이는 행사가 많아지고 소비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필수로 자리 잡은 시대에 스포츠 경기처럼 많은 이들이 관람하는 이벤트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꼭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상생 등 지역·소상공인 지원도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있다.

또 스포츠가 가진 본연의 홍보 효과를 고려하면 각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스포츠 팀들은 모기업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 비해 이런 문제는 결정이 쉽다”며 “모기업인 대기업들이 ESG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프로 스포츠 팀들도 곧 KT의 행보를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SG 경영이 글로벌 트렌드로 확고히 자리 잡은 상황에서 KT 스포츠가 스포츠 분야의 ESG 경영에 선도적인 역할을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