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CJ ENM·일본TBS 손잡고 일본 콘텐츠 시장 공략 … “글로벌 IP 밸류체인 강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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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CJ ENM·일본TBS 손잡고 일본 콘텐츠 시장 공략 … “글로벌 IP 밸류체인 강자로”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5.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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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 ‘스튜디오드래곤 재팬’ 설립
일본 지상파 TBS·웹툰 제작사 샤인파트너스와 국내 웹툰 제작사 ‘스튜디오 튠’ 설립
일본 현지 드라마 시장 진출, 웹툰 IP의 영상화 본격 추진
웹툰 제작에서 영상화로 이어지는 ‘IP 밸류체인’ 강화 … “글로벌 IP 강자로”
네이버웹툰의 일본 계열사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와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로고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의 일본 계열사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와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로고 [사진 제공=네이버웹툰]

CJ와 손잡고 일본에 드라마 제작사 설립 … “웹툰-이북-드라마 꿰어낼 것”

네이버웹툰이 일본 콘텐츠 시장 진출을 위한 ‘광폭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CJ ENM과 협업해 일본 현지에 드라마 제작사를 설립한 데 이어 일본 방송사 및 웹툰 제작사와 손잡고 국내에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단순한 해외 시장 진출이 아니라 웹툰과 영상 콘텐츠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IP(지식재산권) 밸류체인’ 강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12일 네이버웹툰의 일본 계열사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LINE Digital Frontier)’가 CJ ENM 및 CJ ENM의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일본 현지에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신설될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은 네이버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이 공동으로 300억 원을 출자해 상반기 중 설립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의 해외 계열사가 한국 제작사와 연합해 현지에 드라마 전문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 사례라는 것이 네이버웹툰 측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웹툰은 일본에서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가 보유한 오리지널 IP의 드라마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은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의 IP 경쟁력과 함께 영상 콘텐츠 기획·개발부터 자금 조달, 프로듀싱과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 노하우를 보유한 CJ ENM 및 스튜디오드래곤이 협력함으로써 차별화된 프리미엄 콘텐츠로 일본 드라마 시장을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CJ ENM 드라마 일본사업 총괄 강철구 경영리더는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은 한국과 일본 양국 내 역량 있는 크리에이터가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교두보이자 경쟁력 있는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게이트웨이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OTT를 비롯한 새로운 채널을 타깃으로 프리미엄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지난 3월 일본 전자책 서비스 업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eBOOK Initiative Japan)' 인수로 일본 디지털 만화 플랫폼 1위에 올라선 데 이어 네이버가 또 한 번 일본 콘텐츠 시장에서 과감한 투자 행보를 보였다는 평이 나온다.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LINE MANGA)’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을 인수하면서 일본 디지털 만화 플랫폼으로는 최대 거래액을 보유한 1위 기업이 됐다. 특히, 라인망가는 아마추어 창작 공간인 ‘인디즈(Indies)’를 통해 일본 현지 작가를 발굴·육성함으로써 일본의 문화와 정서에 부합하는 오리지널 IP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일본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1913억 달러(한화 약 243조 4,815억원)로 세계 3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드라마 시장은 지상파 채널이 주도하는 내수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장르물 등 대작을 선호하는 글로벌 OTT 드라마 제작은 드문 실정이다. 이에 오리지널 IP 기반 프리미엄 드라마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이 네이버와 CJ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글로벌 OTT들이 국내 IP를 토대로 성공적인 콘텐츠들을 내놓았고, 웨이브와 티빙으로 대표되는 토종 OTT들도 비슷한 시도를 하며 국내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국내 시장이 어느 정도 레드오션이 되기도 했고, 제작 전반에 관련된 노하우도 쌓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블루오션인 일본 시장을 주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방송사·웹툰 제작사와도 콜라보 … “IP 영상화 노하우 전수받겠다”

일본 지상파 방송사의 IP 영상화 노하우를 배우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네이버웹툰은 일본 지상파 방송사TBS, 일본 웹툰 제작사 샤인 파트너스(SHINE Partners)와 함께 한국 내 웹툰 스튜디오 ‘스튜디오 툰(Studio TooN)’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3사가 설립하는 ‘스튜디오 툰’은 웹툰 전문 제작 스튜디오로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와 네트워크, 샤인 파트너스의 웹툰 제작 노하우, TBS의 영상화 제작 역량을 통해 오리지널 웹툰 제작과 영상화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5월 중 한국에 설립될 예정이며, 핵심 인력을 확보해 경쟁력 있는 작품들을 만들 예정이다.

TBS는 일본의 5대 지상파 방송국 중 하나인 TBS TV를 핵심으로 하는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보도·드라마·예능·스포츠·애니메이션 등 폭넓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TBS가 한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웹툰 원작 영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본에서도 웹툰이 핵심 원천 IP로 주목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합작법인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웹툰을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 등에서 연재하고, TBS가 이를 영상화해 일본 콘텐츠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은 TBS와 함께 콘텐츠 사업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일본 내 IP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스튜디오드래곤 재팬(가칭)’을 설립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샤인 파트너스 설립까지 밝히며 일본 콘텐츠 시장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콘텐츠 업계 ‘메이저 플레이어’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네이버웹툰의 포부다.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는 “웹툰은 콘텐츠 사업을 주도하는 원천 IP로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JV 설립을 통해 우수한 제작 역량을 가진 일본 TBS와 협업해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사키 타카시 TBS 사장은 “웹툰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TBS가 도전하게 되었다”며 “이 같은 도전에 글로벌 1위 웹툰 사업자 네이버웹툰과 함께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TBS의 영상 작품도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웹툰-영상 시너지 노린 ‘IP 밸류체인’ … “황금알 아닌 거위 좇는다”

네이버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IP 밸류체인’을 강화하려는 노력으로 보고 있다. 웹툰과 영상 콘텐츠를 활발히 오가는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한두 작품, 혹은 일본 시장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웹툰 IP, 방송 콘텐츠를 모두 포섭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일본이 글로벌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서 한국에 밀린 것은 앞서 네이버 측이 밝힌 것처럼 일본 콘텐츠 시장이 글로벌 트렌드와는 다른 일본만의 색깔을 강하게 띠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전문가는 “일본의 콘텐츠 시장은 일본만의 정서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하며 “(네이버가 일본 제작사들과 손을 잡은 것에는) 일본이 웹툰을 ‘일본식’ 드라마로 만드는 일본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점도 고려했을 것”는 의견을 내놨다.

국내 사업자(CJ)와 손잡고 현지 드라마 제작사를 설립하고, 일본 제작사(TBS, 샤인 파트너스)와 협력해 국내에 웹툰 스튜디오를 신설하는 것은 결국 IP 발굴과 영상화에 있어서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향후 이러한 노력이 일본이 아닌 북미와 유럽 등 다른 권역으로 뻗어나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얼마 전 DC코믹스와 협업한 사례처럼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의 사업자들과 협력할 계획이다”라고 언급했다.

웹툰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은 네이버가 IP 밸류체인을 위해 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웹툰 IP를 기반으로 큰 성공을 거둔 넷플릭스의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과 같은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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