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만나는 바이든, ‘美 반도체지원법’ 관련 삼성 지원 팩키지 주목
상태바
삼성 이재용 만나는 바이든, ‘美 반도체지원법’ 관련 삼성 지원 팩키지 주목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5.13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이든 美대통령, 22일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 … 이재용 부회장과 회동
‘반도체 전쟁’ 강조해온 바이든 … 반도체 공급망 협력·미국 현지 투자 부탁할 듯
삼성, 미국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으로 ‘화답’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반도체지원법’ 변수 … 삼성·TSMC 지원 요청
4월 12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반도체 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올려 보이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제공=AP 뉴시스]
4월 12일 백악관에서 진행한 ‘반도체 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올려 보이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제공=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기간 마지막 날인 22일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만난다.

취임 초부터 반도체 전쟁을 강조하며 중국과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시간을 쪼개 삼성을 방문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공급망 협력과 미국 현지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미국 상하원에서 논의 중인 반도체지원법과의 관련성도 주목되고 있다.

바이든, 삼성 공장 방문해 이재용과 회동 … “반도체 협력·현지 투자 요청할 것”

오는 20일부터 2박 3일간 한국을 방문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안내하며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공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핵심 생산 시설이다. 삼성은 현재 평택에 1공장 P1과 2공장 P2를 운영 중이다. P1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 라인이며, P2는 EUV(극자외선) D램과 6세대 V(버티컬) 낸드, 5나노급 EUV 기반 초미세 파운드리 제품 등을 아우르는 복합 생산 라인이다.

취임 초부터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원판인 웨이퍼를 손에 들고 기자회견을 했을 정도로 반도체를 강조하며 직접 챙겨온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강국’인 한국을 방문해 반도체 대표선수인 삼성전자를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방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에 반도체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협력을 강조하고, 미국 현지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미국 대통령이 외국 기업을 만나는 것에는 투자 유치 외 다른 이유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하며 “이번 방한도 당연히 이런 맥락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텍사스 공장 신설로 투자 확대 약속한 삼성 … 반도체지원법은?

삼성전자도 바이든 행정부에 화답했다. 삼성은 지난 3월 미국 텍사스 테일러 시에 170억 달러(20조 5819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가동 중인 공장에 더해 텍사스에 추가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삼성전자의 투자에 감사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반도체와 관련한 백악관 회의에 삼성을 참석 대상으로 포함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묘한 긴장을 만들어내는 변수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지원법’이다. 현재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미국경쟁법(America Competes Act)’, ‘미국 혁신과 경쟁법(USICA)’이라는 이름으로 논의 중인 이 법안들은 미국 첨단산업 지원과 공급망 개선을 위해 정부가 보조금을 지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패권을 강조하며 법안 통과를 계속적으로 요청하는 가운데, 공화당의 협력 여부가 최종적인 법안 통과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아직까지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의회에서 양당의 합의와 행정부 의견에 따라 지원 대상 등 핵심적인 내용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때문에 인텔로 대표되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 삼성, TSMC 등 외국 기업들이 미국 당국을 상대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파운드리 사업을 재개하며 삼성으로부터 반도체 세계 매출 1위 탈환을 노리는 인텔은 해당 법안이 미국 기업만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와 TSMC는 미국 현지 투자를 근거로 들어 “본사 위치만으로 보조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미국 의회와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두 기업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해당 법안에 ‘외국 기업을 배제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지적하며 “삼성과 TSMC의 미국 현지 투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요구와 지원으로 이뤄진 만큼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지원 법안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이들을 제외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를 중국과의 경쟁 구도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 문제 역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전혀 가시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무슨 법이든 의회 논의라는 과정 자체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언급하며 “삼성과 TSMC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TSMC가 계속해서 공개 서한 등으로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서도 관련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방한이 미국과 한국 모두에 만족할 만한 답을 가져다줄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