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학 창업주 떠난 아워홈...남매 경영권 분쟁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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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학 창업주 떠난 아워홈...남매 경영권 분쟁 향방은?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2.05.13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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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 93세로 별세
이재현·이부진 등 범삼성가,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문 행렬
구지은·구본성 '남매의 난' 향방 눈길...공동경영 전망도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이 지난 12일 별세한 가운데 자녀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간 경영권 분쟁이 어떤 향방을 보일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부친 별세와 함께 분쟁이 가속화될 것이란 의견과 함께 ‘공동경영’ 방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워홈 구자학 회장이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아워홈 제공]
고[故] 구자학 아워홈 명예 회장이 직원과 대화를 나누던 모습.
[사진=아워홈 제공]

아워홈 창업주, 구자학 명예회장 93세로 별세

범 LG가 식자재 공급업체 아워홈 창업주 구자학 회장이 향년 92세로 지난 12일 별세했다. 구 회장은 해군 장교 출신으로 삼성가 이숙희씨와 결혼해 삼성과 LG그룹 양쪽에서 경영 경험이 있다. 그는 1973년 호텔신라 사장을 시작으로 럭키(현 LG화학) 대표이사, 금성사(현 LG전자) 대표이사,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 부회장을 거쳐 2000년 LG유통에서 분사한 아워홈 회장으로 취임했다.

구 회장은 20여년간 아워홈을 이끌면서 취임 당시 연매출 2125억원에 불과하던 아워홈을 현재 1조7400억이 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식품 맛과 서비스뿐 아니라 제조와 물류 전 과정에 깊게 관여했을 만큼 아워홈 경영에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은 지난 12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열렸다. 유족은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먼저 도착해 조문을 준비했고 구미현씨와 구명진씨가 뒤를 이었다. 장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은 오후 2시10분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2시부터 조문이 시작되고 범삼성가 인사들이 먼저 빈소를 찾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조화를 보냈다.

이외에도 구 회장의 조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사위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빈소를 지켰다. 아워홈 전신이 LG유통인 만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 구본걸 LF회장을 비롯해 조주완 LG전자 사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허창수 GS건설 회장 등 범LG그룹 조화도 속속히 도착했다.

구지은·구본성 ’남매의 난’… 경영권 분쟁 향방은?

구자학 명예회장의 별세와 함께 이른바 ‘남매의 난’으로 불리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간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주목된다 창업주의 별세와 함께 분쟁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극적인 화해를 통해 ‘공동 경영’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는 구자학 명예회장이 일찌감치 자녀들에게 지분을 분배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도화선이 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구자학 회장은 4남매 중 구지은 부회장을 후계자로 키웠지만 2016년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경영에 뛰어들면서 남매 간 다툼이 시작됐다.

구지은 부회장은 경영권 탈환을 위해 2017년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지만 구미현씨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등 사회적물의를 일으키면서 2021년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에 성공했다.

이에 구본성 전 부회장이 전 지분 매각과 함께 남매의 난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돌연 구미현씨와 지분 동반매각을 밝히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새 이사 48명 선임을 위해 지난 4월 구미현씨 지분과 함께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구미현씨는 주총소집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지분 매각 의사는 철회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지은 부회장이 20.67%, 구명진씨가 19.60%, 구미현씨가 19.2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구미현씨가 캐스팅보트(casting vote)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구본성 전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간 경영권 분쟁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친의 별세가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편에서는 창업주 별세와 함께 분쟁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친의 별세가 극적 화해의 계기가 되면 ‘공동 경영’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구미현씨와 지분 공동매각이 현실화된다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면서 구분성 전 부회장, 구지은 부회장 양쪽 모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구지은 부회장은 구미현씨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유인하거나 구본성 전 부회장과 ‘공동경영’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13일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은 양쪽 모두에게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며 “가능성은 적지만 구지은 부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간 공동경영 체제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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