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로 코로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타격 … 애플, 삼성전자 등 공장 피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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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로 코로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타격 … 애플, 삼성전자 등 공장 피해 ‘고민’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4.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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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으로 상하이에 이어 시안 봉쇄
시안에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입지 … 전체 물량 40%
생산 멈추고 물류 차질 이어지면 반도체 대란 다시 올 수도
올 연말까지 정책 변경 없을 듯 … 제조업체들 대응 고심
▲ 지난 10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마스크 상자 등 보급품을 운반하고 있다. [사진 제공=AP 연합뉴스]
▲ 지난 10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마스크 상자 등 보급품을 운반하고 있다. [사진 제공=AP 연합뉴스]

중국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 … 애플, 삼성 등 타격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상하이와 시안·정저우 지역까지 봉쇄되면서 이 지역의 공장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씨를 말리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라 강력한 봉쇄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경제 수도 상하이와 산시성 시안, 허난성 정저우 등지에 락다운(봉쇄령) 조치를 내렸다. 세 지역의 인구를 합치면 5000만명이 넘는 데다 시안에는 삼성 전체 물량의 40%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정저우에는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이 자리하고 있어 사회경제적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는 지난달 28일부터 봉쇄됐고, 시안(이달 17일)과 정저우(이달 15일)도 이달 중순 봉쇄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러한 강력한 봉쇄정책에도 중국 내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어 정책의 여파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 4개 발전 지역 및 4개 중점 육성 분야 [자료 제공=SEMI]
중국 반도체 산업 4개 발전 지역 및 4개 중점 육성 분야 [자료 제공=SEMI]

현지에 공장을 운영 중인 제조업체들은 필수인력 외 재택근무나 기숙사 입주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정밀 장비를 운용하고 제품을 철저히 검수해야 하는 반도체 사업 특성상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작업이 많아 생산에 지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직원들의 출퇴근이 제한되면서 물류, 운송 등 영역도 마비되었기 때문에 소재나 생산분의 이동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당장 상하이 지역의 애플 협력업체인 페가트론, 광다컴퓨터, 허숴 등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경우 일단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봉쇄가 길어지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를 비롯해 이들 공장에 소재나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수출업체들도 줄줄이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 생산·소비 동시 침체 … ‘반도체 대란’ 악몽 재현

영향은 객관적인 지표로도 나타난다. 중국의 3월 산업생산 자료를 보면 반도체는 5.1%, 자동차는 4.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하이 등 생산 거점 도시들이 봉쇄에 들어간 4월에는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공급망이 막히며 제조업 전반의 생산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강력한 봉쇄정책의 여파는 소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세계 최대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이기도 한 중국이 세계 경제에 주는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지역에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중국 내수 시장의 침체도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8%로 올해 목표 성장률 5.5%에 크게 못 미쳤고, 실업률 역시 3월 기준 5.8%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일상회복이 추진되면서 한풀 꺾였던 반도체 공급 대란이 다시 심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세 번째 연임이 확정될 10월 당대회까지는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봉쇄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상황이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 경제에 큰 피해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서 아이폰에 이르는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시키기 시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제조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 편중돼있던 생산 거점 중 상당수를 인도와 동남아로 이전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오랫동안 생산기지의 역할을 담당해온 중국만큼의 인프라나 내수 시장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이 생산 거점 중 인도의 비율을 계속 높여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엔 중국 외에도 국내 구미 사업장과 베트남, 브라질, 터키 등지에서 분산해 생산하고 있어 코로나19의 피해를 상대적으로 덜 입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반도체 사업은 집적이익이 크고 정밀공정의 비율이 높아 함부로 분산하거나 이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어떤 사업이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당장 이번 중국의 봉쇄정책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을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반도체 대란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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