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만에 탄약지환통 바뀐다...친환경 지환통 개발 7년만에 빛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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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만에 탄약지환통 바뀐다...친환경 지환통 개발 7년만에 빛 봐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4.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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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기물 처리 비용 연간 3억원 절감할 수 있게 돼"
47년만에 교체되는 신형 탄약지환통의 모습 [사진=00지환]

50여년만에 육군에서 사용하는 탄약지환통이 처음으로 바뀐다. 수류탄이나 포탄을 보관하는 탄약지환통은 화약이 습해지면 안되기 때문에 방수가 중요한데, 기존 지환통은 역청(아스팔트)를 방수제로 사용했기 때문에 산업자원부에서는 이를 폐기물로 지정해 재생이 안됐다. 

새로 사용할 탄약지환통은 역청대신 파라핀을 이용하기 때문에 원심분리를 통해 종이와 파라핀을 분리할 수 있어 재생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이다. 

이 제품은 A업체가 7년전인 2015년 파라핀을 이용한 친환경 지환통 개발에 성공해 많은 노력 끝에 지난달 국방정책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기존 역청 지환통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친환경 탄약지환통을 개발하고도 7년이나 걸린 데는 기존의 탄약지환통이 국방규격과는 상관없이 워낙 오랜 기간 사용돼왔기 때문이라고 군관계자는 추측했다. 

하지만 기존 지환통의 처리 예산이 워낙 부족해 여러 부대에서 폐기하지 못하고 부대안에 야적한 지환통들이 적지 않다고 개발 관계자는 지적했다. 

친환경 지환통을 개발한 주역이기도 한 육군 고급 장교 출신의 A업체 임원은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산업부에서 폐기물로 지정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탄약지환통을 소각 처리했다. 하지만, 폐기물 지정 이후에는 소각을 할 수 없어 탄약지환통이 잔뜩 쌓여있는 부대도 많다"면서 "소각예산이 있지만, 실제 수요에 비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지환통의 폐기비용은 최근 톤당 약 28만원 정도"라며 "반면 친환경 지환통은 재활용 판매시 톤당 13만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톤당 약 40만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한다. 이는 연간 3억원 규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이번에 처음으로 지환통을 바꾸는 것이지만, 미군은 이미 이같은 문제로 여섯번이나 탄약지환통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기존 국방규격은 지환통에 역청을 바른 크라프트지(紙)가 안팎으로 두장 들어가도록 돼 있다. 이는 처음 국내에서 탄약지환통을 생산할 당시 미군들이 사용하던 탄약지환통의 규격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1973년 처음 국내에서 개발해 생산한 지환통에는 크라프트지가 1장만 들어간 채로 국방규격과는 상관없이 생산해서 사용해온 사실이 지난해 밝혀진 바 있다. (뉴스투데이 2021.9.7 "[방산 이슈 진단 (55)] 탄약지환통 규격 현실에 맞게 개정하고 개발 완료된 ‘친환경 지환통’ 활용해야", 김한경 기자)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의해 공개되고, 친환경 탄약지환통이 필요했기 때문에 방위사업청 지난 1월10일 탄약 지환통 국방규격 제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10차 방위사업협의회에서 검토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육군 탄약사령부는 2013년1월부터 개발을 추진해 2015년5월 개발된 ‘친환경 지환통’에 대한 국방규격도 이미 만든 상태다. 

결과적으로 제품개발과 국방규격은 이미 7년전에 완료했는데도, 실제 도입에는 7년의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했던 셈이다. 국방물자 조달에 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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