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기사회생 두산중공업, 에너지 솔루션 기술 개발로 지속가능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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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기사회생 두산중공업, 에너지 솔루션 기술 개발로 지속가능성 높여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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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초자산 투자 멈추고 지배구조 투명하게 해야...EU택소노미 원전 포함으로 수주가능성↑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두산중공업 박지원 대표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박지원 대표 [사진=두산중공업]

두산重, 에너지 기술로 지구의 지속가능성 높인다... '에너빌리티'로 개명 예정

두산중공업이 오는 29일 이사회 결정을 거쳐 약 22년만에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을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에너빌리티는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합성어"라고 설명했다. '2050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은 이제 모든 국가의 절대 명제가 됐다. 

두산중공업은 1962년 정인영 회장이 현대양행으로 시작했다. 대우그룹에 인수되면서 한국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꿨고, 이후 공기업으로 변신했다가 지난 2001년 두산그룹에 인수되면서 현재의 두산중공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자회사였던 두산건설이 건설경기부진으로 어려워진데다 좌초자산인 석탄발전에 과도한 투자를 한 끝에 2020년 심각한 재무위기를 겪었고,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조원 규모의 긴급차입금지원 덕분에 겨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87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1조2836억원, 당기순이익은 6458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28일 23개월만에 긴급차입금 3조원을 모두 상환했다.

길고도 사연 많은 역사만큼 사업분야도 다양하지만 주력은 에너지 사업이다. 기존의 화력, 원자력, 수력 발전사업과 함께 가스터빈,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차세대 에너지 솔루션까지 망라한다. 그외 소재, 플랜트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윤석열 1호 공약은 '원전 강국'...한전도 살리고 한국도 살리고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윤석열 당선인의 첫번째 공약은 '원전 강국' 재건이다.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최재형 국회의원과 함께 윤 당선인은 원전 관련 수사로 공직에서 물러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원전 학계와 업계에서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 스스로도 지난 16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공식화했다. 

올해 16조원에서 20조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되는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말 부채가 146조원이다. 예상대로라면 올해 말에는 부채 규모가 16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기존원전을 계속 가동하고 신규원전을 건설로 한전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에 기여한다면 두산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사업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한전에 공급하는 발전단가는 평균 발전비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원전이 활성화되면 한전도 살고, 국내 제조업 전반의 기후위기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U, 그린 택소노미에 원전 포함해 해외수주에도 청신호

특히, 유럽연합(EU)이 지난달 원전을 녹색분류체계(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결정을 함으로써 동유럽을 비롯한 해외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더구나, EU는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던 석유와 가스수입을 멈추거나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또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 부각도 원전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전 학계와 업계는 지난 5년간 원전생태계가 망가지고 경쟁력이 훼손된 점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학계에서는 이미 개발된 KPR1400의 뛰어난 경쟁력과 한창 개발 중인 3.5세대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의 성공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두산그룹 오너家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은 숙제로 남아

두산그룹 오너가문의 경영방식은 다소 독특하다.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런 방식에 대해서는 다양성의 관점에서 일리가 있다. 

하지만, 거듭되는 유상증자로 자본시장에서는 상당히 신뢰를 상실한 것도 사실이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정부의 법과 제도도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만큼 과거의 악습을 더 이상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2020년 경영위기에 처했던 상황을 잊지 말아야 한다. 좌초자산인 석탄발전에 무모하게 투자했다. 기후솔루션 등 여러 환경단체의 지적을 좀 더 빨리 받아들였다면 위기를 겪지 않을 수도 있었다. 

두산그룹 오너들은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였던 두산건설의 재무적 위험을 간과했다. 국내재벌기업집단이라면 건설사 없는 곳을 찾기가 어려울 만큼 아무렇지도 않게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를 자회사로 두면 주력사업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건설사가 있으면 편하게 비자금을 만들 수 있고, 로비만 잘해도 큰 돈을 버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크고 주력사업에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점도 잊으면 안 된다. 

지난 18일 두산건설의 상장폐지로 일단락됐지만, 주력사업인 에너지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신설한 ESG경영 전담 팀 '크레도ESG'가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과감하게 지적하고 실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박정원 회장이 그룹의 사활을 걸고 부활시킨 두산중공업의 미래는 한층 더 지속가능할 것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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