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애플·기아·BMW, '소리'에 집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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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애플·기아·BMW, '소리'에 집중하는 이유는?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2.24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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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디지털 악기 무브.먼트 공개...차량 내 다양한 사운드 제작에 활용
- A.G Cook, 애플 제품 만으로 애플 창립 45주년 기념영상 제작
- 애플, 2024년 애플카 생산...애플카 조작音 기대감↑
- BMW, 브랜드만의 전기차 소리 제작...차별화 전략 내세워
페라리 296 GTB [사진=페라리 홈페이지]

전기차 시대가 성장함에 따라 기업들이 '소리'에 대한 마케팅을 이어 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내연기관의 엔진음이 사라지면서, 배기음 뿐만 아니라 전기차에서 재생할 수 있는 다양한 소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리와 관련된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는 시동을 건다기 보다 전원을 켜는 것에 더 가깝다. 돌려야 하는 엔진이 없어서다. 전기차가 너무 조용해 보행자들이 인지하기 어려워 위험할 수 있다는 여론이 일자 각국의 정부는 소리없는 전기차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상의 배기음을 발생하도록 법으로 정한 상태다. 

[사진=BMW USA 유튜브 캡쳐]

유럽연합(EU)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시속 20㎞ 이하로 주행할 때 56㏈ 이상의 가상 엔진소음을 내도록 한다. 미국은 시속 30㎞ 미만에서 배기음을 발생하도록 한다. 한국도 시속 20㎞ 이하로 운행하는 전동화 차량은 속도에 따라 최대 75㏈ 미만의 경고음을 내도록 규정한다.

전문가들은 전기 배기음이 필수 요소인 만큼 전세계적으로 '사운드 마켓'이 발달하고 있으며, 앞으로 성장가치가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브랜드의 개성을 집약시켜 소비자의 마음에 각인시키는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디오 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소리라는 시장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지녔다. 자동차에 배기음이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대신할 사운드는 곧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자리잡게 된다. 그 시작점인 상황"이라며 "내연기관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소리와 경험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기음을 비롯해 전기차와 관련된 소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가상 배기음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340억 달러(약 38조1004억원)에서 오는 2025년 2140만 달러(약 239조8084억원)까지 확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BMW·포르쉐, 전기차 전용 소리 제작 '집중'

한스 짐머가 BMW의 전기차 iX에 들어갈 전기차 전용소리인 ‘BMW 아이코닉 사운드일렉트릭' 제작과 관련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BMW USA 유튜브 캡쳐]

BMW는 작곡가 한스 짐머와 계약을 맺고 전기차 전용소리인 ‘BMW 아이코닉 사운드일렉트릭’을 제작했다. BMW 아이코닉 사운드일렉트릭은 플래그십 전기차 SUV iX와 스포츠 쿠페 모델 i4에 탑재했다.

포르쉐 타이칸은 주행속도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변하는 ‘E-스포츠 사운드’를 적용했다. 기존 전기차가 고속주행 시에도 정숙한 느낌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면, 타이칸은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는 걸 운전자가 소리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E-스포츠 사운드는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가 트랙을 주행할 때 내는 소리를 녹음한 후 변주해 만들었다.

 

소리에 브랜드 정체성 담은 애플...2024년 애플카 사운드 '주목'

'소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중 하나는 브랜드 정체성과 소리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다. 이를 잘 알고 브랜드에 녹여낸 대표적인 브랜드는 바로 '애플'이다.

"눈감고 음악만 들어도 애플 광고인걸 안다"

애플은 브랜드의 정체성인 '단순함'을 광고에서도 구현함으로써 브랜드 철학을 명확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복잡한 대기업형 프로세스를 단순화 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는데, 이는 업무 프로세스는 물론 제품, 기능, 패키징에 이어 마케팅에도 적용했기 때문이다.

영국 싱어송라이터 A.G Cook이 애플출시 제품들의 실제 사운드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드는 모습 [사진=애플 유튜브 캡쳐]

지난해 애플은 영국 싱어송라이터 A.G Cook에게 45년 동안 출시된 애플 출시 제품들의 실제 사운드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를 Unleashed 이벤트 오프닝 영상으로 사용했다.

애플 제품이 여러 형태로 작동할 때 나오는 단순한 소리들이 이질감 없이 화음을 이루면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영국 싱어송라이터 A.G Cook이 애플출시 제품들의 실제 사운드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드는 모습 [사진=애플 유튜브 캡쳐]

2024년에 애플카가 나온다는 전망과 함께 애플카에 삽입될 다양한 소리에도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다. 

오디오 업계 한 전문가는 녹색경제신문에 "애플은 애플뮤직을 통해 다양한 음원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음악의 트렌드, 소비자의 취향 등에 대한 데이터 분석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애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집약체인 '애플카'는 단순 모빌리티 개념을 넘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할 요소로 가득 찰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자연의 소리 담은 디지털 악기 'move.ment' 공개

기아가 공개한 디지털 악기 'move.ment' [사진=기아 홈페이지]

소비자가 또다른 형태의 소리로 재창조 할 수 있도록 소리의 기본 소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도 있다. 바로 기아다.

기아는 최근 자연의 소리 담은 디지털 악기 'move.ment'를 공개했다.

기아는 'move.ment'로 차량 알람 등을 비롯한 차량 내 다양한 사운드 제작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웰컴 사운드, 안전벨트 알람 등 6개의 차량 알람 소리도 'move.ment'를 통해 만들어졌다.

move.ment는 전세계 각지의 자연의 소리를 담아 제작됐다. 홈페이지에는 현재 8개의 음원을 공개했다. [사진=기아 홈페이지]

기아는 저명한 신디사이저 전문가 '아서 졸리'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자연의 소리를 수집해 공개했다. 청계천의 물소리, 사하라 사막의 바람 소리, 스코틀랜드 해변의 파도 소리, 아마존 우림의 산새 소리와 숲 소리를 비롯해 천둥, 온천, 밤의 숲 등 총 8가지의 자연의 소리를 담았다.

기아 관계자는 "고객이 일상 속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디지털 악기 'move.ment'를 마련하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기아와 함께 고객의 삶에 영감과 여유를 선사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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