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재용·정의선·구광모 'AI 전쟁'에 최태원 참전...최태원, SKT 회장 겸직 "글로벌 AI 컴퍼니"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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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이재용·정의선·구광모 'AI 전쟁'에 최태원 참전...최태원, SKT 회장 겸직 "글로벌 AI 컴퍼니" 목표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2.24 0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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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AI·반도체 등 240조 투자...가석방 후 첫 해외출장, 캐나다 AI 센터 방문
- 정의선, AI연구소 설립 추진...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AI 기술 확보
- 최태원, AI 반도체 '사피온' 글로벌 진출...AI 비서 '아폴로' 등 출시
- 구광모, 취임 이후 AI에 집중...초거대 AI 생태계 이종산업간 협력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직을 맡아 미래 먹거리 AI(인공지능)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총수들의 총성없는 'AI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며 "미등기 회장으로 보임되는 만큼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근본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2일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AI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SK텔레콤 회장직을 맡는 것을 놓고 숙고해왔으며, SK텔레콤 사외이사 등 이사회 구성원들과 사전에 만나 의견을 구한 결과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이 'AI 전쟁'에 나서면서 이재용, 정의선, 구광모 등 4대 그룹 총수가 4인 4색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회장이 미등기 회장이 되더라도 SK텔레콤의 일상적 경영활동은 전문 경영인인 유영상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이 담당하고, 주요한 의사 결정도 김용학 의장을 비롯한 이사회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이사회에 참여하며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또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경우 미등기 회장을 맡고 있다. 보수는 SK㈜와 SK하이닉스로부터 받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직을 맡기로 한 것은 "회사의 전방위적 혁신을 이끌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AI 컴퍼니'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라는 게 SK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그룹의 ICT 계열사와 함께 'SK ICT 연합'을 꾸리고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새로운 AI 비서 '아폴로'(가칭), 스마트폰에 캐릭터 아바타를 창조해 AI 비서처럼 사용하는 서비스 '아이버스'(AI+메타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 우선 이들 사업 및 서비스가 기존 계획에 맞춰서 해외 및 국내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이후 첫 해외 출장을 떠나며 가장 먼저 캐나다에 있는 삼성전자 AI 센터를 방문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뉴삼성'을 향한 본격적인 경영행보를 앞두고 AI와 관련한 사업 구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북미 출장 중 구글 CEO와 만났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한국 AI총괄센터 이후 2018년에 세계 주요 국가에 AI센터를 설립해 AI기반 차세대 통신·디스플레이 및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 AI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다. 삼성전자는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과 미국의 뉴욕·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러시아 모스크바의 AI센터에 국내 AI 총괄센터까지 총 7곳의 AI 연구센터를 두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AI 분야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등을 포함, 반도체, 바이오 등 전략 분야에 240조원 규모의 역대급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등에 대한 AI 기술을 적극 챙기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최첨단 상품의 경쟁력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며 "우수인재가 있는 곳에 AI 연구소를 설치해 관련 분야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개방형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이스라엘의 AI 기반 모빌리티 솔루션 스타트업인 ‘UV아이(UVeye)’에 전략 투자자로 참여했다. 기밀 유지 계약에 따라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현대차가 총 유치금 4400만 달러(한화 약 440억원)의 절반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018년 회장직에 오른 이후 AI 분야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AI를 챙기고 있다

LG는 지난 2020년 LG AI연구원을 출범한 데 이어 지난해 초거대 AI 개발에 11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구글 출신의 AI 석학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를 LG AI연구원의 핵심인재로 영입했다. 또 서울대와 캐나다 토론토대 등 글로벌 AI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LG AI연구원은 22일 다양한 산업 분야의 국내외 13개 기업이 모인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Expert AI Alliance)'를 발족하며 글로벌 초거대 AI(인공지능) 생태계의 본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는 이종산업간 협력을 위해 IT∙금융∙교육∙의료∙제조∙통신 분야 국내외 대표 기업이 모여 구성한 첫 민간 연합체로 ▲구글(Google) ▲우리은행 ▲셔터스톡(shutterstock) ▲엘스비어(Elsevier) ▲EBS ▲고려대학교의료원 ▲한양대학교병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3개사가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AI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총력 체제에 나선 만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비대면 온라인 시장이 대폭 확장됨에 따라 'AI 전쟁'의 결과는 향후 4대 그룹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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