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마케팅비 치솟고 있지만...효과는 '그닥'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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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마케팅비 치솟고 있지만...효과는 '그닥' 이유는?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02.17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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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향력 커지며 마케팅비 치솟아
인플루언서 마케팅 역풍 맞는 사례도 존재
기술력 중요...P2E 신시장서 두각 드러내야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

유튜브, 트위치 등 게임 콘텐츠가 생산되는 플랫폼이 다양화되며 게임기업들 역시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통로가 많아졌다. 이 과정에서 마케팅비가 치솟고 있는데, 마케팅에 투자되는 비용에 비해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지나치게 높아진 마케팅비가 게임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례로 엔씨는 지난해 '블소2', '트릭스터M' 등 신작 흥행 실패에도 불구하고 매출 2조3088억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마케팅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지난 2020년보다 54.51% 감소한 3752억원을 기록했다. 엔씨가 지난해 마케팅에 투자한 비용은 2020년보다 122% 증가한 2826억원에 달한다.

엔씨 이외에도 수많은 게임기업들이 높아진 마케팅비로 인해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생 게임기업의 경우 자체 마케팅만으로는 신작 게임을 홍보하기 어려워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마케팅비가 게임 개발비를 뛰어넘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뒤 오히려 역풍을 맞는 사례도 존재한다. 일부 인플루언서의 경우 게임사의 협찬을 받아 게임을 플레이하며 게임에 대해 비판 의견을 강하게 내놓는다거나 협찬 기간이 끝난 뒤 시청자들에게 게임을 플레이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을 활용한 고액 마케팅 역시 큰 리스크를 짊어진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광고 모델로 계약한 연예인이 논란을 일으켜 게임의 이미지도 실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게임사들은 최근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일을 꺼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마케팅비를 절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2022년에는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율을 10% 수준으로 낮추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비용관리 측면에서 여기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마케팅비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보다 우선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 카카오게임즈 '오딘'의 경우 인플루언서 마케팅 계약이 끝난 이후에도 탄탄한 게임성을 인정받아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콘솔 및 PC 플랫폼에서 곧 출시되는 '엘든링' 역시 게임 플레이 영상과 기술력으로 유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결국 게임의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2022년은 P2E 게임 시장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마케팅보다 신기술 측면에서 돋보이는 게임들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가 P2E 방식을 적용해 인기 급상승 게임이 됐듯이 중소 게임사 가운데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깜짝 인기를 누리는 게임을 출시해내는 사례가 등장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며 지난 몇 년 동안 게임기업들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영업이익을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향후 마케팅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며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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