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식물성 대체 달걀 시판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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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식물성 대체 달걀 시판 본격화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01.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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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공식품업계 탄소배출 감소 기대
- 동물복지와 건강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 겨냥

영국에서는 2014년부터 매년 새해가 시작되면 1월 한 달 동안(31일) 식물성 식재료로 한 비건주의 식생활과 동물성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시도하자고 장려하는 일명 ‘비거누어리(Veganuary) 운동이 벌어진다.

그런가하면 전에 없이 많은 현대인들이 달걀 알레르기를 앓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흔한 증상인데, 천연 달걀 속의 노른자와 흰자가 결합해 생선된 단백질 성분이 인체 내 면역체계를 과도하게 자극해 발생한다.

해가 거듭하며 전세계의 비건주의 인구수는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단순히 건강과 웰빙을 위해 식물성 식습관을 선택하는 채식주의(vegetarianism) 보다 더 엄격한 소비생활을 실천하는 비건주의(veganism) 조차 아직 여간해서 끊지 못하는 식재료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달걀이다.

식물성 대체 우유, 초컬릿, 심지어 최근 화재가 되고 있는 치즈에 비해 달걀은 식물성 재료로 천연 상태의 달걀 모양과 특유의 점성적 성질을 재현하기에 무척 난해한 식재료다. 우선 비주얼와 맛으로 소비자들을 설득시켜야 하고 다양한 요리에 응용했을 때 일관된 조리 결과를 내는 내야 하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진짜 달걀처럼 생기고 깨지고 익는 식물성 대체 달걀이 출시됐다. 달걀 껍데기는 프로토타입에서 썼던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 소재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Courtesy: Le Papondu
2021년 12월 진짜 달걀처럼 생기고 깨지고 익는 식물성 대체 달걀이 출시됐다. 달걀 껍데기는 프로토타입에서 썼던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 소재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Courtesy: Le Papondu

올 초 두 여성 생물학자가 이끄는 프랑스 스타트업 르파퐁뒤(Le Papondu) 사가 특유의 타원형 무기질의 알 껍데기 속에 노른자와 흰자가 있는 천연 달걀과 흡사한 순수 식물성 인공 달걀을 시판에 들어가 비건식품업계에서 화재를 모았다.

르파퐁뒤의 식물성 달걀은 완두콩, 시금치, 케일, 아보카도, 마타리 상추 등을 가공배합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나 기술적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물론 콩류 채소를 재료로 노른자와 흰자를 갖춘 천연 달걀 형태의 인공 달걀 개발과 생산을 시도한 사례는 르파퐁뒤 사가 처음은 아니다.

에브리는 효모와 설탕을 정밀발효해 달걀 DNA와 동일한 단백질을 생성하는 기술을 응용함으로써 세포농업기술과 차별화된 인공 달걀 제조방식을 탐구한다. Courtesy: Every™
에브리는 효모와 설탕을 정밀발효해 달걀 DNA와 동일한 단백질을 생성하는 기술을 응용함으로써 세포농업기술과 차별화된 인공 달걀 제조방식을 탐구한다. 영양가적 측면에서 에브리 대체 달걀은 대두, 완두, 훼이 유장단백질, 달걀 흰자와 동등하다고 업체는 주장한다. Courtesy: Every™

미국 테크업체 에브리(Every, 全身: 클라라푸즈(Clara Foods))는 이미 2021년 2월부터 껍질에서 노른자와 흰자 속까지 천연 달걀과 흡사한 식물성 인공 달걀을 북미 시장에서 출시했고 조만간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식품 스타트업인 플롯 푸트(Float Foods) 사의 ‘온리에그(OnlyEg)’는 아시아 최초의 달걀 대체 상품이다. 아시아 음식에서 즐겨 사용하는 계란 후라이(한 쪽만 지진 반숙 노른자 상태)가 첨가되는 요리에 적합하도록 개발한 사례다.

싱가포르 스타트업 플로트푸즈의 ‘온리에그’ 식물성 달걀은 껍데기를 깨면 나오는 노른자와 흰자 모양을 살려 생산∙포장한다. 2022년부터 시판 예정. © Float Foods Pte Ltd, 2021
싱가포르 스타트업 플로트푸즈가 개발한 ‘온리에그’ 식물성 달걀은 껍데기를 깨면 나오는 노른자와 흰자 모양을 살려 생산∙포장한다. 2022년부터 시판 예정. © Float Foods Pte Ltd, 2021

이제까지 식물성 원료로 배합된 달걀 대체식품은 주로 날 달걀을 깨어 섞은 후 사용하는 믹스 형태가 주를 이뤘다. 시중에 빵과 당과류 제조업자나 베이커리에서 달걀 알레르기를 앓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팔리는 가공식품의 원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오그스(Oggs)는 병아리콩을 정제배합한 식물성 대체 달걀 믹스다. 테트라팩에 포장된 한 팩 당 달걀 4개와 동등한 량의 식물성 달걀 믹스는 빵과 당과류 만들기에 좋고 가격은 팩 당 우리돈 2천 원 가량한다.

‘진짜 달걀 보다 생산 공정에서 탄소 배출량 72%을 줄여준다’는 캐치 문구를 달고 판매되는 ‘오그스’ 대체 달걀 믹스는 비건 유통체인은 물론 ASDA, 웨이트로즈, 홀푸즈, 코옵 등 영국 내 일반 대형수퍼마켓에서 판매중이다. Courtesy: © Copyright 2021 Alternative Foods
‘진짜 달걀 보다 생산 공정에서 탄소 배출량 72%을 줄여준다’는 캐치 문구를 달고 판매되는 ‘오그스’ 대체 달걀 믹스는 비건 유통체인은 물론 ASDA, 웨이트로즈, 홀푸즈, 코옵 등 영국 내 일반 대형수퍼마켓에서 판매중이다. Courtesy: © Copyright 2021 Alternative Foods

미국의 6%, 북부 유럽권 — 독일, 덴마크, 스위스 등 — 국민의 3.2%가 스스로를 비건주의자라고 규정한다. 그 뒤를 호주(2%), 일본(1%), 영국, 캐나다가 잇고 있다. 비건주의는 2020년 이후로 눈에 띄게 MZ세대 소비자군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비건 및 채식주의로 식생활을 전환한 동기로 동물복지(90%), 기후변화(63%), 건강과 의료상 이유(53%)를 차례로 꼽았다.

비건주의 식생활은 아직도 극소수 인구의 비주류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럼에도 이미 구미(歐美)권의 수퍼마켓과 식료품점들은 누구나 비건주의 소비자들을 위한 상품들이 반드시 구비돼있다. 마케팅은 식재료용 달걀(오믈렛/계란말이/지단용/제빵제과용 달걀을 풀고섞은 액상 형태)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이트 저스트(Eat Just)가 개발한 저스트에그(Just Egg) 식물성 대체 달걀은 한국 시장에 진출해 SPC삼립과 사업협력을 맺고 유통되고 있다. 지단, 달걀말이, 스크램블에그, 제빵제과용 고단백질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친환경 식재료로 마케팅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Courtesy: Eat Just
비건 달걀 업계 내 최대 플레이어인 이트 저스트(Eat Just, 미국) 사가 개발한 '저스트에그(Just Egg)' 대체 달걀은 녹두콩이 주원료다. 지단, 달걀말이, 스크램블에그, 제빵제과용 고단백질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친환경 식재료로 소비자 입맛잡기 전략을 활용한다. 한국 시장에 진출해 SPC삼립과 사업협력을 맺고 유통되고 있다. Courtesy: Eat Just

식품산업으로 인한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과 동물복지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죄의식과 음식 알레르기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을 가정한다면 식물성 대체 달걀은 앞으로 서서히 그러나 탄탄히 미래 유망 니시 시장으로 자리잡아 갈 것으로 보인다. 

가공식품업계는 2019~2026년간 식물성 대체 달걀 시장은 연평균 성장율 5.8%를 거듭해, 오는 5년 내 총 매출액 미화 15억3천 만 달러(우리돈 약 1조 6천 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자료: Future Market Insights).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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