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비건 뷰티, 니시 라이프스타일이 주류 소비운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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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비건 뷰티, 니시 라이프스타일이 주류 소비운동으로
  • 박진아
  • 승인 2019.08.29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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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운동, 뷰티업계가 눈여겨 봐야할 새 기회

비건 라이프스타일이 전세계 소비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이미 채식주의와 비건 식생활은 이미 젋은이들의 일상에 파고들었다. 버섯이나 토마토 줄기 같은 식물성 소재로 만든 옷이나 구두를 파는 비건 패션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트렌드를 포착해 올 여름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는 동물학대를 막고 윤리적인 패션 운동을 대중화하다는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페이크(F.A.K.E.) 뮤니엄을 개장했다.

2019년 8월 24-25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도나우인젤에서 열린 비건마니아 페스티벌에서 전시된 인베(Inve) 천연식물성 소재 가죽 제품. 인베는 코르크로 만들어졌다. 사진: 박진아.
오스트리아 비엔나 도나우인젤에서 열린 비건마니아 페스티벌(Veganmania, 2019년 8월 24-25일)서 전시된 인베(Inve) 천연식물성 소재 가방. 인베 가방은 코르크로 만들어졌다. 사진: 박진아

‘비건(vegan)’은 동물에서 비롯된 음식이나 생활용품을 일체 취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며, 그러한 생활철칙에 따라 소비생활을 영유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가리켜서 비거니즘(veganism)이라 부른다. 채식주의를 뜻하는 베지테리언주의(vegetarianism)는 신념에 따라서 우유, 달걀, 생선 등을 섭취하지만 비거니즘은 동물에서 비롯된 모든 도래물을 금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채식주의자였으며, 고대 인도와 근동의 현인들은 그 보다 더 과격한 비거니즘을 실천했다. 이 모두 ‘인간은 동물을 괴롭히거나 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윤리적 신조에 기초한다.

비건주의는 화장품 시장에서도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사실 한국의 화장품과 뷰티 역사는 비건 화장품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경사회 속에 살던 한국의 과거 선조들은 갖가지 곡물을 갈아 만든 보습제를 만들어 썼고 홍화나 과일씨를 갈아 만든 분으로 혈색이 돌아 보이게 했다.

바디샵의 바디 요거트(The Body Yoghurt®) 비건 바디케어 제품.
바디샵의 바디 요거트(Body Yogurt®) 비건 바디케어 라인.

근대 이후 일본을 거쳐 서양에서 건너온 화장품은 과학기술의 개가 끝에 탄생한 화학적 산물이다. 가시적인 효능, 보다 우수한 착용감과 착색감, 지속성을 발휘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화학 성분을 가하고 다양한 성분을 배합하며 새로운 기능 성분을 개발하는 거듭된 과학 혁신 끝에 오늘날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화장품은 놀라운 진보를 이룩했다.

1980년대에 패션계에서 등장한 PETA 동물애호가단체 운동이 일기 시작한 이래, 비건 운동가들은 피부와 머리카락을 보다 윤기있게 해주는 스킨와 헤어케어 제품과 더 오래 더 변색없이 지속되는 색조화장품에 첨가되는 원료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요즘 여성들이 애용하는 빨강색 립스틱에는 소기름과 벌레에서 으깨 추출한 카마인 색소가 들어있다. 그 뿐 아니다. 아이새도에는 도살된 동물의 지방, 골수관절에서 채취된 젤라틴과 소변, 헤어케어 제품에는 말 머리카락과 발굽 같은 케라틴 성분이, 스킨케어용 영양크림에는 양 태반 추출물이 사용된다. 현대 화장품 제품에는 필히 어떤 경로와 기능적 측면에서돈 도살된 동물성 원료가 필수적이었다.

로레알이 인수한 독일 로고코스 천연식물성 화장품. Courtesy: L'oreal.
독일 로고코스의 천연식물성 화장품 브랜드 로고나. 자연 속 나무와 꽃을 연상시키는 패키징 컨셉을 내세운다. Courtesy: L'oreal.

최근 소비자들은 과거 그 언제보다도 깐깐하고 요구가 많아졌다.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원료공급-제조법-노동환경- 유통에 이르는 전과정의 투명성을 제품 구매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참조하고 있다. 몸에 직접 바르고 때론 [립스틱처럼] 체내로 섭취되기도 하는 화장품은 식품과 다를바 없이 안전해야 한다는 인식도 커졌다. 내가 쓰는 화장품은 내 몸에 안전한가, 첨가 성분은 인체에 무해한 것인가, 화장품에 들어간 원료는 어디서 와서 어떤 공정을 거쳐 어떻게 배합됐나, 그리고 지구에 해를 끼치지는 않는가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총체적 ‘스토리’를 알고 싶어 한다.

더마톨로지카 화장품. 무채색 기조의 패키징은 의학적인 약품의 인상과 안전하다는 신뢰감을 준다.
최근 부상하는 클린뷰티 트렌드와 함께 호조를 맞고 있는 더마로지카. 무채색 기조의 패키징은 의학적인 약품의 인상과 안전하다는 신뢰감을 준다. Courtesy: Dermalogica

‘비건 뷰티(vegan beauty)’가 주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주목 받기까지 약 20년이 흘렀다. 2000년부터 비건뷰티리뷰(Vegan Beauty Review) 사이트를 운영해 오고 있는 서니 수브라마니언을 비롯한 극소수의 ‘유별난’ 소수 채식주의자들이 외친 ‘윤리적 소비’ 라이프스타일에서 출발했다. 신성분 개발과 배합 기술력이 원동력이 된 현대 과학기술의 혁신 덕분에 가능해졌다.

미국에서 탄생한 르라보 비건 식물성 화장품은 럭셔리 소비자를 겨냥한 고가대 제품이다. Courtesy: LE LABO
미국에서 탄생한 르라보 비건 식물성 화장품은 럭셔리 소비자를 겨냥한 고가대 제품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과학실험실의 엄격함과 청결함을 연상시킨다. Courtesy: LE LABO

어느새 오늘날 영국 소비자들 절반 이상은 비건 화장품과 위생용품을 정기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자료: 마케팅위크, 2018년)됐을 정도로 비건 뷰티는 주류 트렌드로 성장했다. 그같은 트렌드를 등에 업고 바디샵(The Body Shop)은 작년 출신한 바디오거트(Body Yogurt) 비건 제품군 매출 호조로 환희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또 영국의 신선 수제 비누 브랜드 러시(Lush)도 여태까지 고수해 오던 100% 채식주의자용 비누 컨셉을 한층 더 밀어 붙여서 이미 전 제품의 80%를 비건으로 전환했고 곧 기존 헤어제품에 첨가 해오던 달걀 성분도 제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비건 뷰티 스타트업인 밀크 메이크업(Milk Makeup).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클린 뷰티 컨셉의 제품과 패키징. Image: Twitter capture.
최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비건 뷰티 스타트업인 밀크 메이크업(Milk Makeup).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클린 뷰티 컨셉의 심플발랄한 분위기의 패키징이 특징적이다. Image: Twitter capture.

대륙권 유럽에서도 이미 기성 전문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 할 것 없이 대다수 뷰티 및 위생 제품은 비건 인증을 달고 판매되고 있다. 유기농 전문 마트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독일의 비건 화장품 브랜드 상테(Sante)의 제조사 로고코스(Logocos)는 올 8월 초 로레알에 인수됐다. 로레알은 로고코스의 노하우를 빌어 곧 뷰티베이(Beauty Bay)라는 자체 비건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다인종・다문화・젠더플루이디티를 염두한 미국의 뷰티 스타트업 드렁크 엘레판트는 100% 비건과 반동물실험 제품을 제안한다. Courtesy: Drunk Elephant.
미국의 뷰티 스타트업 드렁크 엘레판트는 100% 비건과 반동물실험 저가대 실용주의 스킨케어 제품을 제안한다. Courtesy: Drunk Elephant.

비건 화장품 붐을 눈치챈 기성 글로벌 화장품 제조업체들도 기성 브랜드에 비건 인증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유니레버의 자체 브랜드 - 예를 들어, 도브, 액스, 더마로지카 등 - 은 이미 80%가 동물성 성분이 비첨가된 비건이며 나머지 20%도 오는 2020년까지 비건 제품으로 완전 전환할 계획이다. 색조화장품 제조업체 커버걸은 최근 전제품에 대한 '리핑 버니(leaping bunny)' 마크를 획득했다.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맥스도 친환경 화장품과 ‘클린뷰티’ 수요에 대비해 최근 EVE 비건 인증을 얻었다.

비건 뷰티 제품이라해서 반드시 비싸야 할 필요는 없다. 젊은 세대를 겨냥해 스킨케어 10달러 이하, 색조화장품 5달러 안팎 가격대로 제공하는 엘프 코즈메틱. Courtesy: e.l.f.
비건 뷰티 제품이라해서 반드시 비싸야 할 필요는 없다. 다인종・다문화・젠더플루이드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겨냥해 스킨케어 10달러 이하, 색조화장품 5달러 안팎 가격대로 제공하는 엘프 코즈메틱. Courtesy: elf

이루다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의 비건 뷰티 브랜드가 장업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비건 뷰티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됐다. 아직까지 비건 화장품에 주목하는 주 소비자군은 사회적 이슈를 소비활동으로 해소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지만 머지않아 타 연령대 소비자들도 이 트렌드에 합세할 것이다. 윤리적 소비와 웰빙에 관심 많은 소비자 요구와 맞물려 식물성 원료를 재료로한 화장품은 비건 뷰티 시장의 잠재력과 강자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 경쟁은 곧 본격화될 것이다.

박진아  feuillet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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