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두 해 사이 미국에서는 달러 스토어가 가파른 매출 성장을 보이며 성업과 주식가 상승세로 휘파람을 불고 있다. 파이브 빌로우(Five Below), 달러 제네럴(Dollar General), 달러 트리(Dollar Tree) - 요즘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새로운 리테일 브랜드들이다.
일본과 한국에 다이소가 있다면, 미국에는 달러스토어(dollar stores)가 있다. 일본에서 탄생한 종합할인마트 다이소가 ‘100엔 숍’이라고 불리듯, 미국의 파이브 빌로우, 달러 제너럴, 달러 트리는 식료품에서 의류, 미용 및 위생용품, 가전, 홈 액세서리에 이르는 다양한 일용품을 1달러 안팎의 저렴한 가격에 파는 대표적 DC마트 상점들이다.
최근 미국 언론은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달러 스토어의 눈부신 성장과 거침없는 성황 비결을 보도하고 있다. 특히 2018년 3/4분기 이후 미국 달러 스토어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널찍한 매장 공간에 그야 말로 없는것 없이 다양하고 수많은 상품들을 구석구석 구비・진열해 놓고 파는 이곳은 쇼핑객들에게 기대치 않은 좋은 물건을 발굴하는 ‘보물찾기’ 경험을 안겨주는 것이 그 기초 컨셉이다. 굳이 필요한 것이 있다거나 구매 목적이 없이도 일단 매장에 걸어들어온 고객이 무엇인가 유용한 것, 사고 싶었지만 잊고 있던 아이템을 발견해 사들고 나가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달러 스토어는 어떻게 제품당 1달러 이하를 약속할 수 있을 만큼 저가에 팔 수 있을까? 그 비결중 하나는 ‘프라이빗 라벨링(private labelling)’ 즉 자체 브랜드 판매 방식 덕분이다. 자체 브랜드는 미국의 코스트코에서 트레이더 조는 물론 우리나라의 이마트(예: 노브랜드)와 롯데마트(예: 온리프라이스)에 이르기까지 유명 대형 유통업체들도 널리 사용하는 소매 전략이다.
프라이빗 레벨링을 도입한 유통업체는 생산업자로부터 직접 제품을 공급받아 중간자 유통 비용의 개입을 최소화해 마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 가격을 인하하면 매출 상승과 박리다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격과 브랜드 포지셔닝으로 기성 경쟁 브랜드들을 견제하는데 유용한 전략이기도 하다.
달러 스토어가 제공하는 저렴한 가격대의 자체 브랜드의 제품들은 가성비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어차피 1) 자체 브랜드 제품들은 기성 브랜드의 동종 고가 제품들에 비해 기능이나 성능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2)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 소비자들에 비해 유명 브랜드에 대한 선호나 충성심이 없다.
그 대신 신세대 소비자들은 소비자 가격 대비 제품의 성능과 효용성을 곰곰히 따지고, 제품이 건강에 더 유익한지, 환경에 덜 유해한 착한 상품인지 등과 같은 웹빙 및 사회적 책임성을 구매 결정에 더 참작하는 성향이 짙다고 소비자 연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런가하면 이들 미국 달러 스토어들은 그들의 주고객층인 밀레니얼 및 Z세대 소비자들에게 직접 어필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과감하게 활용한다. 특히 이모지를 이용한 감성 마케팅이 새로운 표준이 됐다. 이모지가 문자와 함께 소셜미디어의 필수 글로벌 소통어가 된 오늘날, 텍스트가 없이도 순수한 이모지를 줄줄이 나열하는 것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십대와 젊은이 소비자들을 겨냥해 이모지가 소셜미디어 마케팅용 언어로 널리 활용되는 추세다.
그렇다고 온라인 소매 플랫폼과 배달 서비스의 광범위화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물리적 소매장(brick-and-mortar store)’의 시대가 종말했다는 진단은 아직 섣부르다. 과거 빈곤지역과 인적과 상권이 드문 교외 외곽에 집중돼 있던 미국의 1달러 할인 매장은 특히 2017년부터 매년 100군데씩 새 매장 개장을 개장하며 연간 매출성장율 20%를 거듭하며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통산업과 소매업계는 정신없이 빨리 변하고 있다. 이젠 소득수준과 계층에 상관없이 저렴하게 구입하기와 무명 브랜드나 인지도 낮은 신흥 브랜드가 더 ‘시크’하게 인식되는 미지의 새 브랜딩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같은 트렌드를 반영하며 기존 대형 유통 업체들과 소비재 브랜드들은 어떤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다음 칼럼에서 계속 다뤄보겠다.
박진아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