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100% 식물성 고기 없는 햄버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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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100% 식물성 고기 없는 햄버거가 온다.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9.04.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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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류 시대의 개막

미국에서 만우절은 마케터라면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일 년 한 번씩 돌아오는 절호의 광고 기회. 지난 2019년 4월 1일, 버거킹은 미국 시장에서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임파서블 버거(Impossible Burger)’ 판매를 개시했다. 날이 날이니 만큼 소비자들은 만우절 농담을 빙자한 광고려니 했지만 버거킹의 고기 없는 햄버거는 농담이 아닌 진짜 신상품이다. 

이 소식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미국 중서부 미주리 주 제1도시 세인트루이스의 시민들은 버거킹 체인점으로 달려가 새로 나온 채식주의자용 고기 없는 햄버거를 맛보고 유튜브로 시식경험을 방영하기도 했다. 고기 없는 와퍼는 현재 우선 세인트루이스 시에 있는 59개 버거킹 지점에서 시험 판매된다.

2019년 4월 1일 미국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버거킹 '임파서블 와퍼' 버거. 쇠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식물성 대체인공육 패티가 들어있다. © 2019 Impossible Foods Inc.

채식주의자를 위한 버거킹 '임파서블 와퍼' 버거는 소고기 패티 대신 순수한 식물성 재료로 구성된 패티를 끼워넣었다. 버거킹의 시그니쳐 제품인 와퍼(Whopper)와 모양과 맛이 똑같다. 햄버거 제조에 들어가는 빵과 주변재료와 조리 과정도 똑같다. 장님시식 테스트에서 고기가 들어간 클래식 와퍼와 임파서블 와퍼를 맛본 소비자들은 맛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임파서블 버거에 들어가는 고기 없는 패티는 어떤 원료로 만들어질까? 패티는 미국의 가공식품 스타트업 업체인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가 개발했다. 임파서블 버거의 패티는 콩의 뿌리에서 추출되는 헤마틴(heme)이라는 헤모글로빈 성분이 주재료다. 헤마틴에 효모균을 첨가하면 철분이 풍부한 단백질이 대량으로 생성되는 화학적 원리를 이용한다.

채식가용 임파서블 버거 패티에 사용되는 식물성 원료들. 콩뿌리와 발효 효모가 주재료이며 붉은색은 내는데 사탕무즙이 사용된다. © Impossible Foods Inc.

사실상 고기 없는 이 버거 패티는 유전자 조작 식품이다. 주재료인 콩의 뿌리혹 헤모글로빈(leghemoglobin)은 유전자 조작된 효모를 매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콩의 DNA를 뽑아서 유전자 조작된 효모균에 주입하는 공정을 거쳐 생성된 단백질에 간 소고기와 유사한 질감과 색을 내는 첨가물을 추가하면 쫀득한 질감의 인공 고기 패티가 만들어진다.

임파서블 사에 따르면, 임파서블 버거 패티는 소고기 패티에 비해 지방은 15%, 콜레스테롤은 90%이 낮다고 한다.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에 유념해야 하는 일부 소비자들에게 솔깃할 대체 고기 식재료일만도 하다. 하지만 일각의 과학자들은 과연 임파서블 사의 고기 없는 패티과 과연 건강에 더 유익할지엔 의문을 던진다.

식물성 인공 고기 생산공정 광경.  © Impossible Foods Inc.

이 식재료가 인간 건강에 어떤 효과를 유발할지에 대해서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이 없다. 미 식품의약품국(FDA)의 보고서에 따르면, 각종 단백질은 인간이 먹는 음식에 두루 함유돼 있지만 모든 단백질이 섭취했을 때 인간의 몸에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특히나 유전자 조작된 콩뿌리 단백질이 장기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결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임파서블 사는 FDA가 공식 승인을 하기까지 일부 한정 지역에서만 대중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완두, 녹두, 쌀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빨간 사탕무 등 100% 식물성 재료로 소고기 질감과 맛을 낸 고기없는 고기 '비욘드미트' 햄버거. 비욘드미트 간 고기 및 가공육류는 이미 미국 일부 수퍼마켓과 온라인 주문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Courtesy: Beyond Meat.

미국 요식업계에서 고기 없는 햄버거 데뷔는 해외 다른 시장에 비해 늦은 편이다. 화이트캐슬(White Castle)과 맥도널드는 작년 12월부터 채식주의자용 베지 버거를 고정 메뉴에 추가했다. 

맥도널드는 이미 2016년부터 싱가포르에서 기름에 튀긴 식물성 패티가 든 채식주의자용 ‘베지 크런치 버거’를 출시했다. 급격히 늘고 있는 중국 채식주의 소비자와 문화적으로 채식주의가가 많은 인도인들을 공략한다.  젊은 채식주의자가 많은 유럽에서는 2017년부터 ‘메이크잇베지(Make it Beige)’ ‘맥비건(McVegan)’ ‘엘베고(El Veggo)’ ‘비건(vegan) 등등 로컬 이름을 달고 야채재료로 만든 패티를 넣은 햄버거가 판매되고 있다.

대체 육류로 각광받는 버섯에서 추출한 단백질원 마이코브로틴(mycoprotein). 마이코프로틴은 육질이 닭고기와 비슷하고 포만감을 주며 각종 양념재료와 잘 결합하는 성질 외에도  저콜레스테롤 식품이라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Courtesy: Quorn.

우리나라도 아직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채식주의국이다. 회식과 가족외식에 일상화된 직화구이육식 문화와 비교적 저렴한 돼지/닭고기와 생선 중심의 육식에 입맛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인 식문화속에서 채식주의는 여간해서 실천하기 쉬운 라이프스타일이 못될 뿐만 아니라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춰지는 등 사회적 인식도 부정적이다.

그래서 등장한 새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운동이다. ‘플렉서블’과 ‘베지테리언’의 두 단어가 조합된‘유통성있는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플렉시테리언이란 사교적 상황에서 여러사람들과 함께 식사해야할 경우에는 부득이 육식을 하지만 평소에는 건강과 웰빙, 윤리적 신조, 식성 및 취향,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채식 또는 육류대체식을 하는 자들을 뜻한다. 이미 미국과 유럽 인구의 10%는 순수한 채식주의자, 30%는 플렉시테리언이라고 한다.

원료는 식물에서 추출하지만 고기와 같은 쫄깃한 식감과 단백질 영양분을 제공하는 것이 대체육류식품의 목표다. 조직채소단백질(TVP), 템페(콩을 거미줄곰팡이속의 균에서 발표시킨 음식), 두부(일종의 동양식 치즈), 밀고기(seitan), 곰팡이 원료 인조쇠고기는 이미 서구 채식주의 소비자들이 섭취하는 대표적 대체육류다. © 2019 Impossible Foods Inc.

유럽과 미국 등 서구 사회에서는 이미 전체 인구 3분의 1, 20-30대 밀레니얼 세대는 절반 이상이 스스로를 플렉시테리언이라 규정하고 있다고 국제식품정보서비스(IFIS)는 보고한다. 오는 2020년까지 대체고기를 소비 추세는 연 10%씩 계속 증가할 추세라고 앨라이드마케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는 내다본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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