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과 정용진... 두 유통 최강자들은 왜 아이스하키 전설을 소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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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과 정용진... 두 유통 최강자들은 왜 아이스하키 전설을 소환했나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2.01.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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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하지 않은 슛은 100% 실패"... '웨인 그레츠키'의 명언 인용
-유통계 "문제의식 동일... 롯데는 '도전', 신세계는 '실천' 등 디테일은 차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피터 드러커’ 인용... "적극적 실행" 강조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퍼센트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

유통분야 최고 기업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같은 말을 인용해 화제다. 

3일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각각 최고 경영자들의 신년사를 발표하고, 올해 이뤄야 할 목표와 방향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은 공교롭게 웨인 그레츠키가 말한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퍼센트 빗나간다"는 말을 인용하며 도전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캐나다의 스포츠 영웅이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전구단 영구결번 선수인 웨인 그레츠키는 리그 역대 최다 골 및 최다 도움 기록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불세출의 영웅으로 평가된다.

그레츠키는 아이스하키 선수로선 크지 않은 체구로 이런 업적을 보유해 더욱 평가가 높은데, 특히 퍽이 이동할 곳을 찾아가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서 그가 한 "나는 퍽이 있는 곳이 아니라, 퍽이 있을 곳으로 간다"는 말 또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등이 인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전과 예측의 상징인 웨인 그레츠키의 명언을 유통 최대 기업의 수장들이 동시에 인용한 이유는 '지금 오프라인 기반 유통산업이 온라인 중심으로 무게 이동을 해야 할 시기'라는 공통의 절박함이 묻어있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과거의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영진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그룹의 최일선까지 체화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자, 과감한 실행을 강조한 것이라는 뜻이다. 

한 유통계 관계자는 "유통 분야 최강자들의 인용구가 겹친 것은, 같은 문제의식을 두 수장이 동시에 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면서도 "신 회장의 경우에는 '도전정신'에 방점이 찍힌 반면, 정 부회장은 '실천'에 방점이 찍힌 것 같아 디테일 면에서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3일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지주]

 

도전 강조한 롯데 신동빈 회장, "용기 있는 도전으로 가장 앞선 곳에서 미래 준비"

먼저 롯데 신동빈 회장의 신년사는 3일, 롯데그룹 사내 포털 홈페이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전달됐다. 롯데지주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별도의 시무식은 진행하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2022년 신년사를 통해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용기 있는 도전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했다.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우리가 이뤄낸 성과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도전을 강조했다. “혁신을 위한 시도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과거의 성공 방식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며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의 개방성과 다양성, 강력한 실행력, 미래 관점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할 것을 강조했다.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 · 학연과 관계 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며 “다양성은 우리의 경쟁력이며 도전하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도전에는 빠르고 정확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역할 중심의 수평적인 조직구조로 탈바꿈해야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디자인, IT 등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성과만 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역량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직원 한 명, 한 명이 ESG 활동을 스스로 내재화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신동빈 회장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실패는 무엇인가 시도했던 흔적이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인 도전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그룹]

 

'가보지 않은 길 가자'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심장으로 생각하라” 

“우리가 결국 도달해야 할 목표는 ‘제2의 월마트’도,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같은 날 ‘신세계그룹 뉴스룸’을 통해 발표한 2022년 신년사에서 신세계그룹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남들이 만들어 놓은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신세계그룹이 뜨거운 열정과 패기로 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스타벅스 등을 대한민국 유통사의 성공 신화로 써내려 왔듯,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서도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올 한 해 임직원 모두가 뜨거운 심장으로 다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객을 머리로 이해하려 하지 말고, 과거의 성공 경험이 미래의 짐이 되지 않도록 열정으로 도전하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2022년은 신세계그룹이 디지털로 피보팅하는 원년”이라며,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 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디지털 피보팅이란 오프라인 역량과 자산을 하나의 축으로 삼고, 또 다른 축인 디지털 기반의 미래사업을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로의 온전한 피보팅만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며 당부사항을 전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의 시간과 공간 점유',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 등을 언급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샷은 100퍼센트 빗나간다”는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말을 인용해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한번의 실천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며“실패해도 꾸준히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현대백화점그룹]

 

'비전 2030 성장 스토리 실현' 강조한 정지선 현대百 회장, ‘발견’·‘연결’ 핵심 가치 제시

한편 유통 빅3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온라인으로 그룹 통합 시무식을 열고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았다. 사내 온라인과 모바일 그룹웨어(업무관리 프로그램)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비대면으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신년 메시지가 공유됐다.

정지선 회장은 임인년(壬寅年) 새해 핵심적인 실천가치로 ‘발견’과 ‘연결’을 제시하며, “고객의 변화된 요구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찾는 ‘발견’과 내·외부 협력을 통해 ‘가치의 합’을 키우는 ‘연결’의 노력을 통해 ‘비전 2030’에 담긴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함께 써 나가자”고 밝혔다. 

그는 “업종과 업태별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Big Blur) 확대로 산업 패러다임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MZ세대가 주도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 속에 팬데믹까지 더해져 상시적 불확실성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며 “발견과 연결의 노력을 통해 주력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성장 방향성이 담긴 ‘비전 2030’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지선 회장은 우선, 같은 것을 다르게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같은 과녁을 향해 정확히 쏘는 것보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새로운 수를 찾는 노력이 쌓일 때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새로운 소비 주체의 변화된 요구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생기고, 이를 실천하는 가운데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특히, ‘계획이 즉각적으로 열심히 수행되지 않으면 그저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며 “올 한 해 변화를 빨리 읽고 성장의 기회를 잡아 적극적으로 실행해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실현해 나가자”고 재차 강조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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