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전기차 충전기 터치스크린 오류 급증...돌발상황 대응 어려워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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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전기차 충전기 터치스크린 오류 급증...돌발상황 대응 어려워 '위험'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12.29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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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치 스크린 오류 종종 발생...리셋 하면 대부분 오류는 해결
- 전기차 충전소, 상주 인력 없어...문제 발생시 대응 느려
- 충전소에 지붕 설치 필요...안전성 높이고 고장률 낮추는 효과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신문]

겨울철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전기차 충전기의 터치패드 오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중에는 커넥터가 자동차와 분리되지 않도록 잠금이 걸리고 시동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차주 A씨는 전기차 충전 도중 충전을 중단하려 했지만 충전기의 터치스크린이 작동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고객센터에 연결해 기기를 리셋하고 나서야 커넥터를 해제할 수 있었다. 충전을 중단하려던 시점보다 30분이나 지체돼 이후 일정에도 차질을 빚었다.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 해당 충전기는 한국전력에서 운영 및 유지보수 관리하는 충전기였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평창같은 경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곳이다. 영하 20도 이하로도 빈번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간혹 이런(터치 스크린 오작동) 경우가 발생하긴 한다"며 "고객센터로 연락을 주시면 대부분 기기를 껐다가 켜면 오류가 해결된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거나 자주 발생한다면 A/S팀이 내용을 파악 후 부품을 교체하거나 장비를 바꾸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치스크린 작동이 멈추면 비상 버튼을 눌러 강제로 충전을 멈춰야 한다. [사진=제보]

전문가들은 설비의 노후를 문제점으로 꼽는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디스플레이의 경우 영상 40도에서 영하 25도까지 테스트를 거친다. 온도가 낮기 때문에 작동에 오류가 있다기 보단 설비가 오래돼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소의 충전기 뿐만 아니라 주유소에서도 터치 스크린 방식의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전기차의 충전기 오류가 더 문제로 지목된다. 전기차 충전기가 주유소와는 달리 독립적으로 설치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불편함이 크다는 것.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주유소의 주유기도 전기차 충전기처럼 터치 스크린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다만 주유소는 멀티 스테이션이기 때문에 충전소 건물에서 충전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반면, 전기차 충전기는 단독으로 설치돼 있고, 상주해 있는 직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고객센터를 통해 원격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커넥터가 분리되지 않는 것 자체가 위험하진 않지만 이로 인해 차량 운행에 제한이 걸리는 상황은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불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성을 높이고 기기의 수명을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충전소에 지붕을 씌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초기 전기차 충전소같은 경우 지붕이 없는 경우가 많다. 눈이나 비를 맞게 되면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중앙정부에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도록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붕을 씌우는 것 만으로 감전 등의 위험도 낮추고 기기의 수명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면 전기차 관련 기술은 더욱 고도화되고 편리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송세경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산학협력중점교수는 "아직까지 전기차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쌓이지 않았다. 많은 데이터가 누적돼야 개선될 것"이라며 "충전과 같은 부분은 중소기업이 개발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부분에서 디테일이 부족할 수 있다. 다양한 오류가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되고, 공급사가 원인을 파악하면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교수는 "피처폰이 터치 스마트폰까지 오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지금의 고도화 된 기술을 선보이듯, 전기차 방식은 불편을 개선하는 데서 혁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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