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인사 2022 ④삼성전자] '이재용 보좌' 정현호 부회장 승진, '뉴 삼성' 컨트롤타워 강화...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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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인사 2022 ④삼성전자] '이재용 보좌' 정현호 부회장 승진, '뉴 삼성' 컨트롤타워 강화...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12.07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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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고동진·김현석 대표이사 3인방 ‘동반 퇴진’
- 경계현 DS부문장, 사업부장 건너뛰고 DS부문장 올라
- 한종희 SET부문장, 소비자가전+스마트폰 사업 이끌어
- 이재용 부회장, 미국 출장 후 "시장의 냉혹한 현실" 위기론 반영
- 이번 주 중 후속 임원인사… 40대 CEO 나올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뉴 삼성'을 향한 파격적인 사장단 인사로 '냉혹한 현실'에 대응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보좌하는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미래성장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측은 ‘컨트롤타워 구축’ 관련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정현호 부회장의 승진으로 사업지원TF가 ‘뉴 삼성’ 구축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를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는 결국 ‘미래 준비’”라며 “‘뉴 삼성’을 향한 도전이 본격화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미국 출장에서 구글 CEO와 만났다

삼성전자는 7일 반도체(DS)부문장에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을 임명하고, 가전(CE)사업부와 스마트폰(IM) 사업부를 통합한 세트(통합)부문장에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을 대표로 임명했다. 한종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삼성전자는 '경계현-한종희' 2인 대표 체제로 변화한다.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3명의 대표이사가 물러났다. 삼성전자가 반도체(DS), 가전(CE), 스마트폰(IM) 등 3개 사업부문의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는 것은 지난 2017년 10월 인사 이후 4년만이다. 다만, 김기남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삼성종합기술원 대표를 맡는다.

이재용 부회장의 위기의식...분위기 쇄신 위해 큰 폭 변화 선택

삼성전자의 파격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급변하는 글로벌 IT 산업 현장을 직접 목격한 뒤, 분위기 쇄신을 위해 큰 폭의 변화를 선택한 셈이다.

정현호 사업지원TF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뉴 삼성'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진용으로 쇄신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이다. 앞서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연공 서열을 파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성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위기론이 대두됐다. 반도체는 메모리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경쟁 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고,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도 아직은 미흡하다. 스마트폰은 미국 애플과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특히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재계에서는 미래사업 발굴 등 TF 조직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관계사 간 공통이슈 협의, 시너지·미래사업 발굴 등 핵심 역할을 부여받으며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사업지원 TF의 위상이 더 높아졌기 때문.

정현호 부회장은 인수합병(M&A), 반도체 파운드리 투자, 신사업 발굴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사업지원TF에서 중책을 맡게 될 임원 인사에 눈길이 쏠린다. 

경계현 사장의 DS부문장 선임은 반도체 부문의 세대교체라는 분석이다. 김기남 회장은 1958년생으로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하지만 1963년생인 경계현 사장이 김기남 회장의 후임을 맡게 되면서 DS부문 사장단이 상당히 젊어지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 새롭게 시스템LSI사업부장을 맡게 된 박용인 사장(1964년생), 유임하는 최시영 파운드리 사장(1964년생),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1967년생) 등 1960년대생 사장들이 반도체 사업을 이끈다.

한종희(왼쪽)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SET(통합) 부문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 부문장.
한종희(왼쪽)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SET(통합) 부문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 부문장.

또 경계현 사장은 글로벌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경계현 사장은 25년 이상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몸담으며 삼성전자 고성능 메모리, 특히 첨단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

경계현 사장은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로서 기판 사업을 운영했던 경험도 반도체 사업에 도움이 클 전망이다. 기판 사업은 반도체 ‘패키징’ 기술 확보에 중요하기 때문. 

삼성전자가 각 부문을 통합한 배경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요 화두인 ‘사물인터넷(IoT)’ 환경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가전과 스마트폰 등 개별 IT 기기의 기술 개발에 방점을 찍었지만 최근 사물 간 연결이 필수인 IoT 시대 도래로 사업부 간 시너지와 융합이 중요하다. 따라서 한종희 부회장은 TV 사업과 가전 사업 전반을 챙기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 IT 기기 간 융합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희 부회장의 지휘 아래 이재승 사장(생활가전사업부장), 노태문 사장(무선사업부장), 전경훈 사장(네트워크사업부장) 등 세트부문 경영진이 어떤 융합을 보여줄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최경식 부사장이 세트 부문 북미총괄 사장으로, 박용인 부사장이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으로, 법무실 김수목 부사장이 세트 부문 법무실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세트 부문 경영지원실장으로,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DS부문 미주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 중 후속 임원인사에서 대규모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30대 임원이 증가하고 40대 CEO도 나올 전망이다.

장덕현 삼성전자 부사장, 신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최윤호 삼성전자 사장, 삼성SDI 대표이사

한편, 이날 삼성전기와 삼성SDI 대표도 교체됐다. 장덕현 삼성전자 부사장이 신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로 승진했고,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SDI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

삼성SDI 전영현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삼성SDI 배터리 사업을 성장시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SDI 이사회 의장으로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및 경영 노하우 전수 등 후진 양성을 담당하게 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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