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이야기]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이사…'증권가 IB 대부' 영업이익 1조 이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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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야기] 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이사…'증권가 IB 대부' 영업이익 1조 이뤄내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11.23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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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대우증권 입사 이후 IB 경력 30년
- 옵티머스 펀드 부실판매 비판…원금 100% 반환지급
- 정보보안강화 등 고객 중심 경영에 박차

‘별의 순간’이란 무엇인가. 한 인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선대의 말 한마디가 웅장한 울림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책에서 읽은 한 구절 또는 사소한 이벤트가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별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기업인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다. 이 별의 순간은 기업인 개인의 운명은 물론 국가미래까지 변화시키는 ‘터닝 포인트’다. 산업을 재편하고, 일반인의 일상과 사회의 미래까지 바꾸는 거대한 수레바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별의 순간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 회장의 밥상머리 교육이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애플의 아이폰을 보고는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이 모이면 돈이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 카카오톡을 창업한다. 단순한 생각이 그에게는 카카오를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게 하는 터닝 포인트였다.

<녹색경제신문>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움직이고, 결정하는 주요 기업인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오늘 그들의 성공을 가져온 터닝 포인트와 위기에 임하는 그들의 자세 등을 다루는 ‘CEO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편집자 註(주)]

"앞으로 5년 후 연간 1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겠습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정영채 대표이사가 2018년 취임 당해 목표로 한 '2023년 경상이익 1조원' 목표도 올해 앞당겨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NH투자증권을 국내 톱티어 증권사로 이끈 정 대표의 30년 경력 IB(투자은행) 경쟁력과 고객·임직원 등 기업의 이해 관계자를 향한 리더십이 주목 받는다.

[출처=NH투자증권]

◇ 터닝포인트

정영채 대표는 IPO(기업공개) 부문에서 처음 주목받았다. 2000년 대우증권 주식인수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NHN, 파라다이스, LG석유화학(현 LG화학) 등 1조원대 대형 공모주를 연달아 터뜨리며 ‘스타공모주 제조기’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그는 이로 인해 국내 증권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과 2002년 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로부터 2년 연속 공로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후 대우증권에서 기획본부장, 장외파생상품부장, IB(투자은행)담당 상무를 거쳐 2005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정 대표는 이후 13년간 IB사업부를 진두지휘하며 우리투자증권을 국내 1위 IB 증권사로 만들었다.

이후 2015년 우리투자증권이 NH투자증권으로 통합되며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부사장 겸 IB부문 대표를 맡아 NH투자증권을 2017년 IB 업계 1위로 끌어올리며 2018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 성공과 위기

정 대표가 취임한 2018년,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경기 피크아웃 등의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연간 500포인트 넘게 빠지는 깊은 침체기를 겪었다.

이에 다수의 증권사가 당해 저조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정 대표가 갈고닦은 IB 역량은 오히려 빛을 봤다. 부임 첫해,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5천억 원을 넘기며 창사 50년 이래 최고수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2020년 정 대표가 재선임된 해 옵티머스 사태가 터졌다.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는 전체 판매분 중 약 84%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펀드 최대 판매사로 부실 운용사의 상품을 충분한 검증없이 판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 대표는 펀드 피해자들에게 "펀드 판매사로서 져야 할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겠다"며 피해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NH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피해원금의 최대 70%를 긴급 유동성 자금으로 피해자들에게 지원했고 올해 5월 투자원금 100%를 전액 지급했다.

◇ 향후 과제

정 대표는 펀드사태가 일단락되자 고객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신뢰 가능성은 고객의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라며 “더 치밀하게 고객을 보호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고객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소비자보호 업무를 맡는 내부기구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 의장을 책임자에서 대표이사급으로 격상했다. 앞서 정 대표는 2019년 증권업계 최초로 KPI(핵심성과지표)를 없애기도 했다. 직원들의 과당경쟁으로 고객 피해가 야기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 결과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대란을 딛고 다시 일어났다. 올해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약 1조3천억 원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영채 대표가 NH투자증권을 이끈지 올해로 3년 째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증시의 등락에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 있는 성과를 냈다. 비록 위기도 있었지만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모범을 보였다. “늘 고객과 시장의 움직임에 깨어 있다면 우리는 바르고 빠르게 우리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자신하는 정 대표와 NH투자증권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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