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이야기] ‘품질제일주의’ 고집하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 글로벌 식품기업 도약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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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야기] ‘품질제일주의’ 고집하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 글로벌 식품기업 도약 이룰까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1.1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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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식 '선택과 집중' IMF 넘어 중국진출
횡령, 비자금조성, 부당노동행위 등 논란도
11번째 해외생산기지, 인도시장 성과 필요

‘별의 순간’이란 무엇인가. 한 인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선대의 말 한마디가 웅장한 울림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책에서 읽은 한 구절 또는 사소한 이벤트가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별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기업인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다. 이 별의 순간은 기업인 개인의 운명은 물론 국가미래까지 변화시키는 ‘터닝 포인트’다. 산업을 재편하고, 일반인의 일상과 사회의 미래까지 바꾸는 거대한 수레바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별의 순간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 회장의 밥상머리 교육이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애플의 아이폰을 보고는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이 모이면 돈이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 카카오톡을 창업한다. 단순한 생각이 그에게는 카카오를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게 하는 터닝 포인트였다.

<녹색경제신문>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움직이고, 결정하는 주요 기업인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오늘 그들의 성공을 가져온 터닝 포인트와 위기에 임하는 그들의 자세 등을 다루는 ‘CEO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편집자 註(주)]

오리온에게 코로나19는 오리온 글로벌 법인의 건재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오리온 해외법인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식품회사 오리온의 저력을 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을 만들고자 한 담철곤 회장의 확고한 철학과 오랜 꿈이 있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사진=오리온 제공]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사진=오리온 제공]

터닝포인트- IMF극복, 중국진출 발판 마련하다

1994년 동양제과(현 오리온)는 한 외국계 컨설팅기업에게 구조조정 의뢰를 요청했다. 그 결과 동양제과는 소수 브랜드의 이익이 대다수 브랜드의 손실을 상쇄하고 있단 평가를 받는다.

이제 막 부회장에 취임한 담철곤 회장이 회사 구조 자체를 개편하란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담 회장은 신속하고 강단있는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그는 조직 내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200여 개가 넘는 브랜드를 1/4 수준으로 축소하는 대공사를 감행한다.

그리고 3년 후 담 회장의 결단을 빛을 발한다. 1997년 IMF로 한국 경제가 성장통을 겪을 때 오리온은 선제적인 구조조정 덕분에 오히려 경영실적이 좋아졌다. 그 결과 오리온은 IMF에도 불구하고 1997년 중국 진출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했다. 그리고 오늘날 오리온 중국법인은 연매출 1조원을 넘는 주력 해외법인이 됐다.

오리온 꼬북칩(중국명 랑리거랑)은 중국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오리온 제공]
오리온 꼬북칩(중국명 랑리거랑)은 중국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오리온 제공]

성공과 위기 - 중국에 웃고, 울고

담회장은 일찍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했다. 먼저 오리온은 1995년 베트남 진출을 통해 동남아 시장의 거점을 만든다. 베트남 사업은 최근까지도 10년간 연평균 9%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담 회장은 2006년에는 호치민, 2009년은 하노이 제 2공장을 가동하는 등 베트남 입지 구축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해 오리온 베트남 법인 누적매출이 2조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오리온의 전략은 단순 명료했다. “Higher Quality Lower Cost” 높은 품질과 낮은 가격이란 단순한 경영철학이 오리온의 성공공식이었다.

동남아 시장이 엄청난 성장을 이루는 사이에도 담 회장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1997년 중국, 2003년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었다. 담 회장의 품질주의 철학은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빛났다. 특히 초코파이는 15억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중국 내 파이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중국법인은 담 회장의 주요 성과이지만 오명을 안기기도 했다. 2019년 7월 오리온 중국 지주사 '오리온푸드'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담 회장은 2011년에도 임원급여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300억원 상당의 비자금조성 혐의를 받고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8년에는 200억원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의견 송치되기도 했다. 

오리온 인도법인 초코파이 사진[사진=오리온 제공]
오리온 인도법인 초코파이 사진[사진=오리온 제공]

향후과제- 오리온, 이젠 인도로 간다

담 회장에게는 인도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 책무가 남아있다. 오리온은 지난 2월 인도 라자스탄(Rajasthan)주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담 회장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에 이어 11번째 해외 생산기지를 통해 인도시장 개척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도 현지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인도법인의 성과가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인도 법인은 사업초기란 점에서 아직 실적판단은 이르단 지적이다. 

이에 관해 오리온 관계자는 "인도 법인은 사업초기인 만큼 아직 실적을 밝힐 정도가 아니다"며 "추후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담 회장의 고집스런 품질주의 철학은 제품에 있어서 만큼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다. 오리온이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에 이어 인도시장도 성공적으로 개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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