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들 뿔났다...게임업계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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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 뿔났다...게임업계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그늘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1.11.10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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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마케팅, 게임 밸런스 해칠 수 있어
'매출 뻥튀기' 문제도 심각...인기 차트 신뢰도 잃어
유명 리니지 인플루언서 '인범티비'의 '리니지W' 게임 플레이 화면. [이미지=유튜브 캡쳐]
리니지 인플루언서 '인범티비'의 '리니지W' 게임 플레이 화면. [이미지=유튜브 캡쳐]

게임업계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관행처럼 이뤄지던 일이었다. 게임기업 입장에서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유튜버와 BJ들을 포섭해 신작 게임의 인지도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둘러싸고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일부 MMORPG 게임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게임기업이 유명 인플루언서와 계약을 맺고 게임 내 재화 혹은 현금을 지급한 뒤 인플루언서가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며 시청자들을 게임 유저로 유입시키는 것을 뜻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수집형 RPG가 트렌드를 이끌던 시기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유저들 사이의 밸런스를 크게 해치지 않았고 도리어 인플루언서들이 뽑기 콘텐츠를 진행하며 유저들에게도 보는 재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규모 전쟁이 일어나는 MMORPG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큰 규모의 재화를 지원받은 인플루언서들이 단기간에 스펙을 높이며 전쟁과 PK에서 빠르게 세력을 넓혀나가며 일반 유저들에게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게임기업들이 홍보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일반 유저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사실상 효용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화 지원을 받은 인플루언서들에게 반감을 가진 고래 유저들이 인플루언서들을 상대로 무분별한 PK를 펼치면서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엔씨 '리니지W'를 즐기는 한 유저는 "유저들은 큰 돈을 들여 직접 뽑기를 진행하며 스펙을 높이는데 인플루언서들은 너무 쉽게 스펙을 높일 수 있어 불평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진정성이 부족한 인플루언서들이 게임 플레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저들에게 비판을 사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플레이하거나 게임이 지루하다는 평가를 내리며 억지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경우 유저들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사게 되면서 게임 마케팅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출 뻥튀기'를 지적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있다. 게임을 즐기는 일반 유저들이 과금을 진행하며 매출을 높인 것이 아니라 게임사가 인플루언서에게 제공한 재화가 매출에 반영되면서 게임 매출 차트가 신뢰도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중국산 MMORPG 게임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빠르게 차트 순위를 높여 유저들에게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게임사가 협업을 진행할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게임플레이를 진행할 만큼 게임에 열정을 가진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는 한편, 일반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게임 밸런스를 해치지 않도록 사전교육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신작 게임의 인지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쟁이 일어나는 MMORPG 게임에서는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한에서 진행해야 한다"면서 "계약 기간이 끝나자마자 게임 플레이를 중단하지 않고 게임의 장기 흥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는 일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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