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농심, 무라벨 생수와 라면 재포장 변경... “인생을 맛있게, 농심” 슬로건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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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농심, 무라벨 생수와 라면 재포장 변경... “인생을 맛있게, 농심” 슬로건 도약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1.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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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제조기업 넘어 고객 인생의 동반자 될 것”... 농심, 선한 영향력 확대중
-백산수 전체 판매 물량 절반 무라벨으로 전환... 연간 60통 이상 필름량 절감
-국산 재료 사용으로 농어가와 상생... ‘너구리’ 별미 다시마는 청정해역 완도산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농심의 귀농 청년농부 지원 ‘청년수미’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감자농가 모습.[사진=농심]
농심의 귀농 청년농부 지원 ‘청년수미’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감자농가 모습.[사진=농심]

 

그간 맛있는 식품으로 행복한 식탁을 만들어온 농심이 새로운 슬로건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단순히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다. 농심은 새로운 슬로건과 함께 고객의 생활 전반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ESG 경영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농심은 최근 ‘필(必) 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라벨 없는 백산수 출시, 라면 포장 방식 변경, 대체육 사업 추진 등 친환경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너구리, 꿀꽈배기 등 국산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과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귀농 청년을 위한 민관 협력 지원 프로그램 ‘청년수미’ 실시 등을 통해 농어가 상생에도 힘쓰고 있다. 농심은 자연과 공생하는 방법을 모색하며 착한 먹거리로 인생을 더욱 맛있게 하는 ‘더 좋은 성장’을 이뤄 나갈 예정이다.

지난 5월 농심이 출시한 라벨이 없는 ‘무라벨’ 백산수.[사진=농심]
지난 5월 농심이 출시한 라벨이 없는 ‘무라벨’ 백산수.[사진=농심]

 

무라벨 경량화 실천하는 착한 생수 ‘백산수’

지난 5월 농심은 라벨이 없는 백산수를 출시했다. 무라벨 백산수는 온라인몰과 가정배송에서 판매를 시작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로 판매망을 넓혀가고 있다. 농심은 연내 백산수 전체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무라벨 백산수는 음용 후 라벨을 떼어내는 번거로움을 없앰으로써 분리배출의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라벨 사용량이 줄어들어 자원 절약의 효과도 있다.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하면 연간 60톤 이상의 필름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농심은 페트병 경량화도 추진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2019년 12월, 백산수 0.5L 제품의 경량화를 추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3.5% 줄인 바 있으며, 연내 2L 제품도 경량화를 적용할 예정이다. 농심은 페트병 경량화로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대비 440톤 이상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농심은 최근 투명 페트병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해 친환경 경영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농심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을 비롯한 재활용업체와 함께 업무협약을 맺고 무라벨 백산수 판매 확대와 동시에 사내ㆍ외에서 적극적으로 페트병을 수거하고, 재활용 업체에 무상으로 공급함으로써 재생 페트 자원 순환 프로세스 구축에 힘쓰기로 약속했다.

더불어 농심은 재활용 업체에서 생산한 재생 페트를 제품 생산에 활용함으로써 자원 순환 실천에 앞장설 계획이다. 특히, 식품업계 최초로 지난 5월부터 ‘오징어짬뽕큰사발’ 뚜껑 재료로 재생 페트 필름을 사용했으며, 최근 출시한 ‘새우깡 블랙’ 포장재에도 이를 적용했다. 향후 농심은 제품뿐만 아니라 굿즈 생산에도 재생 페트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밴드 감싸는 방식으로 라면 포장지 줄여

농심은 주력상품인 라면 비닐 재포장 방식 변경을 통한 포장지 사용량 절약도 추진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6월 생생우동 4개 묶음 제품 포장을 밴드로 감싸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새로운 포장법을 생생우동에 우선 적용한 후 물류, 유통 및 생산시설 안정화를 추진하여 향후 다른 제품에도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포장 간소화를 통해 연간 약 10톤의 플라스틱 필름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은 그간 포장재 규격을 최적화하고 트레이를 제거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연간 2천톤 이상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또한, 최근에는 큰사발면의 용기를 PSP 재질에서 종이로 바꾸고 생생우동 용기를 흑색에서 백색으로 전환해 재활용 용이성을 높이기도 했다.

다양한 제품으로 맛있게 즐기는 대체육 ‘베지가든’

또 농심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체육은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어 최근 친환경 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농심은 그간 라면의 별첨 스프에 사용하는 대두단백과 수출용 NO MEAT 라면 스프를 제조하며 비건 푸드 개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여기에 맛을 내는 정미소재 개발 역량을 더해 맛있는 식물성 대체육과 비건 간편식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사용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해냈다. 이는 현존하는 대체육 제조기술 중 가장 진보한 공법이다.

이제까지 국내 대체육 시장은 스테이크와 패티 등 양식 장르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농심 베지가든은 한식 반찬으로 활용 가능한 대체육 제품으로 차별점을 뒀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보다 다양하게 대체육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농심 너구리의 경쟁력인 청정해역 완도산 다시마 경매 모습.[사진=농심]
농심 너구리의 경쟁력인 청정해역 완도산 다시마 경매 모습.[사진=농심]

 

너구리의 화룡점정... 완도산 다시마로 국내 어가 경쟁력 늘려

농심 너구리는 출시 당시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우동국물과 오동통한 면발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해 지금까지 라면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82년 출시 후 현재 너구리는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라면시장의 파워브랜드로 성장했다.

너구리가 라면시장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얼큰한 해물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이 더해져 일반 라면과 차별화했다. 기존 라면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맛과 면으로 승부한 것이다.

여기에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우동의 깊은 맛과 감칠맛을 배가시켰는데, 이 완도산 다시마가 너구리 개발의 ‘신의 한 수’라 할 수 있다.

농심은 국내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뛰어난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최종 선택했고, 별도 가공 없이 천연 다시마를 그대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너구리 레시피를 완성했다. 또한,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톤의 금일도 건(乾)다시마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주로 협력업체를 통해 경매에 참여하고 있으며, 매일 품질 좋은 다시마를 일정량 선별해 구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농심은 매년 구매하는 다시마의 양은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이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또한, 너구리 출시때부터 작년까지 38년간 누적 구매량은 약 1만 5000톤에 달한다.

농심의 완도 다시마 사랑은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상생경영의 사례로도 꼽힌다. 완도 금일읍에서 다시마 양식을 하는 어가(漁家)는 대략 450곳. 양식 어민들은 매년 다시마를 채취해 경매장에 내놓는다.

금일도 해조류 판매사업 담당자는 “너구리는 이 곳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걱정을 매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라며,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는 어촌경제의 안정과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 맛의 핵심인 다시마는 품질이 뛰어난 완도 금일도산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 같은 농심의 노력이 완도 어가에 직간접적인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농심은 ‘꿀꽈배기’에 국산 아카시아꿀을 사용해 국내 양봉업의 판로를 확대하고, ‘수미칩’의 ‘국산 수미감자’ 등 꾸준한 국산 농산물 사용을 통해 국내 농어가와의 상생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더해 농심은 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지난 3월 귀농 청년농부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청년수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농심은 올해 총 10명의 청년농부를 선정하고, 재정적 지원은 물론 수확관리, 판로확보, 교육 등 농사의 모든 과정에 걸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농심 관계자는 “청년수미를 통해 청년농부의 안정적인 농업활동 지원은 물론, 농심 제품에 사용하는 농산물의 품질도 더욱 향상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매년 청년수미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농가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농심은 백혈병 소아암 환아 지원과 재해지역 긴급구호, 지역사회 소외계층 돌봄이 활동 등을 통해 이웃과 함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이 곧 농심의 경쟁력

농심은 협력사의 성장이 곧 농심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동반성장을 중시해왔다.

농심은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하는 2018, 2019, 2020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농심은 120개 중소 협력사들에 대해 금융지원은 물론 기술지원, 환경위생지원, 판로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노력해왔다. 특히 생산성혁신 파트너십사업과 농심형 성과공유제를 도입해 타사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농심은 동반성장을 위해 2012년부터 ‘특약점 상생협의회’를 분기별로 정례화해 실시하고 있으며, 매년 우수 특약점 대상 포상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한편, 2015년 업계 최초로 매출채권관리 모니터링 서비스를 지원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해, 전국 특약점을 대상으로 거래처 관리 프로그램과 관련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농심과 특약점 간의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동반성장을 추구한다는 내용이다.

신라면을 즐기는 세계인의 모습들.[사진=농심]
신라면을 즐기는 세계인의 모습들.[사진=농심]

 

2003년부터 순수지주사 ‘농심홀딩스’ 설립... ‘신라면’ 내세워 글로벌경영도 성과

농심은 친환경 및 사회공헌과 더불어 지배구조 선진화도 함께 노력 중이다. 지난 2003년 7월 1일 순수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를 설립해 지배구조 개선, 경영효율성 제고 및 책임경영 강화를 통한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농심홀딩스는 농심의 미래 발전에 필요한 정책 및 전략을 개발, 구현해 지속성장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자회사의 독립적 책임경영체제를 보장하고 합리적인 경영평가를 시행해 투자가치가 제고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년 사업보고서와 지배구조현황등의 공시를 적기에 진행하여 투명한 경영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있다. 사업 부문은 (주)농심에 존속시키고, 투자 부문은 (주)농심홀딩스로 분리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농심은 또 글로벌경영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간판상품인 신라면이 출시 35주년만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 올해 3분기까지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해외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이 됐다. 한국인의 매운맛으로 통하는 신라면이 이제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매운맛이 되어 전세계를 울리고 있다. 농심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선 것은 1986년 신라면이 출시된 이래로 처음이다.

신라면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호평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즈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한 것에 이어 올해 미국의 유명 격주간지인 뉴욕매거진(New York Magazine)이 발표한 최고의 라면에 신라면과 짜파게티가 이름을 올렸다. 세계 100여 국으로 수출되며 K푸드의 선봉장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신라면의 글로벌 위상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도공장(1998년), 중국 심양공장(2000년), 미국 LA공장(2005년)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농심재팬(2002년)과 농심호주(2014년), 농심베트남(2018년), 농심캐나다(2020년)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춤으로써 현지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또한, 1999년에는 바둑에 열광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창설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현지의 문화와 정서를 고려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현지 시장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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