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021] 이해진·김범수, 과거 인연 재조명 '동지에서 경쟁자'...국감 동반 출석 '이심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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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2021] 이해진·김범수, 과거 인연 재조명 '동지에서 경쟁자'...국감 동반 출석 '이심전심'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10.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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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만에 국감 동반 출석..."글로벌 투자 적극 나설 것"
- "소상공인과 상생할 것…역차별은 해결해야"
- 서울대 86학번-SDS 입사 동기 등 과거 인연
...합병(NHN) 후 동업자에서 이젠 경쟁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나란히 출석해 소상공인과의 상생 약속은 물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글로벌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는 해외 IT기업들과의 역차별 문제, 유망 스타트업 인수합병와 관련한 인식 등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각각 네이버와 한게임을 창업한 이후 양사를 합병해 한 회사(당시 사명 NHN)에 근무하다 헤어진 과거 인연이 있었던 터라 국감에 다시 만나 주목받았다.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2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글로벌 투자, 소상공인 상생 방안, 역차별 문제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소상히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GIO(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 GIO가 국감에 증인으로 서는 건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이 GIO와 김 의장이 국감에 3년 만에 동반 출석한 셈이다.

두 사람의 국감 증인 출석으로 과거 인연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GIO와 김 의장은 서울대 86학번 동기다. 이 GIO는 산업공학과, 김 의장은 컴퓨터공학과로 전공은 다르다. 둘은 1990년에 서울대를 졸업하고 각각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1992년 삼성SDS에 함께 입사했다.

김 의장은 1998년 퇴사 후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을 창업했다. 이 GIO는 1997년 삼성SDS에서 사내 벤처로 검색 포털 네이버의 초기 버전을 개발했다. 이후 1999년 ‘네이버컴(현 네이버)’을 창업했다.

이 GO와 김 의장은 2000년 의기투합해 네이버컴과 한게임을 합병해 NHN을 출범했다. NHN이 급성장하자 김 의장은 퇴사 후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김 의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시작되자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포털 '다음'도 인수했다. 김 의장과 이 GIO가 '동지에서 적'이 된 셈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 GIO와 김 의장은 경쟁자이지만 비슷한 답변도 자주 보이면서 '이심전심'의 과거로 돌아간 듯 보이기도 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GIO는 "기존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네이버의 사회적 사명"이라며 "네이버는 메타버스, 5G 로봇을 기반으로 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투자가 제일 많은 회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GIO는 "미국에선 웹소설 1등 업체를 인수하고, 유럽 인공지능(AI) 연구소와 스페인 전자상거래 기업 인수에도 참여했다"며 "직원들이 노력해서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기대에 부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플랫폼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창출보다 골목상권 진출에 치중한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이에 글로벌 투자 확대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가 수익을 낸 지 2~3년밖에 안 된 시기여서 적극적인 투자에 대한 부분이 미흡했다"며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새로운 먹거리에 대해서 어느 회사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지금은 투자 범위는 넓혀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의장은 "지금 일본이나 미국, 동남아 쪽에서 성과를 내면서 좀 더 확장할 수 있는 거점 확보 단계까지 다다른 상태"라며 "아마도 내년 이쯤부터는 글로벌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고 전했다.

김 의장은 올해 국감에만 세 번째 출석이다. 김 의장은 두 차례 국감에서 연신 고개를 숙였지만 이날은 플랫폼 기업인으로서 느끼는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김 의장은 "글로벌 기업의 엄청난 규모·인력에 유일한 대응법이 국내 우수한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것"이라며 "카카오 초창기부터 다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인수합병을 하면서 성장했는데, 경쟁할 수 있는 전략으로서의 측면이 있으며 스타트업이 카카오의 트래픽을 받아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조성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그런 점에서 (스타트업 인수가) 단순히 '문어발식' 구조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GIO와 김 의장은 소상공인과의 상생에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GIO는 "그동안 오래 여러가지 형태를 통해서 소상공인과 협력을 해왔지만 여전히 아직 미진한 점이 많다"며 "더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본사

또 이 GIO는 "네이버가 받는 수수료는 전자상거래 수수료인데, 제가 알고 있는 한 매출 커졌다고 수수료를 더 받거나 하지 않았다"라며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서 수수료에 문제가 있는지, 더 낮춰서 할 길이 있는지 깊이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여러차례 카카오 내에 계열사 대표들과 모여서 소상공인과의 상생에 대한 부분을 밀도있게 얘기를 나눴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데 포커싱을 두고 있고, 각 계열사마다 상생 계획을 발표하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의 이익을 플랫폼이 독점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미흡한 부분을 조정해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GIO와 김 의장은 구글(유튜브 운영사), 넷플릭스 등의 '망 무임승차' 논란과 관련 역차별 해소를 촉구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년 통신사에 700억~1000억원 수준의 망 이용료를 부담하고 있지만 해외 IT기업들은 트래픽 유발 부담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

이 GIO는 "역차별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우리가 망 비용을 낸다면 우리보다 (트래픽을) 훨씬 많이 쓰는 해외 기업도 그에 맞는 비용을 내야 공정한 경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도 "글로벌 서비스 업체와 통신사간 관계와 계약 형태를 알기 어려워 의견을 내기는 어렵다"면서도 "국회에서 공정한 인터넷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로 요청했다.

네플릭스에서 방영하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

김 의장은 최근 '오징어 게임'의 인기로 인해 불거진 넷플릭스의 선계약 구조에 대해 "나쁘다"라고 단언했다. 김 의장은 "'오징어 게임'은 아무리 흥행에 성공해도 그 이상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며 그런 의미에서 플랫폼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제작사에 콘텐츠 제작비의 1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선지급한 대신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을 가져갔다. 하지만 제작사는 오징어 게임의 전세계적인 인기에도 상대적으로 적은 수익만을 가져가게 됐다. 

김 의장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가 되도록 법적인 문제부터 사회적 합의까지 여러 문제가 하나씩 해결되는 길이 한국 경제 성장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를 향한 규제 강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GIO는  "사용자는 국경 관계없이 브랜드 선택하기 때문에 해외 업체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국내는 카카오·네이버가 독점한다기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틱톡 등 해외업체가 들어와서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고 저희가 시장을 뺏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GIO는 "(글로별 경쟁에) 굉장히 어려운 싸움이라 생각한다"라며 "매출의 25%를 R&D 비용에 투자하고 있지만 비용 규모는 큰 회사에 비할 바 안돼 고민이 많다. 웹툰, 메타버스 서비스를 빠르게 해외로 나가도록 하는게 해야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 GIO는 '구글 갑질 방지법' 등 해외 빅테크 기업의 대한 규제에 대해 찬성하면서도 이 규제가 국내 플랫폼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특히 이 GIO와 김 의장은 뉴스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지만 "뉴스 알고리즘 공정성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GIO는 "뉴스는 글로벌 기업들도 서비스하는 분야"라며 "사용자 편익 등 종합적인 고려를 통해 깊이 고민하고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포털은 전통적인 언론사와 달리 유통에 집중하는 측면이 있다"며 "여러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서 뉴스 서비스의 개선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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