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CO2 먹는 대기청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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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CO2 먹는 대기청소기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1.10.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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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의류, 귀금속, 건설용 프리미엄 자재로 도입 한창
친환경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투자와 마케팅에서 도입할 기회

하늘에서 천연 자원을 채굴한다?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착상이나 스위스 취리히에서 창업한 스타트업 클라임웍스는 그 일이 가능함을 보여준 스타트업이다.

클라임웍스 사의 '오르카(Orca)' CO2 흡입기는 대기 중에 직접 이산화탄소를 포착・추출(direct air capture, 이상 DAC)하는 말하자면 ‘하늘 진공청소기’다.

스위스의 스타트업 클라임웍스가 개발한 직접 이산화탄소 포집 기계 '오르카(Orca)'. Courtesy: Climeworks
스위스의 스타트업 클라임웍스가 개발한 직접 이산화탄소 포집 기계 '오르카(Orca)'. 2021년 9월 8일 아이슬랜드에 런칭한 세계 최대 CO2 흡입기 ‘오르카(Orca)’는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추출하고 연간 약 4천 톤을 저장할 수 있다. Courtesy: Climeworks

여러 종류의 술과 향료가 섞여있는 칵테일주와 마찬가지로 대기 중에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여러 기체 원소들이 섞여있다. 비유하자면, 클라임웍스의 DAC 시스템은 청소 후 진공청소기 먼지백 안에 모인 쓰레기 중에서 필요한 내용물만 추출해내 유용한 용도로 재활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클라임웍스(Climeworks AG, 2015년 창업)가 개발한 CO2 흡입기 1호는 2017년 취리히에 설치됐다. 그 후 이 기계는 아이슬랜드를 포함해 현재 16군데에 설치돼 작동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전세계 CO2의 1%를 제거한다는 것이 이 업체의 목표다.

이 CO2 흡입기는 년간 약 9백 톤의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 현재 전세계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00억 톤이니 그 효과는 새 발의 피 격으로 미미하지만 환경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DAC 산업은 오는 2050년까지 10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르카 이산화탄소 흡입기는 재활용 에너지(쓰레기소각에너지, 태양에너지)로 가동되며 공정효율성 90%를 자랑한다. 즉, 이산화탄소 채취저장 공정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10%만이 대기중으로 재방출된다. Courtesy: climeworks@facebook
아민이 이산화탄소를 끌어들이는 성질을 응용한 오르카 이산화탄소 흡입기는 재활용 에너지(쓰레기소각에너지, 태양에너지)로 가동되며 효율성 90%를 자랑한다. 이산화탄소 채취저장 공정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10%만이 대기중으로 재방출된다. Courtesy: climeworks@facebook

DAC 기계는 선박용 컨테이너 크기로, 아민(amine) 소재의 성근 입자의 필터가 하늘에서 빨아들인 공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흡착・분리시키는 원리를 이용한다. 필터가 이산화탄소로 꽉 차면 섭씨 100도로 가열하여 아민과 이산화탄소의 결합을 끊어 분리시킨 후 이산화탄소 만을 액체 상태로 저장한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향한 산업계 글로벌 경쟁은 본격화됐다. ESG -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 기업의 윤리적 경영능력은 착한 기업 이미지를 내세운 마케팅 차원의 부가가치를 넘어서 혁신적 기업 운영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정착하고 있다.

특히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배출량에 비례한 탄소세 징세로 막대한 액수의 탄소세를 지불하게 생겼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 아우디 자동차, 스트라이프 모바일 뱅크 등은 오는 2030년 탄소제로 목표에 따른 탄소상쇄권(carbon credit market) 확보를 위해 클라임웍스에 투자하고 있다.

카본에이트 시스템스(Carbon8 Systems)의 연구진이 개발한 직접 CO2 포집 기술로 만든 인공 재활용 콘크리트. 이산화탄소 배출 쓰레기를 건설자재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된다. © The Board of Trustees of the Science Museum, London
카본에이트 시스템스(Carbon8 Systems)의 연구진이 개발한 직접 CO2 포집 기술로 만든 인공 재활용 콘크리트. 이산화탄소 배출 쓰레기를 건설자재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된다. © The Board of Trustees of the Science Museum, London

건설업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실천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 부문이다. 오늘날 글로벌 탄소배출량의 40%를 차지하는 건설업계가 애용하는 콘크리트는 대기중 탄소 배출량의 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AC 기술을 통한 ‘하늘서 채취한’ 재활용 시멘트 가공이 더 활성화되면 시멘트 원료의 광산 채굴 활동과 그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더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미국 택사스 휴스턴 시에 본사를 둔 친환경 건축자재 업체 솔루젠(Solugen)은 CO2 DAC 소싱된 콘크리트 자재 개발을 위해 3억 5천 만 달러)2021년)를 투자했다.

재활용 이산화탄소는 PET 플라스틱 용기로도 활용될 수 있다. Courtesy: LanzaTech
재활용 이산화탄소는 PET 플라스틱 용기의 원료로 응용된다. Courtesy: LanzaTech

그처럼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온난화의 주범으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지만, 실은 탄소는 지구 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유용한 자원이기도 하다. 그래서 탄소 분야 과학자들은 대기중 직접 재취한 이상화탄소를 지하에 영구격리보관하기 보다는 유용한 용도로 재활용할 것을 장려한다.

예컨대, 이산화탄소는 탄산음료수, 연료와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필수 첨가물이다. 실제로 클라임웍스는 DAC 기계가 추출저장한 이산화탄소를 코카콜라에 판매하고 있다. 정유기업인 엑손(EXXON)과 셰브론(Chevron)도 클라임웍스를 후원한다. 지하에 갇힌 원유를 압착해 내는데 탄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룰루레몬 애슬레티카는 어패럴업계 최초로 DAC 포집 기술로 추출된 재활용 이산화탄소를 원단 소재로 활용한다.
룰루레몬 애슬레티카는 어패럴업계 최초로 DAC 포집 기술로 추출된 재활용 이산화탄소를 원단 소재로 활용한다.

고가 액티브웨어 및 요가복 제조업체인 룰루레몬 에슬레티카(Lululemon Athletica, Inc)는 향후 대기 추출 CO2를 원료로 한 폴리에스터 원단을 제품에 사용할 방침이다. 룰루레몬이 사용하게 될 이 에타놀 기반 에틸렌 원단은 기존 옥수수 원료와 화석연료로 유도한 에타놀 보다 생산원가가 비싸지만 친환경 착한 제품을 지향하는 룰루레몬 고객들은 웃돈을 지불하더라도 이에 호응할 것이라 자신한다.

명품업계도 친환경 제품에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또다른 럭셔리 시장 세그먼트 창출에 DAC 이산화탄소를 최근 소개하기 시작했다.

“공기를 보석으로”를 슬로건으로 하는 에더 인공 다이아몬드는 이산화탄소 DAC 기술을 응용한다. Courtesy: Aether Diamonds
“공기를 보석으로”를 슬로건으로 하는 에더 인공 다이아몬드는 이산화탄소 DAC 기술을 응용한다. Courtesy: Aether Diamonds

세계최초로 '재활용된 이산화탄소로 다아이몬드를 배양하는 기업'을 자처하는 에더 다이아몬드(Aether Diamonds) 사는 클라임웍스처럼 이산화탄소 포집 기업들이 저장한 이산화탄소를 공급받아 물과 전기(재생가능)로 분해한 후 3D 프린터처럼 분자를 노즐로 분사해 차곡차곡 적재하여 인공 다이아몬드석(石)을 가공하는 공법을 활용한다.

환경오염의 적폐,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악명높은 이산화탄소는 수집하고 저장하면 더 가치있고 유용한 원자재로 변신시킬수 있는 기술은 이미 마련돼있다. 착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재활용 CO2를 활용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제공하는 기업 역량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조건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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