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만인에게 다이아몬드를!
상태바
[TECH meets DESIGN] 만인에게 다이아몬드를!
  • 박진아 전문기자
  • 승인 2021.05.07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용 실험실 배양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기술 급발전으로 가격 합리화
2022년부터 다이아몬드 주얼리 본격 대중화될 듯

5월 4일, 판도라는 혁신적 테크 기업임을 선언하고 앞으로 이 업체가 2022년부터 출시할 ‘판도라 브릴리언스 컬렉션’에 사용될 모든 다이아몬드는 인공 다이아몬드로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판도라(Pandora A/S, 본사: 코펜하겐)는 덴마크의 귀금속 장신구 제조 및 소매업체다. 1982년 가족이 운영하는 보석상으로 개업해 오늘날 카르티에(Cartier)와 티파니(Tiffany & Co.)에 이어 매출 세계 3위의 글로벌 주얼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판도라의 시그니처 맞춤 매력팔찌를 비롯해 인하우스 디자인된 반지, 목걸이, 시계(현재 생산중단) 라인은 카르티에와 티파니 등 초고가 브랜드와 차별화하고 합리적 가격대의 대중 주얼리 시장을 평정했다.

B2C 온라인 소매플랫폼인 티몰(Tmall, 모회사: 알리바바 그룹)에서 이머커스를 운영한다. 적당한 가격대에 주얼리로 개성표현을 갈구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하는 판도라의 총 매출의 3분의 2는 중국 시장에서 발생한다.
B2C 온라인 소매플랫폼인 티몰(Tmall, 모회사: 알리바바 그룹)에서 이머커스를 운영한다. 적당한 가격대 주얼리로 개성표현을 갈구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하는 판도라의 총 매출의 3분의 2는 중국 시장에서 발생한다. Image: Pandora China

그 결과 판도라는 2020년 코로나19로 전세계 오프라인 매장 2천 7백 군데(총 매장수의 80%)를 폐점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 축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총매출 및 운영이익 흑자와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 가치 성장율 4위(12.9%)를 기록하며 주목할만한 브랜드로 꼽혔다(자료: 美 브랜드파이낸스(Brand Finance). 판도라의 호실적은 앞서 2016년부터 준비해 온 17개국용 공식 웹사이트와 온라인 채널을 이용한 이커머스와 아시아 특히 중국 시장에서 다져온 높은 인기가 기여했다.

아프리카와 러시아에서만 발굴되는 보석 중의 보석 다이아몬드에는 노예노동과 불투명한 유통 및 거래과정 때문에 ‘추하고 더러운 보석’이라는 오명이 늘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여성들의 가슴 속에 아직도 ‘다이아몬드는 영원한’ ‘여자의 최고의 친구’다. 올초 1월 글로벌 1위 명품기업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의 명품 주얼리 기업 티파니 인수(미화 158억 달러(우리돈 약 18조원) 이후, 티파니는 제품에 사용된 모든 다이아몬드에 대한 출처 및 채굴일 정보를 밝힌 등록증서를 구매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취월장하는 CVD 공법 덕분에 광산에서 채굴한 천연 다이아몬드와 품질 면에서 다름 없는 4C(색, 투명도, 컷, 캐럿) 품질을 추구하는 인공 다이아몬드는 일반인의 육안으로 천연인지 인공인지 구분이 불가능하다. Courtesy: Lightbox Jewelry
광산에서 채굴한 천연 다이아몬드와 품질 면에서 다름 없는 4C(색, 투명도, 컷, 캐럿) 품질을 추구하는 인공 다이아몬드는 일반인의 육안으로 천연인지 인공인지 구분이 불가능하다. Courtesy: Lightbox Jewelry

판도라의 인공 다이아몬드 컬렉션 런칭을 알리는 예비 발표는 치밀히 계산된 움직임이다. 이미 판도라는 작년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속가능성 실천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금과 은을 새로 채굴하지 않고 재활용한 금은을 활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경쟁사인 LVMH가 막대한 자금과 마케팅 후원을 등에 업고 하이엔드 주얼리 업계의 ‘제2의 불가리(Bulgari)’ 신화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판도라는 보다 합리적 가격의 인공 다이아몬드 주얼리로 더 많은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환경 지속가능성, 노동조건, 인권 이슈에 관심 많고 지구 총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MZ세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만하다.

드비어스 그룹(De Beers Group)은 일찍이 1946년부터 옥스포드 소재 엘레멘트식스(ElementSix) 실험소에서 산업전용 합성 다아아몬드를 생산해왔다. 중국도 1980년대 이후부터 공업용(항공, 석유굴착장치, 전자칩 등) 다이아몬드의 수요의 급증에 맞춰 다이아몬드 원자재 확보가 절실하다. 중국은 드비어스 그룹의 남아프리카 원석 독점(연간 약 16억 달러), 인도의 절삭・가공업 독점, 이스라엘-UAE- 네덜란드 주도의 가격 카르텔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부터 자체적으로 년간 약 1백 억 캐럿의 합성 다이아몬드를 생산해오고 있다.

무색 다이아몬드 보다 더 희귀해서 인기가 높은 분홍과 청색 다이아몬드도 천연석의 추가적 가격 인하와 대량공급을 가능케 할 전망이다. Courtesy: Lightbox Jewelry/De Beers Group
무색 다이아몬드 보다 더 희귀해서 인기가 높은 분홍과 청색 다이아몬드의 추가적 가격 인하와 대량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Courtesy: Lightbox Jewelry

판도라가 생산하게 될 주얼리용 다이아몬드는 화학증발퇴적(CVD) 원자로 기술을 사용해 제작된다. 천연 자연 속에서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려면 수 천만 년이 걸리지만 실험실에서는 2주만에 1캐럿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다. 유리와 탄소를 저압으로 결합한 후 전자파로  수 천의 초고온으로 공기를 가열해 공기분자를 분해하고 탄소 원자를 결합해 미세한 플라즈마층을 차곡차곡 쌓아 다이아몬드석으로 키우는 공법이다. 탄소에 초고온・초압력을 가해 며칠을 걸쳐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HPHT 다이아몬드 공법 보다 시간과 에너지 소모 면에서 효율적이다. 황색이 도는 중국산 인공 다이아몬드 보다 다양한 색상으로 제조가능하고 매 캐럿 마다 고유식별암호가 부여되어 출처가 투명하다.

일취월장하는 CVD 공법 덕분에 매년 인공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인하되는 추세다. 드비어스 그룹 책정 인공 다이아의 가격은 1/4캐럿-$200, 1/2캐럿-$400, 3/4캐럿-$600, 1캐럿-$800 (구매시 세팅 가격 포함). Image: De Beers Group
일취월장하는 CVD 공법 덕분에 매년 인공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인하되는 추세다. 드비어스 그룹 책정 인공 다이아의 가격은 1/4캐럿-$200, 1/2캐럿-$400, 3/4캐럿-$600, 1캐럿-$800 (구매시 세팅 가격 포함). Image: De Beers Group

서구 MZ세대의 주얼리 패션에 대한 상승세와 아시아 대륙의 중산층 인구 증가와 라이프스타일성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하에 보석업계 전문가들은 인공 다이아몬드 주얼리 시장은 매년 약 20%씩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23년이면 총 52억 달러 규모(우리돈 약 6조 원)로 팽창할 것이란 분홍빛 미래를 전망한다. 

한편,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기술이 야기할 새 글로벌 주얼리 시장의 미래를 바라보며 생존위협으로 떨고 있는 자들도 있다. 천연보석 채광업자와 절삭・가공 기술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19세기 진주 장신구 열병과 함께 번성하던 페르시아만 천연진주 무역업이 일본 미키모토 양식 진주의 상용화로 폭망했던 과거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박진아 전문기자  gogree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