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일회용 플라스틱 저물고 친환경 포장재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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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일회용 플라스틱 저물고 친환경 포장재 시대 개막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1.06.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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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요식업계, 7월부터 플라스틱 용기 사용 못해
- 딜리버리히어로 등 음식주문배달 플랫폼 투자와 사업협력도 가세

올 7월 3일부터 유럽연합 전역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식기와 포장용기의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작년 4분기부터 올 5월까지 식당과 카페의 실내 영업 금지 조치로 주문 픽업과 배달 영업에 의존해오던 식당과 카페 등 유럽의 요식업자들은 정상적 영업을 하기 위해서 친환경 포장재와 음식 용기 및 식기로 재구비하느라 분주하다.

유럽연합의 그같은 급진적인 ‘제로 플라스틱’ 친환경 정책 덕분에 조용히 웃음을 짓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인 와이즈푸드(Wisefood GmbH)로, 2017년 수업 시간 프로젝트 아이디어에서 착생해 이듬해 2018년 독일 뮌헨에서 창업된 신진 스타트업이다.

와이즈푸드의 첫 히트 제품 ‘수퍼할름(SuperHalm)’ 빨대. 사과추출섬유소/곡물/스테비아 원료의 무향무취의 100% 무유당, 비건, 생분해가능 식품용기와 식기류는 60분간 형체 유지되며 사용 후 과자처럼 씹어먹을 수 있다. Courtesy: Wisefood GmbH
와이즈푸드의 첫 히트 제품 ‘수퍼할름(SuperHalm)’ 빨대. 사과추출섬유소/곡물/스테비아 원료의 무향무취의 100% 무유당, 비건, 생분해가능 식품용기와 식기류는 60분간 형체 유지되며 사용 후 과자처럼 씹어먹을 수 있다. Courtesy: Wisefood GmbH

창업 동인 3인은 2018년 독일판 『라이온스 덴(Die Höhle der Löwen)』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망신생기업을 찾는 투자자들 앞에서 사과섬유를 원료로 한 ‘먹을 수 있는 빨대’ 를 소개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의 환경적 폐혜를 해결해 줄 ‘착한’ 혁신 아이디어였음에도 불구하고 ‘빨대염료가 음료수에 번진다’, ‘맛이 불쾌하다’, ‘이상한 냄새가 난다’ 등 투자자들의 인정사정없는 혹평을 받고 투자금 확보에 실패했다.

이 프로그램을 본 독일 대형할인 수퍼마켓 체인 알디(Aldi)는 비건(vegan) 트렌드에 힘입은 대체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잠재적 시장성을 알아차리고 즉시 이 제품을 주문했다. 와이즈푸드의 간판 제품 ‘수퍼할름(Superhalm)’ 먹을 수 있는 빨대는 현재 4천 2백 여곳의 알디 매장 진열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와이즈푸드 '먹을 수 있는' 빨대, 접시, 스푼 세트. Courtesy: Wisefood GmbH
와이즈푸드 '먹을 수 있는' 빨대, 접시, 스푼 세트. Courtesy: Wisefood GmbH

글로벌 호텔 체인인 메르퀴르(Mercure), 아이비스(IBIS), 노보텔(NOVOTEL)도 현재 와이즈푸드의 빨대 외에도 먹을 수 있는 접시, 숫가락, 컵, 음료수 휘젓개를 투숙색 및 행사용 식음료 서비스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도 독일 아마존 사이트에서 온라인구입(50개 들이 한 봉지 당 가격 € 6,99)도 가능하다.

와이즈푸드 젓가락. Courtesy: Wisefood GmbH
와이즈푸드 젓가락. Courtesy: Wisefood GmbH

와이즈푸드의 제품은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매출상승을 경험했다. 현재 전세계 30개국으로 5,000 여 업체들에 수출되는 연매출 수천 만 유로(우리돈 수 백억 원 대, 정확한 매출액 미공개) 가치의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급성장했다. 유럽연합의 플라스틱 사용 금지 정책 덕택에 이 업체의 매출 규모는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용기 사용금지 정책은 그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용 테이크아웃 용기 사용의 급증, 포장과 배달 음식 문화 확산,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대책으로 유럽연합은 오는 2023년까지 모든 유럽국가 내 케이터링 업소, 음식 배달업소,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여러번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식기와 포장용기 사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다회사용가능한 식음료 포장용기 및 식기 대여 서비스는 QR코드 기술로 각 사업장과 소비자 가정에 흩어져있는 식기와 포장용기를 추적해 관리한다. Courtesy: Relevo
다회사용가능한 식음료 포장용기 및 식기 대여 서비스는 QR코드 기술을 이용, 각 사업장과 소비자 가정에 흩어져있는 식기와 포장용기를 추적해 관리한다. Courtesy: Relevo GmbH

이 규제안은 요식업 관련 부문 테크 스타트업계에 절호의 비즈니스 기회와 새 시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독일의 스타트업 렐레보(Relevo, 뮌헨 본사, 2020년 창업)와 비탈(Vytal, 본사 쾰른, 2019년 창업)은 약 2년 전부터 레스토랑 등 요식업소용 다회사용가능 포장재 및 식기류 대여 사업을 본격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 업체는 파트너 요식업자 및 매장들과 협력 체결을 맺고 무료로 QR코드가 내장된 친환경 식음료 포장재와 식기 일체를 대여해준다. 렐레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음식문화 확산으로 가맹 음식점 수가 기존 100곳에서 400곳으로 늘며 현재 독일 대도시를 포함한 50개 도시에서 성업중이다.

렐레보는 빈 식기를 반납하기 위해 음식점을 들른 단골 고객들의 재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이용해 충성고객 대상 우대 할인제를 제공한다. Courtesy: Relevo GmbH
렐레보는 빈 식기를 반납하기 위해 음식점을 들른 단골 고객들의 재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이용해 충성고객 대상 우대 할인제를 제공한다. Courtesy: Relevo GmbH

가맹 식당사업자는 매 식기별 사용료 20센트(우리돈 약 260 원)를 지불하고 소비자가 반납해야 할 식기를 분실했을 경우 소비자에게 5~10유로 가량의 벌금을 물게 하는 것이 기본적 사업 모형이다. 고객은 레스토랑에서 제공한 포장재와 식기를 가맹된 파트너 식당 아무데나 14일 안에 반납할 수 있고 모든 식기 및 포장재는 QR코드로 추적가능하다.

가맹 식당업자들의 관점에서 물・소독제・식기세척기 작동에 소요되는 수도전기세와 인건비 등에 고정지출되는 비용을 감안한다면 합리적인 제안일 수 있다.

다회재활용 배달음식 용기 서비스 스타트업 뷔탈(Vytal)은 최근 동네 단거리 배달 플랫폼 고릴라(Gorilla)와 사업협력을 체결했다. Courtesy: VYTAL
다회재활용 배달음식 용기 서비스 스타트업 뷔탈(Vytal)은 최근 온라인 수퍼마켓 플랫폼 고릴라즈(Gorillas, 쾰른 본사)와 사업협력을 체결했다. Courtesy: VYTAL

獨 연방통계청(Statistisches Bundesamt)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독일에서는 레스토랑 7만 2천 여 곳, 스낵바 3천 4백 여 곳, 카페 1만 1천 7백 여 곳이 운영중이며 이들 모든 사업자들은 유럽연합 정책에 따라 플라스틱 일회용 식기 사용을 전면 멈추고 친환경 대체제로 의무 교체해야 하는 만큼, 와이즈푸드, 렐레보, 비탈 같은 스타트업에게는 무한한 성장의 기회를 의미한다.

소비자들 또한 위생에 못지 않게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원하고 있다. 독일의 음식주문배달 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 DHER (ETR) €108.00 +0,60 (2021.6.22 기준)이 지난 2020년 3월부터 와이즈푸드 투자자로 합세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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