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혜원 박사 "고체연료 미사일 기술 중요...연료주입 필요 없어 전략적 가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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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혜원 박사 "고체연료 미사일 기술 중요...연료주입 필요 없어 전략적 가치 높아"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8.31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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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한국방위산업학회(회장 채우석) 영맨포럼 회원인 양혜원 안보경영연구원 정책개발본부 선임연구원이 고려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양혜원 연구원은 현인택(전 통일부장관) 교수에게 논문 지도를 받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 교수는 한국국방안보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여류학자로는 드문 국방안보분야를 선택한 양 박사를 만나 소감과 포부에 대해 물었다...<<편집자 주>>

<br>​​​​​​​양혜원 박사 [사진=본인]

양혜원 박사 [사진=양혜원 박사 본인]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로 미사일 주권 회복과 함께 안보주권이 크게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사 논문 주제도 미사일이었는데, 한반도를 둘러싼 탄도미사일 중량·거리 제한 해제의 전략적, 전술적 가치와 의미를 말해달라.

한반도를 둘러싼 탄도미사일의 중량과 거리 제한 해제는 한국과 미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선, 한국의 입장에서는 군사기술력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고도화하면서 상시적으로 대치 중인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방어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 한국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하면 러시아,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앞으로 한국이 탄도미사일의 제한에 얽매이지 않고 개발할 수 있게 되어서 군사기술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고체연료 발사 미사일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체 연료 미사일은 발사전에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 액체 연료 미사일에 비해 발사 준비시간이 따로 필요 없어 전략적 가치가 높다. 

 

▲ 최근, 중국이 이례적으로 신형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 성공을 과시했다. 동시에 미국, 일본, 대만에 대한 경고메세지도 내놨는데, 한국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평가해달라.

중국이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 미국, 일본, 대만에 대한 중국의 경고는 이 정도로 군사기술력이 뛰어나니까 중국을 무시하지 말라는 경고메시지라고 본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내놓지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한국에 대해서도 같은 의미를 전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이 미사일 사거리 제한이 해제되면서 신형 미사일을 고도화할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럽다.

로마의 베게티우스(Vegetius)는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는 말을 남겼다. 평화는 힘에서 나온다. 따라서 한국도 신형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군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나 북한은 SLBM과 잠수함 개발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게임체인저로도 불리는 SLBM을 장착한 잠수함이 최근 해군에 인도됐다. 주변국들이 군비경쟁을 확대하는 가운데, 발전방향을 제시해 달라.

한국은 어려운 지정학적 위치에 존재하고 있다.

위로는 핵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한 러시아가 있다. 또 가장 마지막으로 한국을 침략한 국가인 중국이 군사력을 계속해서 증강하고 있다. 6.25전쟁으로 참혹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북한이 휴전선을 접하고 있다. 옆에는 한국을 36년간 식민지배한 일본이 있다. 한국보다 군사력이 강한 국가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점은 한국이 앞으로도 국제정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북한은 SLBM인 북극성-4ㅅ(시옷), 북극성-5ㅅ(시옷)을 지속 개발하면서 고도화하고 있다. 수중에서 다탄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가장 위협적인데 이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는 이러한 주변국들의 군비경쟁에 대처하기 위해서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고 경항공모함과 4000t급의 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한국이 경항모를 도입하게 되면 록히드마틴사의 스텔스기인 F-35B를 탑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보유하게 될 경항모에 KF-X사업으로 제작한 KF-21(보라매)을 탑재하면 좋겠지만 KF-21에는 아직은 수직이착륙 기능이 없다. KF-21에 수직이착륙을 하는 기능을 추가해 성능을 개량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 이전까지는 탑재가 사실상 어렵다. 수직이착륙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또 현재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디젤잠수함의 경우에는 AIP(공기불요시스템)기술에도 불구하고 2-3주 안에는 물위에 떠올라서 반드시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는 제약이 있다. 핵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향후 보유하게 될 경항모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호위 역할을 해주는 구축함, 보급함, 순양함, 호위함, 잠수함을 더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다.

 

▲미·중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QUAD를 견제하려는 중.러 군사합동 훈련이 실시되기도 한다. 한국의 안보전략에서 특히 강화돼야 할 점이 있다면 지적해달라.

나무를 벨 때 가지치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밑동을 베고 뿌리를 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은 투트랙으로 안보전략을 세워야 한다.

첫째, 한국이 국제정치에서 가장 기본자산인 자주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국산 군용 GPS, 레이더, 정보자산, 국산 변속기, 국산 엔진, 냉각기 등 군사 부문에서 최첨단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과 합동군사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국제정치적인 동맹과 연대해 힘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혈맹인 미국과는 더욱 굳건한 동맹을 맺고 실리를 얻어내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간혹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한국이 무장해제를 하고 대화와 협상만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는데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한국이 침략당한 때를 역사적으로 떠올리면 군사력이 약하고 무장해제 정도의 힘을 가질 때였다. 평화는 힘에서 나온다. 한국이 강한 힘을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군사 안보 분야에는 여류 학자가 드문데,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낀 이유가 있다면 밝혀달라. 

군사 안보를 배우는 그 자체를 좋아해서 대학교 때부터 줄곧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특별히 여자라서 힘들거나 그런 점은 없고, MZ세대라서인지 그같은 편견은 없다. 

군사 안보 분야에 대해서 특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박사과정 지도교수이신 현인택 교수의 영향을 받아서다. 현 교수는 연구실에 국제정치학뿐만 아니라 방위사업학, 군사학, 안보와 관련된 오래된 해외 원서부터 최신 책과 논문들로 가득하다. 현 교수는 TMD와 관련해서 연구가 전무한 1990년대에 이미 관련 논문을 여러 편 쓰면서 깊이 있게 연구했고 미사일 방어에 대해서 군사 안보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업 시간에는 단거리·중거리·장거리 미사일 그림, 사드 그림을 직접 그리면서 설명한다. 이러한 영향이 가장 컸다. 진심으로 현 교수를 세계 최고의 석학이라고 생각하고, 세상에서 제일 존경한다.

군사 안보를 공부하면서 무엇이 부족한지를 계속 생각해서 이를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처음부터 다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넘어질 때마다 일어났다.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관련된 책과 논문을 찾아서 읽고 답을 찾으려고 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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