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구독서비스' 개발 가속화에 소상공인은 "지역상권 질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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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구독서비스' 개발 가속화에 소상공인은 "지역상권 질식" 우려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1.08.23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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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네이버, 11번가 등 이커머스 간 '구독경제' 경쟁 치열
자영업자, "질식 직전... 골목상권 경쟁 더 어려워져"

최근 이커머스 기업간 온라인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구독경제’가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누리꾼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구독경제가 본격화되면서 골목상권은 질식 직전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구독 경제는 고객이 저렴한 가격을 선지불하고 정기적인 서비스를 제공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소유보다 공유하는 구매방식을 선호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지향하는 MZ세대를 중축으로 구독서비스는 많은 인기를 끌어왔다.

넷플릭스, 왓챠 등 OTT기업에서 뿌리 내린 구독경제를 최근 이커머스기업도 발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구독서비스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질 높은 데이터를 축적해 적재적소의 마케팅기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먼저 쿠팡은 일찍이 구독서비스 ‘로켓와우’를 운영하며 신선제품과 생필품을 위주로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소비자는 월 2900원의 회비를 지불하고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서비스, 무료배송·반품,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데이터 연구기관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쿠팡의 로켓와우를 1순위로 사용하는 고객 비중은 올해 51%로 급증했다.

네이버는 지난 19일 멤버십 서비스 ‘네이버플러스’에 이어 스마트스토어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플러스 가입자는 음원, 영화, 웹툰 등 콘텐츠와 네이버페이 포인트적립 혜택까지 받는다. 이에 더해 스마트스토어 정기구독은 미디어콘텐츠를 넘어 생필품, 먹거리 등까지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11번가도 아마존과 SK텔레콤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강력한 구독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11번가는 멤버십 가입객을 위해 아마존의 OTT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킨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아마존 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연동해 해외직구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커머스 기업의 구독경제 진출은 고객관계를 견고히 하고 빅데이터의 양적·질적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기업 컨설팅 관계자는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일반고객에 비해 소비량이 많고 소비패턴이 일정해 질 높은 데이터축적이 가능하다”며 ”또 불매운동 등 논란이 있어도 고객이탈도가 낮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제고할 수 있다”고 23일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이 정교해지면서 골목상권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유성이(57세)씨는 “물이나 반찬 같은 사용빈도가 높은 생필품은 집 주변 마트나 가게를 이용하는 편”이었지만 “쿠팡의 로켓와우에 가입한 이후는 생필품까지도 가게를 이용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바쁜 일상 때문에 쿠팡을 이용하지만 지역소상공인이 걱정스럽다고 23일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할인마트를 운영하는 김모(49세)씨는 <녹색경제신문>과 전화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도 구독서비스가 자리잡으면 사람들은 외출을 더 안 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 같은 영세한 도매상들은 정말 질식하기 직전”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카트너는 2023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75%가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해 구독경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규모가 지난해 40조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집계해 골목상권의 몸집은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지난 5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를 통해 ‘소상공인 구독경제 추진방안’을 발표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에 나섰다. 이커머스 기업의 구독서비스 경쟁이 소상공인의 영역을 빠르게 침탈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책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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