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HMM노조 "무능한 경영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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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HMM노조 "무능한 경영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8.10 22: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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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은행, 사기업 상대로 이자놀이...HMM, 향후 5년간 5000억원 이자 지급해야"
- "최종 결정권자 산은, 공적자금 미회수 이유로 임금인상 억제하겠다는 억지 논리고집"
- "연말까지 현금 6조원 보유 가능...투입된 공적자금 조기상환 가능함에도 산은이 계약 핑계로 거부"
- "국민혈세 공적자금 갚겠다는데도 산은이 거부함으로써 기업가치 훼손...산은의 배임 아닌가?"

11일 4차 HMM해상노조(위원장 전정근)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앞두고, HMM육상노조(위원장 김진만)는 "HMM의 무능한 경영진이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김진만 HMM육상노조위원장은 10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어제 1차 중노위(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며 "2차 중노위에서는 배재훈 (HMM)대표가 참석하라는 언급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과 전정근 해상노조위원장은 서로 긴밀히 공조하면서 올해 임단협이 파업으로 이어지지 않고 원만한 타협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정근 위원장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접촉하고 있고, 김 위원장과 함께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전날 HMM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임단협은 노사간에 협의할 사항"이라며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내 언론을 통해 "시중에 회자되는 7.7% 임금인상과 700%인센티브지급안을 산업은행에 제시한 바 없다"면서도 "산은이 제시하는 5.5%보다는 더 지급해도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녹색경제신문>은 김진만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사실들에 대해 확인했다...<<편집자주>>

HMM 선원들이 사측의 1% 임금 인상안에 반발해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HMM노조]
지난해 말 임단협을 앞두고 해상직원들이 쟁의를 결의하는 모습. 파업에 이르지는 않았다. [사진=HMM노조]

 

산은관계자에게 확인해보니 임단협은 노사간의 협의사항이라고 하는데, 배재훈 대표와 원하는 협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지 말해달라.

- HMM의 무능한 경영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배 사장은 6월14일과 7월14일 두번의 만남에서 거듭 본인의 역할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후 한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여러 차례에 걸쳐 배 사장은 '본인은 연임할 생각도 없고, 본인의 역할을 하겠다'고 여러 직원 앞에서 밝히기도 했다. 일말의 기대는 있지만, 신뢰는 사라졌다. 

배 사장은 지금 배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은 측을 설득하든 직원과 조합을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아니라, 배 사장이 산은이나 해수부, 해양진흥공사, 청와대, 송영길 대표 등을 접촉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가장 불만을 토로하는 대상이 지금은 배 사장이다. 배 대표가 처음 회사에 부임해서 직원들에게 거듭 강조했던 얘기가 있다. '첫째는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 둘째는 주주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 셋째는 이해당사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배 사장은 늘상 '직원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어떻게 서비스가 좋아지겠냐면서, 본인은 직원행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면서 '생산성이 좋아지면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겠다'고 지속적으로 얘기해왔다. 막상 지금같은 상황에서 배 사장이 어른으로서 나서줘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배 사장은 지난 3차 임단협 때 '필요할 때 나타나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것이 배 사장에게 기대하는 한가닥 희망이다. 

배재훈 대표 [사진=배재훈 대표 SNS 갈무리]
배재훈 대표 [사진=배재훈 대표 SNS 갈무리]

문성혁 해수부장관이 7.7%임금인상과 700%성과급 지급안을 산은에 언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수부와 해양진흥공사의 입장이 진작에 나와서 협상이 진행됐으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HMM직원들이 더 이상 인내하기 힘든 상태다.

어쨌든 해수부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 다만, 산은에서 무시를 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중노위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었는데, 내일 해상노조 임단협과 13일 2차 중노위에 대한 기대는 어떤 상태인가?

지난해 말 임단협 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회사가 너무 한다'며 '과거 3개년 동안 영업이익이 나지 않았으니, 내년(올해)에 영업이익이 나면 조정을 하라고 사측에 권고한 바 있다. 

이 권고로 외부컨설팅을 실시하고 있고 중간보고를 바탕으로 회사가 관리단에 보고했다는 숫자가 11.8% 임금인상과 700% 성과급 지급이다. 우리 조합은 회사의 1차 협상안이 여기서 출발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올해 중노위에 바라는 것은 산은과 해진공이 내세우는 공적자금 회수와 관련한 내용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HMM에 투자한 것은 출자, 유상증자 참여,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통해 2016~2019년까지 총 7255억원을 투자했다.

산은 등은 현재 주가 기준으로 이미 3조8800억원의 지분에 대한 시세 차액이 생겼다. 거기에 영구채 3조2800억원이 별도로 있다.

임금인상과 맞물려 공적자금이 회수가 안된 것을 자꾸 강조하는데 영구채에 대한 연간 지급이자만 1000억원이다. 5년동안 못갚게 돼 있으니 HMM은 5년간 5000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한다. 최대주주인 산은이나 2대주주인 해진공이 조기상환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정상화를 꾀해야 한다. 

재무팀에 확인해 보니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산은 등에 예금한 현금이 3조원이었다. 연말에는 6조원이 넘는 현금을 HMM이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처럼 많은 현금을 쌓아두고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하나? 정부가 사기업을 대상으로 이자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요새는 1주일에 2000억원을 번다고 하는데, 지난해 연간 총 임금액이 950억원이었다. 우리가 요구하는 임금인상이 과도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동종업계보다 30% 정도 낮은 임금을 정상화해서 지금도 부족한 인력유출을 막고, 그간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에 대해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해야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3조원이 넘는 현금을 상당부분 산업은행이 갖고 있다. 올해 말까지는 6조원 이상의 현금을 회사가 보유할 것으로 보이는데, 왜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적자금 미회수를 이유로 임금인상을 억제하겠다는 논리로는 직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

 

여전히 일부 여론은 '혈세지원'으로 회생했다며, 임금인상에 부정적인데 부담스럽지 않나?

HMM은 지난 2013~2015년까지 희망퇴직을 받아 이미 구조조정을 마쳤다. 그래서 2017년 한진해운 파산하면서 현대상선(현 HMM)은 인원감축이 아니라, 선박발주를 하면서 직원을 늘렸다. 파산한 한진해운 직원들을 흡수하고 지금은 어렵지만 힘을 모아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직원들이 채권단을 찾아가서 동의를 받고 채권단의 요구를 다 수용했다. 회사를 살리면 뭔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 정도의 경영실적을 입증했는데도, 직원들에게 이렇게까지 냉담할 것으로 예상했다면 그렇게 열심히 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만일 임단협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 능력이 되는 직원들은 (경쟁사로) 갈 거고, 능력이 안되는 직원들은 이전처럼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많은 직원들은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지원받은 자금에 대해서는 모든 직원들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한 측면도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국내 조선3사의 일감을 지원한다는 또 다른 명분과 후방산업이었던 포스코에 대한 간접지원을 포함한 것이었다. 또한, 정부의 지원 결정 이전에 4조원 정도의 자구노력이 있었고, 정부의 지원은 소모성 지원이나 운전자금 지원이 아닌, 선박 발주자금이 주된 내용이기 때문에 일부 직원들은 억울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근로여건으로는 지속적으로 좋은 경영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근로여건을 개선해야 현재 인력과 향후 선복량 증가에 따른 인력충원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근로여건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지난 취재과정에서도 거듭 25%의 임금인상과 1200%의 성과급 지급에 대해 명시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이유가 있나.

수출기업을 볼모로 파업을 하는 것 같아 직원들이 심각한 수준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 HMM직원들은 1976년 회사 창립 이래 단 한번도 단체행동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도 최대한 파업을 하지 않고 근로여건이 정상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노조가 제시했던 숫자는 타협과 협상을 전제로 한 숫자다. 그래서 모든 언론사에 숫자를 명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사측으로부터 타협안으로 처음 받은 수치가 5.5%임금인상과 100%격려금 지급이다. 그나마도 최근 임단협 때 아무런 설명없이 받았다. 협상을 하자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상전이 아랫것에 던져주는 하사품의 의미가 담겨있는 격려금은 직원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만일, 지금같은 상황에서조차 근로여건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할 수 없다면, 직원들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고, 직원들이 없다면 회사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HMM 임단협과 관련해 추가적인 의견이 있다면 밝혀달라

HMM직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엄청나다. HMM이 정상화되면서 채권단, 주주 등 다른 이해당사자들은 모두 행복해졌는데 직원들은 전혀 행복하지 못하다.

게다가 회사의 임금 동결이 길어지면서 해외근무 직원들은 일찍부터 타회사로의 이탈이 심각했다. 그래서 2018년부터 해외 직원 급여 30% 캐치업 플랜(Catch up Plan) 5개년 계획으로 최근 3년간 20%정도 임금인상이 있었다.

반면, 국내 직원들은 관리회사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해 왔다. 이를 바로잡아 국내직원들의 자존감을 지켜주고 대한민국 대표 선사라는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사측과 채권단은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한다.

채권단 관리체제를 시작하며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진단을 했을 때, 사업과 조직의 슬림화가 아니라, 투자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결정하고 추진했듯이, HMM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진단하고 이에 합당한 방향으로 조속히 진행하기를 바란다.

(사진=HMM)
HMM의 컨테이너선이 선적하는 모습 [사진=HMM]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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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탱 2021-08-11 23:23:37
결국 희생양이 필요하단 거네. 권한은 주지 않겠지만 책임은 지게 하겠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