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녹색경제신문>이 찾은 부산항은 눈길 닿는 곳마다 컨테이너가 쌓여있었다. 그리고 부산항 인근에서 빈 창고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달 수출, 월간 기준 사상최대치 기록...전년 동월비(比) 29.6% ↑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통적인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월에 비해 29.6% 늘어난 554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5년만에 최대치로 종전에는 2017년 9월 551억2000만 달러가 가장 많았다.
올해 1~7월 누적 수출액도 3587억 달러로 사상 최대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20% 이상 높은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같은 수출호조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국제적인 소비증가와 제조업 호황으로 해상물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000으로 집계를 시작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16년 3월 400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상승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사상 최초로 2000을 넘었고, 지난달 30일에는 4196.24까지 치솟았다.
▲코리아 패싱에 부산항 화물적체 심화... 인근 창고 구하기도 쉽지 않아
국제 해운사들은 넘치는 화물로 부산까지 오기도 전에 중국 항구에서 만선을 한 채 운항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으로 인해 많은 해운노선에서 부산항이 제외되고 있다. 입고되는 화물량은 늘어나는데 부산항을 출항하는 선박은 오히려 줄다보니 화물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
야적장이 붐비면서 화물반입도 어려워졌다. 예년에는 선적 일주일 전에도 입항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3일 전이라야 입항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구 인근 창고에 화물을 보관해야 하는데, 이미 빈 창고 찾기가 쉽지 않았다. 창고 비용도 만만치 않게 오르고 있다.
▲HMM 파업가능성에 떨고 있는 부산항과 수출기업들
지난 3일 HMM의 3차 임금 및 단체교섭 협상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자, 부산항에는 긴장감이 감도록 있다.
HMM이 지난해 부터 36차례나 임시선박을 투입하면서 부산항의 화물적체를 위한 노력 덕분에 그나마 항구가 마비되는 사태를 면하고 있지만, 만일 파업이 현실화되면 부산항은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해운사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근로기준법이 아닌 선원법에 따라 쟁의를 할 수 있다. 선원법 제25조에 따르면, 외국항구나 운항 중인 선박은 파업을 할 수 없다.
만일, HMM이 파업에 돌입하면 부산항 출항 선박의 발이 묶이게 된다. HMM 경영진은 선박의 부산항 운항을 금하고 임시선박 투입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미 코리아 패싱으로 화물 적체가 심각한데, HMM 선박의 부산항 운항마저 사라지면, 다른 해운사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나마 부산항을 운항하는 짐(ZIM) 같은 경우는 HMM보다 30% 정도 운임이 비싸고 선복량도 부족하다.
만일 HMM이 파업에 돌입하면 이같은 사정을 뻔히 아는 해외선사들이 운임을 대폭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해운업계 고위 임원은 우려했다.
HMM의 4차 임단협은 오는 11일로 예정돼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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