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존법 ②]조성진 부회장의 LG전자, "로봇 등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미래성장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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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존법 ②]조성진 부회장의 LG전자, "로봇 등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미래성장 동력"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3.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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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이 2017년 ICT(정보통신) 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지난해(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이다. 다보스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으로 설명했다. 이밖에도 제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많은 정의들이 등장했으나 핵심은 '첨단기술의 융복합'이다. 이 기술의 융복합의 중심에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이 있고, 현재 개발됐거나 개발중인 제품군으로 IoT(사물인터넷) 기기, 자율주행차, 음성인식 허브 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ICT 기업들은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대규모 M&A를 진행하고 R&D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의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2017년의 전략에 대해 분석한다. <편집자주>

지난 18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 1인 CEO 체제로 돌입했다. 

LG전자의 가전 사업을 이끌어 온 자타공인 세탁기 전문가 조성진 부회장의 경영 전략에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첨단 기술 융복합의 흐름 속에서 LG전자는 2017년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2017년 신년사를 통해 조 부회장은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스마트 사업은 기존의 사업들과 연결해 로봇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진화시켜 미래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시무식 행사중인 조성진 LG 부회장 <사진=LG전자>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 'CES 2017'에서 상업용 로봇을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공항안내 로봇은 현재 인천공항에서 시험 가동 중이다. 

LG전자는 그간 또 다른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M&A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전략을 취했다면 LG전자는 R&D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특히 전장사업 부분은 LG그룹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사업분야임에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로 한 번에 전세가 뒤집혔다. 자금력의 열세가 뼈아픈 순간으로 평가된다.

이밖에도 지난 5년간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7분기 연속 적자를 낸 MC(모바일)사업부가 최근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6'로 반전의 전기를 만들어 낼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LG전자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뒤쳐지지 않으면서도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2017년에 떠안았다. 

◇ 수익성 제고가 급선무인 스마트폰

LG전자의 MC사업부는 턴어라운드가 절실하다. 이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이 18:9 화면비, QHD+(2880X1440) 해상도의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G6'다. 

마침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후유증, 애플 아이폰의 공백기가 맞물리며 LG전자에게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호기로 평가된다. 

지난 10일 출시된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6 <사진=LG전자>

LG전자가 스마트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취한 전략은 구글과의 협력 강화다. 

지난해 출시한 'V20'에 최초로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누가'를 탑재했고, 이번 'G6'에는 구글 레퍼런스폰인 '픽셀'을 제외하면 최초로 구글의 AI(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또 LG전자의 웨어러블 기기 'LG 워치'시리즈에도 구글의 웨어러블 OS인 '안드로이드 웨어 2.0'이 최초로 적용됐다. 

LG전자는 스마트 기기 부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북미시장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G6' 구매시 LG전자의 49인치 HDTV 무료증정, 'LG워치 스포츠' 5만6000원 구매 혜택 등 강력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도 북미 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는 2016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대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북미시장에서는 점유율 15%대로 애플과 삼성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특히 0.1%에 미치지 못하는 중국 시장 점유율을 의식해 'G6'의 중국 출시 자체를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오포(OPPO), 비보(vivo),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LG전자에게는 부담이다. 

◇ 신성장 동력은 AI 기반의 로봇

조성진 부회장이 신년사에서도 밝혔듯이 LG전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가정용 허브 로봇, 공항 안내 로봇, 잔디깎이 로봇 등을 선보이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CES 2017'에서 공개된 LG전자의 가정용 허브 로봇 <사진=LG전자>

가정용 허브 로봇은 가정의 IoT(사물인터넷) 기기들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가정용 기기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의 허브다.

허브 로봇에 무선인터넷(Wi-Fi)로 연결된 각종 기기들을 음성 혹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아마존의 AI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탑재했다. '알렉사'는 현재 가장 앞선 음성인식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했다. 

탑재된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고 음성으로 대답도 가능하다. 

LG전자의 공항 안내 로봇, 공항 청소 로봇, 잔디깎이 로봇 <사진=LG전자>

현재 인천공항에서 시연중인 공항 안내 로봇은 고객의 질문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답변할 수 있다. 

'알렉사'가 아직 한국어 지원을 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 

여행객이 항공권 바코드를 보여주면 이를 스캔해 탑승 시각과 게이트 정보, 도착지의 날씨 등을 알려준다. 또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고객이 가장 빠른 이동 경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도록 동행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공항 청소 로봇, 잔디깎이 로봇 등 LG전자는 다양한 로봇을 선보였다. 

◇ LG전자는 역시 가전...딥 러닝 기반의 스마트홈과 스마트씽큐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 중 하나는 모든 것이 '스마트' 해진다는 점이다. 

'스마트카', '스마트홈' 등으로 대표되며, IoT 기기들이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면 딥러닝 기반의 AI가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홈 분야도 앞으로 시장성이 높은 분야로 분석된다. 美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17년 146억달러로 추산되며 2021년까지 해마다 21.8%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G전자 립러닝 기술 개념도 <사진=LG전자>

또 2017년 미국 기준 스마트홈 기기 사용률은 32.5%이며 2021년까지 60.7%가 1개 이상의 스마트홈 기기를 사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LG전자도 스마트TV, 스마트 냉장고, 로봇 청소기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스마트홈 시장에 진입했다. 

특히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트씽큐' 센서와 허브를 이용하면 스마트 기능이 없는 세탁기, 냉장고 등도 일정부분 관리가 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 문열림 알림 등을 받을 수도 있다.  

LG전자는 앞서 소개한 가정용 허브 로봇의 형태로 스마트홈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구글은 '구글홈', 아마존은 '에코' 등 가정용 허브 역할을 하는 스피커형 기기를 내놨다. 

애플 역시 아이폰과 '시리'를 활용해 스마트폰 기반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유사하게 스마트폰에 탑재된 AI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이고, SK텔레콤은 스피커형 기기 '누구', KT는 셋톱박스형 기기 '기가지니'를 내놓으며 스마트홈 플랫폼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허브 로봇의 형태로 스마트홈 플랫폼을 구축해 타 기업들과 차별화 할 것으로 관측된다. 

◇ 양보할 수 없는 미래 먹거리...전장사업

LG전자는 2013년 7월 VC(전장, Vehicle Components)사업부를 출범했다.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꾸린 삼성전자보다 2년 이상 앞선다. 

사실 LG전자는 2005년부터 전장사업에 뛰어들었고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VC사업부 규모가 최근 TV를 담당하는 HE사업부를 추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LG그룹 차원에서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분야의 LG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 소형 부품 모듈을 맡는 LG이노텍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LG전자의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관련업계에서는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이 2015년 2390억달러(약 273조8000억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약 347조43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전자의 전장사업 <사진=LG전자>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가장 거세게 맞고 있는 분야가 자율주행차로 대변되는 자동차 업계다. 

전장사업 부분에서 삼성전자에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삼성전자가 80억달러에 전장 엔포테인먼트 1위 업체 하만을 인수하며 전세가 뒤집혔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노하우와 삼성전자의 IT 기술 역량을 결합해 전장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그간 차량용 통신 모듈인 텔레매틱스, 오디오, 내비게이션 부품 등을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도요타 등에 공급해 왔다. 

하지만 부품 공급을 넘어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LG전자는 GM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구동모터, 인버터, 배터리팩, 인포테인 등 부품 11종을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도 진행중이다. 

아무래도 국내에서 비교될 수 밖에 없는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 시기에 각기 다른 행보를 보여 주목되고 있다. 

LG전자가 자체 R&D와 협력에 방점을 찍는다면,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전략이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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