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SK하이닉스, ESG 경영 전분야 강화…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온실가스 문제' 해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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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SK하이닉스, ESG 경영 전분야 강화…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온실가스 문제' 해결할까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7.05 0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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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KCGS ESG 평가서 지속적으로 상위권 유지…지난해 사회적 가치 창출 4.9조원
- 생산량 증대로 온실가스 배출량 절대치는 늘어나…"친환경 설비 및 효율화로 저감 나설 것"
- 이사회 CEO 직접 평가로 지배구조 개선…계속되는 산업재해 대책은 지켜봐야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강자인 SK하이닉스는 ESG 경영에서도 늘 상위권을 달려 온 기업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위 10%대에 해당하는 통합등급 A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분야는 사회(S)로, 2018년부터 줄곧 A+를 기록하고 있다. 나머지 환경과 지배구조 또한 기존 B+에서 지난해 A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전사 메일을 통해 "ESG는 미래 세대와 공감하며,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고, 건강한 기업 지배구조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던 것처럼, SK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ESG 경영 강화를 실시한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다만 SK하이닉스의 ESG 행보가 마냥 순탄하게 흘러가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으면서 SK하이닉스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덩달아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몇몇 악재가 겹쳐있기 때문이다.

[사진=SK하이닉스]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가치 4.9조원…경제간접 기여성과가 주요해

SK하이닉스가 자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가 ESG 경영을 통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4조8874억원으로 전년(3조5888억원) 대비 36% 늘었다.

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경제간접 기여성과다. 경제간접 기여성과에는 납세, 고용, 배당 등이 해당되며, 액수로는 5조3737억원에 달한다. 전년 4조 593억원에 비해 32% 성장했다.

SK하이닉스 측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전년 대비 납세가 211% 증가했고 배당도 17% 늘었다"며 "장애인 등 취약계층 고용도 의무고용률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봉사활동, 기부, 사회공헌 활동을 포함한 사회공헌의 성과 역시 크게 성장했다. 성과 금액은 총 1106억원으로 전년 693억원 대비 60% 늘었으며, 특히 기부금이 434억원에서 744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독거노인 어르신을 위해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스피커 ‘실버프렌드’를 무상 지원하고, 치매 어르신과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위치추적 기반 배회감지기 ‘행복GPS’를 보급하는 ICT 기반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 곳곳에 지원 활동을 펼치며 사회안전망(Safety Net)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의료진 격려를 위한 '덕분에 챌린지' 동참과 저소득층 아동의 재택 교육에 필요한 스마트 기기 지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노동과 동반성장과 관련된 사회 분야도 2019년 2660억원에서 지난해 3224억원으로 21% 늘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회사가 보유한 반도체 지식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오픈한 공유인프라 포털 ’DBL 스퀘어’가 대표적으로, 협력사들은 이를 통해 SK하이닉스 장비를 활용한 분석/측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반도체 기술 관련 전문 지식과 생산 현장의 노하우도 함께 배울 수 있으며, 이외에도 SK하이닉스는 공동과제 연구개발, SHE 컨설팅, 우수인재 확보 지원 등 다양한 공유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도체 성장과 함께 늘어나는 온실가스 배출량…효율화 전략 필요

다만 SK하이닉스의 환경 부문 성과는 다른 사회적가치와 달리 '역행'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해당 성과의 금액은 -9448억원으로, 전년의 -8177억원보다 16% 가량 적자 폭을 늘렸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시설과 생산량을 적극 확대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377만9223톤CO2-eq에서 2019년 429만2359톤CO2-eq으로, 지난해  469만1885톤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양산 설비를 가동하는 첨단 산업으로서 막대한 전력량을 소모한다. 또한 초미세 공정을 위해 대량의 화학물질을 투입함으로써 공정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도 적지 않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와 맞물려 반도체 산업이 크게 성장하다보니 지난해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났다"며 "다만 친환경 공정 도입으로 생산량 당 온실가스는 이전보다 크게 줄었고 앞으로도 온실가스 저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부적으로 온실가스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기 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직접 배출', 생산공정에서 이용되는 화학물질이 공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발생하는 공정 배출로 구분된다.

이 중 직접 배출 비중은 반도체 업계에서 그리 크지 않아 저감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간접 배출과 공정 배출을 중점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펼쳐왔다.

SK하이닉스의 이천 M16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지난 2018년 친환경 반도체 생산 공정 실현 방안을 담은 'ECO Vision 2022'를 수립하고 실천해왔다. 해당 비전을 통해 △에너지 시스템 최적화를 통한 사용량 및 비용 절감 △기술 개발과 장비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대체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공정 과정에 인공지능 분석 기술을 도입해 장치를 가동하는 데 소모되는 전력량을 크게 절감하고, 과불화탄소(PFCs)·아산화질소(N₂O) 등 온실가스의 원인이 되는 공정가스를 3단계에 걸쳐 분해하는 스크러버 장비를 도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그룹 관계사들이 국내 대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연간 100GWh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오는 205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목표의 국제적 캠페인이다.

RE100 실현을 위해 SK하이닉스는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CO2 흡수 및 감축 활동으로 650만톤, 저전력 제품 공급을 통한 저감 650만톤 등 총 13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질소산화물 포집(De NOx6) 설비를 생산 공정에 확충한다.

HDD에 비해 전력 소모가 작은 SSD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 노력을 하면서 탄소 배출을 절감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HDD를 모두 저전력 SSD로 대체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정호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사장(오른쪽). [사진=SK하이닉스]

투명 경영 위해 이사회 권한 강화…지속 발생하는 산업재해 대책은 지켜볼 필요 있어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이사회 소속 이사들에 대한 보수 한도를 결정하고, 임원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보상 등을 의결하는 인사·보상위원회에 '대표이사에 대한 평가' 권한을 공식 부여하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이사회는 CEO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 보수 한도 등을 제한적으로 심의했는데, 앞으로는 명시된 조항에 근거해 CEO에 대한 직접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사·보상위원회는 매년 CEO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심의·확정해 연 1회 평가한다. 또한 이를 토대로 CEO에 대한 보상 수준을 결정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올 연말부터 이사회 평가를 받을 예정으로, 이사회 권한을 강화해 투명 경영을 보다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발생한 불산 사고에 대해서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M16 반도체 공장에서는 소량의 불산이 노출돼 장비를 점검하던 협력사 소속 직원 3명이 상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가 유해가스 누출 사고를 일으킨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13년에는 청주 공장에서 염소가스와 감광액이 누출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2014년에도 이천 공장에서 이산화규소 누출됐다. 특히 2015년에는 이천 공상에서 유기화학물질 연소실 내부를 점검하던 직원 중 3명이 질소 질식으로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산업재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당시 사고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에게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며, 영국의 대형 보험회사인 ‘리걸앤제너럴(LGIM)’은 SK하이닉스에 대한 ESG 평가에서 직원사고(Employee incidents) 점수를 낮추기도 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향후 5년동안 산업재해 예방 시설에 199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속적인 안전 사고로 '안전 불감증'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SK하이닉스가 이번 투자를 통해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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