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사업 동력 필요한 SK브로드밴드…오늘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결판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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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신사업 동력 필요한 SK브로드밴드…오늘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결판이 핵심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6.25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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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B·넷플릭스 '망 사용료' 분쟁, 오늘 오후 1시 50분경 1심 판결 예정
- 넷플릭스 국내 진출 뒤 데이터 트래픽 3년간 30배 늘어…SKB 망용량 3배 증설
- 투자 비용 분담 원하는 SKB…"데이터센터 등 미래 신사업 투자에 적극 활용할 수 있어"

국내 통신사 SK브로드밴드(SKB)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간의 '망 사용료' 분쟁 1심 판결이 오늘(25일) 오후 나온다. 

이번 판결은 국내 IT 업계의 생태계를 크게 뒤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법원이 넷플릭스의 손을 들어줄 경우 통신사는 기존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의 협상력 저하가 불가피하며, 국내 진출을 앞둔 거대 OTT 디즈니플러스와의 계약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반면 SK브로드밴드가 승소할 경우 통신사는 급증하는 트래픽을 처리할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를 통해 최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콘텐츠 사업자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언제 트래픽이 급증할 지 모르기 때문에 업계는 항상 통신망 투자를 염두에 둬야 한다"며 "만약 SK브로드밴드가 승소하게 되면 이러한 여력을 확보하고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망 사용료 두고 첨예한 대립 이어온 SKB·넷플릭스…오늘 1심 판결 예정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김형석 부장판사)는 오는 25일 오후 1시 50분경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분쟁에 대한 1심 판결을 내린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트래픽 급증을 유발한 넷플릭스를 상대로 망 사용료 협상 중재를 요청하는 재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넷플릭스가 2016년 1월 국내에서 첫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트래픽은 3년만에 3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발한 넷플릭스는 지난해 4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와 같은 통신망 제공사업자(ISP)가 모든 콘텐츠 사업자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망을 제공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의 원칙'을 근거로 "망 사용료를 내야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일본, 홍콩 등 해외에 설치한 캐시서버를 통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만큼 국내 트래픽 병목현상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미국·프랑스 등에는 이미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지 않을 경우 IT업계 전반에서 인터넷이 무료라는 개념이 팽배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과도한 트래픽에 망용량 '3배' 증설한 SKB…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투자 위한 재원 확보 절실

넷플릭스와의 대립이 지속되는 동안, SK브로드밴드는 폭증하는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1년간 한국·일본의 해외망 용량을 300Gbps에서 900Gbps로 3배 가량 증설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일본, 홍콩의 넷플릭스 캐시서버와 트래픽을 소통하고 있으며 한-일 구간 국제회선 비용 및 국내 구간 트래픽 소통 비용은 모두 자사 투자비로 부담하고 있다"며 "한-일 구간 용량을 900Gbps급으로 증속하는 등 약 3~4개월에 1번씩 증설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데이터 병목현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도 트래픽을 유발한 넷플릭스가 아닌 통신사에게 불만이 제기되는 게 업계의 구조"라며 "이에 SK브로드밴드가 우선적으로 망을 증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넷플릭스로 인해 황급히 망용량을 늘려온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망 투자 비용을 공정하게 분담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선제적인 투자로 통신망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한 만큼,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를 통해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SK브로드밴드 총 5000억원을 투자해 올 하반기 개소를 목표로 서울 금천구에 서버 10만 대 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경기 일산 지역에도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새만금산업단지에 대규모 글로벌 데이터센터 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향후에는 SK E&S 등과 함께 오는 2025년까지 데이터센터 8개 동을 짓고 2029년엔 이를 16개 동으로 확장해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 SK브로드밴드의 목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의 경쟁으로 향후 트래픽이 급증할 수 있어 망 투자를 항상 대비해야 하지만, 현재는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정당한 투자비용 분담을 통해 데이터센터 등 미래 주력사업에 대해 보다 활발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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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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