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식 前 통일부차관 "핵 지키기 위해 경제 희생하는 자력갱생노선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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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식 前 통일부차관 "핵 지키기 위해 경제 희생하는 자력갱생노선 바꿔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6.22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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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묵 통일안보센터장 "한미일 3자 공조 중요...北, 비핵화 진정성 갖고 무조건 대화에 임해야"
김천식 이사장 [사진=녹색경제]
김천식 이사장 [사진=녹색경제]

지난 18일 김정은 북한노동당 총비서가 대화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북미 대화재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북한 전문가들은 쉽게 대화가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태도를 바꿔야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통일부에서만 30년을 근무하면서 100회 이상 대북협상에 참여한 김천식 통일생각 이사장(전 통일부 차관)은 21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태도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천식 이사장은 "김정은(총비서)이 지난 18일 당전원회의에서 대외관계에 대해 평화적 환경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 되어있어야 한다며 대화의 가능성을 말했는데, 이는 지난 2019년 4월 12일 대화를 언급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김정은은 당장 미국을 자극할 전략적 도발은 자제하고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할 수있는 양보를 하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이란 이미 여러차례 밝힌 바 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2019년 이후 견지해온‘선 적대시 포기’나‘핵군축 협상’이라는 입장으로 볼 때 미북대화의 재개나 재개된 이후 전개가 원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김정은의 발언을 흥미롭다고 했는데 북한의 자세가 강경하지는 않다고 생각한 것 같다. 대화를 통해 단게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기 때문에 대화의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라면서 "그 단계적 접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비핵화 결단을 하고 대화를 할 것인지 아니면 핵보유를 인정받기 위한 목적으로 대화를 할 것인지 여부"라며 "지난해 7월 김여정의 담화를 보면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것인데 그러한 입장을 고수한다면 협상은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만약 북한이 비핵화 결단을 했다면 북한이 요구하는 재재해제나 북한이 말하는 대북적대정책을 상당부분 풀고 경제지원도 하면서 비핵화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그는 "북한의 식량난은 이미 예견된 것이지만 이것 때문에 북한이 핵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핵을 지키기 위해 경제를 희생하겠다는 정책을 세웠다. 그것이 자력갱생노선이다. 이러한 노선이 바뀐 것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 노선을 바꿔야 북한 인민들도 살고 북한의 안전도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당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CNN화면 캡처]

문성묵 한국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한미일 3자공조를 강조하면서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임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성묵 센터장은 이날 "북한 식량사정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빠른 시일내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문 센터장은 "이번 전원회의 김정은 발언도 대화와 대결 모두를 거론하면서도 대결에 더 방점을 찍었다는 것은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지만 미국이 자기들이 원하는 조건에 충족할 때까지는 임하지 않을 것임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며 "북한은 대북적대시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성 김 대사는 조건없이 나오라고 다시금 분명한 입장을 냈다. 북한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가지고 조건없이 대화에 나와야 한다. 그래야 대화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일은 유엔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한미일) 3자공조가 확고하게 유지되어야만 북한을 비핵화협상의 장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바이든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수석대표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8일 북한 매체를 통해 대화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사흘 만에 한미일 3국 대표 회동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김 대표는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한미 협의에서 “대화와 대결 모두를 언급한 김 위원장의 최근 발언에 주목한다”면서 “김 위원장의 대화 언급이 우리가 곧 긍정적 회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0일(현지시간) ABC방송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흥미로운 신호”라며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는지 평양의 분명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확히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그들이 보낼 수 있는 분명한 신호는 ‘그래, 해보자, 앉아서 협상을 시작하자’고 말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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